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연재소설 - 8] 푸른눈물 1. 두 사람 그림=김동성 차마 말할 수 없는 이별은 눈으로 전해진다. 어젯밤, 그녀는 항구에서 일본인이 경영하는 대불호텔에서 소아와 함께 잤다. 그녀들의 작별을 위한 콜랭의 배려였다. 소아는 여섯 살 때부터 궁에서 함께 살아온 그녀의 방 동무였다. 두 여인은 함께 관례를 치르고 함.. [신경숙 연재소설-1] 푸른 눈물 2012.10.06
[신경숙 연재소설 - 7] 푸른눈물 1. 두 사람 그림=김동성 사랑 때문에 슬픔에 빠져도 사랑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그녀는 그의 손을 더듬었다. 그가 브러시를 방바닥에 내려놓았다. 푸우. 그들 사이로 콜랭이 종일 타고 왔던 말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도성에서 마부와 함께 대여한 말은 세 마리였다. 두 마리엔 짐을 .. [신경숙 연재소설-1] 푸른 눈물 2012.10.06
[신경숙 연재소설-6] 푸른 눈물 1. 두 사람 그림=김동성 때로 어떤 다정한 말은 땅에 묻힌 씨앗처럼 사랑을 품게 만든다. 산골의 객관에서 궁중 무희였던 리진은 불란서 공사 콜랭으로부터 나의 천사여, 라는 말을 들었다. 불어가 아닌 분명한 조선어였다. 리진은 나의 천사, 라는 말보다 콜랭이 조선어를 어색하지 않게 .. [신경숙 연재소설-1] 푸른 눈물 2012.10.06
[신경숙 연재소설 - 5] 푸른눈물 그림=김동성 1. 두 사람 인생이든 상황이든 견딜 수 없게 되었을 때 오히려 변화가 찾아온다. 물로 둘러싸여 있던 작은 어촌마을은 조약 이후 급속히 개항장으로 변모했다. 일본 조계(租界)가 들어서는 것을 시작으로 청국을 비롯한 각국의 조계도 뒤따라 설치되어 1891년 무렵의 제물포에.. [신경숙 연재소설-1] 푸른 눈물 2012.10.06
[신경숙 연재소설 - 4] 푸른눈물 1. 두 사람 그림=김동성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지 않다는 것은 흠이 아니라 매력이다. 어깨로부터 허리를 지나 S 자로 흘러내리는 리진(李眞)의 연푸른빛의 드레스는 발목까지 흘러내렸다. 무명 흰 치마저고리를 입고 있는 부두의 여인들과는 단연 대조적이었다. 그녀가 한걸음 뗄 때마다 .. [신경숙 연재소설-1] 푸른 눈물 2012.10.06
[신경숙 연재소설 - 3] 푸른눈물 1. 두 사람 세상의 물이 모두 바다로 밀려들어온다 해도 바다는 넘치는 법이 없다. 리진은 망망대해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빌라호의 타원형 갑판으로 걸어 나왔다. 목철선인 빌라호는 선체가 넓고 흘수가 깊어 화물을 충분히 실을 수 있는 배였다. 빌라호는 700톤이 넘는 무게를 밤바다에 .. [신경숙 연재소설-1] 푸른 눈물 2012.10.06
[신경숙 연재소설 -2] 푸른눈물 그림=김동성 1. 두 사람 모든 이름 속에는 그 이름을 가진 존재의 성품이 숨어 살고 있다. 콜랭이 그녀로 하여금 그의 이름을 불러주길 원할수록 리진(李眞)이 그의 이름을 부르지 못한 이유는 콜랭이라고 부르고 나면 자신이 모르는 그의 모습이 튀어나와 모든 것을 돌이킬 수 없이 바꿔.. [신경숙 연재소설-1] 푸른 눈물 2012.10.06
1 푸른 눈물 [1] 두 사람 그림=김동성 운명보다 깊은 이 사랑은 두 사람을 긴 여행 길에 오르게 했다. 몸이 출렁거리는 것 같아 그녀는 눈을 번쩍 떴다. 혼곤한 꿈에 짓눌려 그녀의 이마와 풀어 내린 검은 머리에 땀이 촉촉이 배어 있다. 여기가 어디일까? 꿈속에 끝없이 펼쳐지던 배 밭을 헤매다 깨어난.. [신경숙 연재소설-1] 푸른 눈물 2012.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