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것은 /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좋은시 2009.11.30
들길에서 / 김진학 오늘은 좋은시로 님들 만남을 시작합니다 들길에서 / 김진학 아득히 깊어진 하늘로 가을은 묻히고 기우는 해는 멈추지 못하고 떠남으로 어느 덧 스치는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데 차례 없이 어우러진 들길을 걸으면 흩어져 날리는 나뭇잎 보는 일보다 바람 끝에 서서 가을을 보내는 일 나 여기 무엇.. 좋은시 2009.11.27
Re:그리운 바다 성산포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시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다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혼.. 좋은시 2009.11.09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좋은시 2009.09.02
시한편으로 하루를 시작해볼까요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 좋은시 2009.09.01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 두편입니다 인생이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이란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그냥 내버려 두면 축제가 될터이니. 길을 걸어가는 아이가 바람이 불때마다 날려오는 꽃잎들의 선물을 받아들이듯이 하루하루가 네가 그렇게 되도록 하라. 꽃잎들을 모아 간직해두는 일 따위에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제 머.. 좋은시 2009.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