어느소방관의 기도 어느소방관의 기도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뜨거운 화염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 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신이시여 사이렌 울리고 소방차가 출동할 때 연기가 진하고 공기.. 좋은시 2012.01.09
생각해 보라 /오희정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적어보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적어보라 나 죽을때 달려올 사람 누구며 부르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라 좋은시 2012.01.03
12월의 엽서/이해인 12월의 엽서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면 우울해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요 한해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에 선물들 저를 힘들했던 슬픔까지도 선한마음 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 좋은시 2011.12.31
편지 / 천상병 점심을 얻어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 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 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에게 편지를 쓴다네 . 좋은시 2011.12.28
묵은 달력을 떼어네며/이해인 묵은 달력을 떼어내는 나의 손이 새삼 부끄러운 것은 어제의 시간들을 제대로 쓰지 못한 나의 게으름과 어리석음 때문이네 우리에게는 늘 할말이 많다 잠들지 못한 바다처럼 오늘도 다시 깨어나라고 멈추지 말고 흘러야 한다고 새해에는 철석이며 파도가 오는가 보다 -묵은 달력.. 좋은시 2011.12.27
대숲에 서면 대나무 Phyllostachys bambusoides 대숲에 서면 - 정지원(1970~ ) 사는 일이 꿈을 찢기고 지우는 길이었다면 서슴없이 겨울 대숲으로 오라 시퍼런 댓잎 사이로 불어오는 짱짱한 칼바람이 꽛꽛하게 언 몸뚱이를 후려치거든 그 자리에서 무릎 꿇고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라 연하고 부드럽게 올.. 좋은시 2011.12.27
아버지의 사랑 /석계 아버지의 사랑은 현실적인 어머니 사랑보다 아득한 태평양이다 언제나 멀고 먼 앞날을 본다 아이들은 철부지 속에서 원망한다 어머니의 얼굴은 포근하고 따뜻한데 아버지의 얼굴은 엄격하다 우리인생, 고난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젊을 때의 고생은 금(金)을 주고도 못 산다 젊은.. 좋은시 2011.12.26
가을 일기 / 이해인 가을 일기 - 이해인 잎 새와의 이별에 나무들은 저마다 가슴이 아프구나 가을의 시작부터 시로 물든 내 마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이 너를 향한 그리움인 것을 가을을 보내며 비로소 아는구나 곁에 없어도 늘 함께 있는 너에.. 좋은시 2011.12.17
목마와 숙녀 - 박인환 (낭송 박인희) 목마와 숙녀 - 박인환 (낭송 박인희)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그.. 좋은시 2011.12.15
윤동주 주옥같은 詩 전한 '마지막 핏줄' 떠나다 1948년 중국서 귀국하며 육필원고 등 챙겨온 여동생 윤혜원씨 별세 20대 때 습작노트 들고 월남, 기차안서 소련군 검문당하자 가족앨범 등 내던지고 지켜… 116편 중 85편 빛 보게 해 굳게 다문 입술 사진 때문에 늘 엄숙한 모습이지요? 동주 오빠는 저에겐 그저 오라버니일 뿐, 극화.. 좋은시 2011.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