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건강까지 생각하는 풍미 가득한 채식 요리.

아기 달맞이 2014. 6. 21. 08:58

과도한 육식과 서구화된 식습관에 맞선 채식. 이롭다는 건 알지만 틀에 박힌 식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절식만큼이나 힘든 일일 터. 조금씩, 천천히 습관을 들이면 건강한 삶을 선사할 채식 실천법과 보통의 음식보다 더 맛있는 채소 요리를 소개한다.

채소는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춘다. 피가 맑아지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다. 육류보다 장에서 배출되는 시간이 4배 이상 짧아 발암물질의 배출 또한 빠르다. 이러한 연유로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성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식재료가 바로 채소다. 그런데 왜 채소는 우리에게 영원히 풀지 못한 숙제처럼 멀게만 느껴질까? 혜화동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는 뿌리 온 더 플레이트 Ppuri on the Plate. 채식을 실천하는 이윤서 대표 부부가 운영하는 채식 카페다. 현재 완벽한 채식주의자 '비건'으로 사는 이윤서 대표는 20년 동안 건선이라는 만성 염증성 피부병에 시달렸다. 스테로이드 연고와 항생제, 병원 진료로도 쉽게 완치되지 않던 차 '먹는 것이 곧 나'라는 생각으로 식습관을 바꿀 결심을 한다. 고기와 정크 푸드를 끊자 증상이 점점 호전됨을 느꼈다. 그리고 미국 유학을 통해 마크로비오틱에 바탕을 둔 채식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실천한 3년 만에 20년을 힘들게 한 건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기존의 산성이었던 몸이 알카리성 채소를 섭취하자 우리 몸의 면역력이 가장 높아진다는 약알칼리 상태로 개선된 것. 채식의 이점을 많이 알고도 방법이 어렵고 맛없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뿌리 온 더 플레이트의 글루텐과 버터,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현미 케이크, 두부 치즈를 올린 뿌리채소피자를 맛보면 그 생각은 달라진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뛰어난 것은 물론 원래의 케이크와 피자를 먹은 다음의 더부룩함이나 속이 부대끼는 증상이 없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환경, 윤리 등 다양한 이유에서 채식을 실천한다. 비단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아니더라도 건강한 삶을 위해 적당히 현실과 타협한 채식이 필요하며 채소 섭취량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 좋다. 이윤서 대표는 이때 무기질, 비타민 등 다량의 영양분과 소화 효소가 있는 채소의 뿌리와 껍질까지 전부 먹을 것을 권한다. 볶거나 찌는 등 낮은 열을 가해 영양소 파괴를 줄일 것도 덧붙였다. "산성화된 식단에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뿌리채소인 당근, 연근, 우엉을 자주 곁들이세요." 갑자기 궁금해졌다. 채소만으로, 하지만 일반식보다 맛있는 요리가 있는지 말이다. 그리고 뿌리 온 더 테이블의 이윤서 대표는 육식주의자도, 채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섯 가지 채소 요리를 알려줬다.

1 연근전
연근 1/2개, 현미가루 · 고구마 전분 · 물 1/4컵씩, 곱게 간 검은깨 1작은술, 천일염 1/4작은술, 장식용 홍고추 · 현미유 적당량씩
1연근은 껍질째 곱게 간다.
2현미가루, 고구마 전분, 물, 곱게 간 검은깨, 천일염을 고루 섞는다.
32에 1의 연근을 넣고 고루 섞는다.
4달군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3의 반죽을 올린다. 송송 썬 홍고추를 올려 장식한 다음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2 채소찜과 두부 딥
브로콜리 6~7송이, 당근 1/2개, 단호박 · 연근 1/4개씩, 다시마(우표크기) 1장, 두부 딥(두부 150g, 마늘 1쪽, 곱게 간 참깨 2큰술, 조청 1큰술, 현미식초 · 천일염 1작은술씩, 레몬즙 2작은술)
1믹서에 두부 딥 재료를 넣고 곱게 간다.
2당근, 단호박, 연근은 껍질째 한입 크기로 썬다.
3냄비에 물을 넉넉히 넣는다. 다시마를 넣은 찜통을 올리고 약한 불에서 끓인다.
4찜통에 김이 오르면 2의 채소와 브로콜리를 넣고 10분간 찐다. 두부 딥을 곁들인다.

