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찌는 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의 음식문화에 개운한 밑반찬 구실을 하는 중요한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산초장아찌는 사찰음식 가운데 귀한 손님에게 접대하는 대표적인 저장식품이다. 산초는 운향과 산초나무속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산중턱과 산골짜기에서 자란다. 특유한 향기와 신맛이 있어 어린잎과 파란 열매는 향신료나 장아찌로 이용되고, 까맣게 익은 열매는 산초기름, 산초가루로 만들어 먹는다. 산초는 기관지 천식, 진통, 구토, 설사, 해독작용 및 중풍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방에서는 약재로도 쓰인다.
산초장아찌는 9, 10월에 담가 저장해 두었다가 밑반찬으로 이용한다. 산초장아찌를 만들기 위해선 산초열매의 껍질이 벗겨지지 않고 파랗게 반쯤 여물었을 때 가지째 따서 열매를 가닥가닥 뜯어내어 잎사귀와 열매를 분리한다.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선 산초 특유의 독기를 빼는 작업도 중요한데 물을 팔팔 끓여서 손질한 산초를 하루 정도 담가 두면 된다. 이어 간장에 멸치, 다시마, 대파를 넣고 끓여서 식힌 뒤 산초를 담은 항아리에 붓는다. 15일 정도 지나면 간장을 따라 내어 다시 한번 끓여서 식힌 뒤 산초가 담긴 항아리에 붓는다. 산초 잎사귀는 항아리 입구를 덮는 데 사용한다. 산초장아찌에 들어가는 장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충남·제주 지역에서는 국간장을 쓰고,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식초에 담그며, 충남 지역에서는 소금물과 간장에 절인다.
산초는 맛과 향이 강하고 자극적이므로 조금씩 꺼내 담아 상에 올리면 된다. 잘 숙성된 산초장아찌는 짭조름하면서 특이한 향과 맛, 그리고 입안에서 열매가 깨질 때의 독특한 식감까지 더해져 식욕을 돋운다. 특히 고기구이와 함께 먹으면 입안을 개운하게 헹궈 주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산초장아찌는 강원도, 충청도, 경기 가평, 충북 제천, 경남 하동의 향토음식이며 황해도 해주에서는 산초를 분지라 하여 분지절임, 분지장아찌라고도 부른다. 해주에서는 분지절임을 만들 때 며칠 동안 물을 갈아 주며 독을 뺀 후 곧바로 진간장과 묽은 간장을 절반씩 섞어서 부어 놓는다. 이어서 하룻밤 두었다가 다음 날 간장을 따라 끓여서 식혀 다시 붓기를 두어 번 한다.
최근 원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산초 재배 기술교육을 통해 산초의 건강기능성을 이용한 식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공주대 명예교수, 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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