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들길에서 / 김진학

아기 달맞이 2009. 11. 27. 07:30

오늘은 좋은시로 님들 만남을 시작합니다

 

 

 

 

 

    들길에서 / 김진학


    아득히 깊어진 하늘로 가을은 묻히고
    기우는 해는 멈추지 못하고 떠남으로  
    어느 덧 스치는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데
    차례 없이 어우러진 들길을 걸으면
    흩어져 날리는 나뭇잎 보는 일보다
    바람 끝에 서서 가을을 보내는 일

    나 여기
    무엇하나 내세울 것 없는 삶으로
    부끄럽기만 한 삶으로
    나뭇잎 같은 인연으로 흔들리다
    나뭇잎처럼 떨어져 가겠지

    바람 끝에 서서 들길을 걷는 일보다
    손 내밀면 잡힐 것 같은 저리도 아름다운 하늘로
    멈추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
    인연 지워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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