3 현미 브로콜리 리조토
현미밥 3공기(현미멥쌀 · 현미찹쌀 1컵씩, 물 2컵), 브로콜리 1개, 느타리버섯 1컵, 다진 양파 1/2컵, 현미유 1큰술, 천일염 1/4작은술, 들깨 소스(들깨가루 4큰술, 들기름 · 간장 1큰술씩, 물 1컵), 후춧가루 · 오레가노 조금씩
1브로콜리는 송이씩 뗀다. 느타리버섯은 잘게 찢는다.
2달군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브로콜리, 느타리버섯, 다진 양파를 넣고 볶은 다음 천일염으로 간한다.
32에 고루 섞은 들깨 소스와 현미밥을 넣고 5분간 볶는다. 후춧가루와 오레가노를 뿌려 풍미를 더한다.
TIP현미가 먹기 불편하다면 현미와 동량의 현미찹쌀을 넣고 밥을 지어도 좋다.

4 서머롤
라이스 페이퍼 8장, 당근 · 노랑 파프리카 1/2개씩, 현미유 1작은술, 천일염 1/4작은술, 어린잎 채소 2컵, 무순 · 현미밥 1컵씩, 곱게 간 참깨 · 올리브오일 · 발사믹식초 1큰술씩, 땅콩 소스(곱게 간 볶은 땅콩 2큰술, 두유 마요네즈 · 조청 1큰술씩, 홀그레인 머스터드 1/2큰술)
1라이스 페이퍼를 물에 담근다.땅콩 소스 재료는 고루 섞는다.
2당근은 껍질째 곱게 채 썬다. 파프리카는 굵직하게 썬다.
3달군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당근, 천일염, 곱게 간 참깨를 넣고 볶는다.
4어린잎 채소에 올리브오일과 발사믹식초를 넣고 고루 버무린다.
5물기를 짠 라이스 페이퍼에 당근, 파프리카, 어린잎 채소, 무순을 올린다.
65에 현미밥을 1큰술 올린 다음 양 끄트머리를 접고 둥글게 만다. 땅콩 소스를 곁들인다.
TIP두유 마요네즈는 두유 · 포도씨오일 1/2컵씩, 레몬즙 · 조청 1큰술씩, 천일염 1/2작은술을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아 만든다.

5 채소 토르티야
통밀 토르티야 4장, 우엉(길이 12cm) 1토막, 당근 · 연근(작은 것) 1/2개씩, 현미유 1큰술, 곱게 간 참깨 · 참깨 1작은술씩, 천일염 1/4작은술, 물 1/2컵, 상추 8장, 참깨 소스(곱게 간 참깨 · 간장 · 매실청 1큰술씩, 참기름 · 현미식초 1작은술씩)
1우엉과 당근은 껍질째 곱게 채 썬다.
2연근은 껍질째 얇게 썬 다음 반달 모양으로 썬다.
3달군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우엉, 연근, 당근 순으로 넣고 볶는다.
43에 곱게 간 참깨와 천일염으로 간하고 물을 부운 다음 뚜껑을 덮고 조린다.
5물이 졸아들면 고루 섞은 참깨 소스를 넣고 마저 조린 다음 참깨를 뿌린다.
6토르티야에 상추를 깔고 5의 채소를 올린 다음 둥글게 만다.
TIP딱딱한 채소부터 연한 채소 순으로 볶는 것이 좋다. 또 채소를 볶은 다음 물을 넣고 뚜껑을 덮어 조리면 채소가 부드럽고 촉촉하게 익는다. 통밀 토르티야는 외국 식자재 전문숍에서 구입 가능하다.

에디터 이경현ㅣ 포토그래퍼 김잔듸 | 요리 이윤서(뿌리 온 더 플레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