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상 사는 것 / 이외수 한세상 사는 것 / 이외수 그대여 한세상 사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말라 살아 있을때는 모름지기 연약한 풀꽃 하나라도 못견디게 사랑하고 볼 일이다 좋은시 2011.12.06
천양희 / 단추를 채우며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 좋은시 2011.12.06
마음에 드는 사람과 걷고 싶다 / 오광수 마음에 드는 사람과 걷고 싶다 내 눈빛만 보고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내 걸음걸이만 보고도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그리고 말도 되지 않는 나의 투정이라도 미소로 받아주는 그런 사람과 걷고 싶다 걸음을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사람 사는 아름다운 이야기며 얼굴을 한번.. 좋은시 2011.12.05
풀밭에 누우면/최영희 풀밭에 누우면 최영희 풀밭에 누우면 고향이 보인다 아무렇게나 자란 어수룩한 풀이면 더 좋다 내 모습 그대로 누워도 예쁠, 그, 고향이 보인다. 좋은시 2011.11.28
이 아침 / 이정하 이 아침 / 이정하 커피 물을 끊이는 시간만이라도 당신에게 놓여 있고 싶었습니다만 어김없이 난 또 수화기를 들고 말았습니다.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요 며칠, 그대가 왜 아무 말도 없이 떠나갔는지 그 이유가 몹시 궁금했습니다. 어쩌면 내가 당신을 너무 사랑한 것이 아닐.. 좋은시 2011.11.28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백창우 이렇듯 하루하루 사는게 힘겹고 자꾸만 마음의 문 굳게 닫고 싶어질땐 내가 아주 작아 보일 큰사람 하나 만나고 싶습니다 망가진 가슴에 다시 도랑 하나 흐르게 할 그런, 고운 사람의 노래 듣고 싶습니다 -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백창우 - 좋은시 2011.11.28
숲 에 관한 기억 / 나희덕 숲 에 관한 기억 / 나희덕너는 어떻게 내게 왔던가? 오기는 왔던가?마른 흙을 일으키는 빗방울처럼? 빗물 고인 웅덩이처럼? 젖은 나비 날개의 지분처럼? 숲을 향해 너와 나란히 걸었던가? 꽃그늘에서 입을 맞추었던가? 우리의 열기로 숲은 좀 더 붉어졌던가? 그때 너는 들었는지? 수천 마리 벌들이 일제히 날개 터는 소리를? 그 황홀한 소음을 무어라 불러야 할까? 사랑은 소음이라고? 네가 웃으며 그렇게 말했던가? 정말 그 숲이 있었던가? 그런데 웅웅거리던 벌들은 다 어디로 갔지?꽃들은, 너는, 어디에 있지?나는 아직 나에게 돌아오지 못했는데? 좋은시 2011.11.22
도종환 < 흔들리면 피는꽃> 흔들리지 않코 피는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에 그 어떤 꽃들도 다 흘들리면서 피어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코 피는꽃이 어디 있으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어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 좋은시 2011.11.18
늙는다는건 / 공석진 늙는다는 건 나를 비우는 것이다 머리를 비운 기억상실 가슴을 비운 욕망상실 뼈를 비워 아픈 바람을 맞으며 살은 점점이 분해되어 허공으로 비산飛散하는 것 늙는다는 건 살아서 몹시 그리운 사람 저승에서 만날 수 있을까 서러움보다는 설레임으로 산산히 부서지는 나를 느끼.. 좋은시 2011.11.15
-이정하 "아직 피어 있습니까, 그 기억 " 中에서- 이룰 수는 없었지만 그를 사랑할 수 있었고 또 그로 인해 가슴 아파할 수 있었다는것은 어쩌면 내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살아가면서 유일한 가난함은 가슴에 사랑이 없는 것이겠지. 그래서 그대가 고맙다. 당신을 사랑하게 돼서 참으로 다행이다. -이.. 좋은시 201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