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아리랑 어머님의 아리랑 /황금찬 함경북도 마천령, 용솟골 집이 있었다 집이라 해도 십 분의 4는 집을 닮고 그 남은 6은 토굴이었다 어머님은 봄 산에 올라 참꽃을 한 자루 따다 놓고 아침과 점심을 대신하여 왕기에 꽃을 담아 주었다 입술이 푸르도록 꽃을 먹어도 허기는 그대로 있었다 이런 날.. 좋은시 2012.09.18
삶이란 여행 길에서 **삶이란 여행 길에서** - 용 혜 원 - 삶이란 여행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주님의 사랑을 나누게 하소서 모두다 고귀한 사람들 가슴을 열고 만나면 모두다 따뜻한 사람들 상처 때문에 고통 때문에 아파하고 절망할 때 그들의 빈 가슴을 위로해 주시는 주님처럼 우리도 사랑으로 함께 하.. 좋은시 2012.09.05
새 /천상병 새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가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 좋은시 2012.08.31
미련 /청계 정헌영 미련 청계 정헌영 서울행 열차에 나란히 앉은 그 사람 창밖을 바라보는 뒤태가 아름답다 누구일까 어디에 살까 무엇하는 사람일까 내밀히 다가서는 설핏한 관심이 궁금 되어 풍선처럼 부푼다 용기 내 말 해볼까 말까 이 생각 저 생각에 망설이다가 미련만 달리는 열차의 평행선 레일 위.. 좋은시 2012.08.14
그리운 이름 하나 / 용혜원 그리운 이름 하나 / 용혜원 내 마음에 그리운 이름 하나 품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합니까 눈을 감으면 더 가까이 다가와 마구 달려가 내 가슴에 와락 안고만 싶은데 그리움으로만 가득 채웁니다 그대만 생각하면 삶에 생기가 돌고 온몸에 따뜻한 피가 돕니다 그대만 생각하면 가.. 좋은시 2012.08.11
여름노래 / 이해인 詩 여름노래 / 이해인 詩 엄마의 무릎을 베고 스르르 잠이 드는 여름 한낮 온 세상이 내 것인 양 행복합니다 꿈에서도 엄마와 둘이서 바닷가를 거닐고 조가비를 줍다가 문득 잠이 깨니 엄마의 무릎은 아직도 넓고 푸른 바다입니다. 좋은시 2012.07.25
풀 /김수영 (영님이 보내준시 ) [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 좋은시 2012.07.03
7월에 꾸는 꿈 7월에 꾸는 꿈 바라건데 7월에는 목마름에 허덕이는 일 없이 시원한 냉수같은 사람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뜨거운 태양볕에 온몸이 녹아 내리는 일 없게 나무 그늘같은 사람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걷다가 길을 잃어 당황할때 말없이 두 손 잡아 주는 심성고운 어머니같은 사람 곁.. 좋은시 2012.07.02
이창년 `미워할 수 없는 사람아` 대금연주 우리가 만난 것이 우연이었나 우리가 사랑한 게 필연이었나 무엇이 우리를 기쁘게 하던가 무엇이 우리를 슬프게 하던가 살다보면 사랑하고 미워하는 걸 탓할 수만은 없더라 배내옷에 주머니가 없고 수의에도 주머니가 없는데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에 탐욕에 주린 어리석음은 없는다 마.. 좋은시 2012.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