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혜님의 '세월' 그대가 존재하는 까닭은 오래되었다 나의 어디에나 그대는 있다 오래되어 쓰지 못하는 만년필에도 있고 쓰임새가 없어 버려진 손수건에도 있고 책갈피에 넣어둔 냉이꽃에도 있다 그대와 일상언어로 주고받던 웃음에도 있고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에도 있고 싹트는 소리가 들리는 봄밤에.. 좋은시 2012.06.19
기다림 (성백원·시인) 기다림 매일 만나는 사이보다 가끔씩 만나는 사람이 좋다 기다린다는 것이 때로 가슴을 무너트리는 절망이지만 돌아올 사람이라면 잠깐씩 사라지는 일도 아름다우리라 너무 자주 만남으로 생겨난 상처들이 시간의 불 속에 사라질 때까지 헤어져 보는 것도 다시 탄생될 그리움을 위한 것.. 좋은시 2012.06.19
그 집을 생각하면 그 집을 생각하면 - 김남주(1946~1994) 이 고개는 솔밭 사이사이를 꼬불꼬불 기어오르는 이 고개는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욱신욱신 삭신이 아리도록 얻어맞고 친정집이 그리워 오르고는 했던 고개다 바람꽃에 눈물 찍으며 넘고는 했던 고개다 어린 시절에 나는 아버지 심부름으로 어머니를 .. 좋은시 2012.06.18
바람이 그치면 나도 그칠까 / 도종환 바람이 그치면 나도 그칠까 빗발이 멈추면 나도 멈출까 몰라... 이 세상이 멀어서 아직은 몰라 아픔이 다하면 나도 다할까 눈물이 마르면 나도 마를까 석삼년을 생각해도 아직은 몰라 닫은 마음 풀리면 나도 풀릴까 젖은 구름 풀리면 나도 풀릴까 몰라... 남은 날이 많아서 아직은 몰라 하.. 좋은시 2012.06.13
사랑이라는 말 / 용 혜 원 세상에서 가장 흔한 말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말이 사랑 입니다 사랑이라는 말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을 수 있을 때로 행복 하지만 사랑이라는 말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할수 있을 때는 더욱 행복 합니다 세상에서 그렇게 흔하다는 사랑이라는 말을 듣지 못해서 온 .. 좋은시 2012.06.07
비목 비목 (최현수)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 좋은시 2012.06.06
붙잡아 둘 수 있는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분명히 사랑한다고 믿었는데 사랑한다고 말한 그 사람도 없고 사랑도 없다 사랑이 어떻게 사라지고 만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은 점점 멀어져 가고 사랑도 빛을 잃어 간다 시간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은 없으며 낡고 때 묻고 시들지 않는 것은 없다 세월의 달.. 좋은시 2012.06.03
인기척 / 이병률 박항률 作 The Secret Story 인기척 / 이병률 한 오만 년쯤 걸어왔다며 내 앞에 우뚝 선 사람이 있다면 어쩔테냐. 그 사람 내 사람이 되어 한 만 년쯤 살자고 조른다면 어쩔테냐. 후닥닥 짐 싸들고 큰 산 밑으로 가 아웅다웅 살 테냐 소리소문 없이 만난 빈 손의 인연으로 실개천 가에 뿌연 쌀뜨.. 좋은시 2012.06.01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김용택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 좋은시 2012.05.18
강변역에서(정호승) 강변역에서.. (정호승) 너를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마지막 날처럼 지나갔다 너를 기다리다가 사랑도 인생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 바람은 불고 강물은 흐르고 어느새 강변의 불빛마저 꺼져버린 뒤 너를 기다리다가 열차는 또다시 내 가슴위로 소리없이 지나갔다 우리가 만남이라고 불.. 좋은시 2012.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