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몰랐던 명소·특산물 30選… 1등 新安 '해풍건정'

아기 달맞이 2013. 10. 24. 05:15

[안전행정부 '우리마을 향토 자원 베스트 30' 발표]

걷기 좋은 경주 감포깍지길, 풍경 멋진 강릉 안반데기 마을
'토종 銀杏' 보령 은행마을 등 145개 마을 명소 중에서 선정

전남 신안군 증도면에는 전통 천일염으로 절여 해풍(海風)에 말린 생선이 유명하다. 신안에서는 이를 '해풍건정'이라고 부르는데, 이 방식은 신안군 일대의 섬 지역에서만 전해져 내려온다. 일반적으로 말린 것보다 생선 고유의 맛을 더 살릴 수 있어서 인기가 좋다. 신안에서는 해풍건정과 함께 어란(漁卵), 젓갈, 천일염 등을 함께 묶어서 판매하기도 한다.

강원도 강릉에는 떡메로 쌀을 치는 판을 뜻하는 '안반'처럼 우묵하면서 널찍한 장소가 있다. '안반데기'라고 불리는 이곳은 앉아서 휴식을 즐기기 좋고 채소를 키우기에도 좋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에 있기 때문에 안반데기에 앉아서 보는 경치가 예술이다. 예로부터 농산물이 잘 자라 과거엔 화전민들이 들어와 살기도 했다. 지금은 고랭지 채소밭이 이어져 있으며, 현지에서 신선한 채소를 바로 살 수 있다.


	대상을 차지한 해풍건정(사진 위)은 독특한 건조방식 덕에 생선 고유의 맛이 살아있다. 최우수상을 받은 감포깍지길(아래 왼쪽)에 가면 일제강점기 시절 지어진 집들을 보며 역사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우수상을 수상한 안반데기(아래 가운데)와 은행마을(아래 오른쪽)로 가면 현지에서 갓 수확한 채소와 은행 열매를 맛볼 수 있다
대상을 차지한 해풍건정(사진 위)은 독특한 건조방식 덕에 생선 고유의 맛이 살아있다. 최우수상을 받은 감포깍지길(아래 왼쪽)에 가면 일제강점기 시절 지어진 집들을 보며 역사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우수상을 수상한 안반데기(아래 가운데)와 은행마을(아래 오른쪽)로 가면 현지에서 갓 수확한 채소와 은행 열매를 맛볼 수 있다. /안전행정부 제공

해풍건정이나 안반데기처럼 지역에서는 유명하지만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국의 특산물·명소들을 안전행정부가 23일 '우리 마을 향토 자원 베스트 30'으로 발표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추천한 145개 마을의 특산물·명소를 검토했다.

이번에 선정된 향토 자원 베스트 30에는 전국 각지에 숨어 있던 특산물·관광 명소가 대거 포함됐다. 대상을 차지한 해풍건정은 신안군에 있는 1000여개 섬에서는 오랫동안 내려온 생선 건조 방법이지만, 신안군만 벗어나면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최우수상인 경북 경주의 '감포깍지길' 역시 마찬가지다. 연인끼리 깍지를 끼고 거니는 길이라는 의미인 감포깍지길을 걸으면 1937년 개항한 감포항의 정취를 즐길 수 있고, 골목골목에 숨어 있는 명소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 세워진 100여채의 집이 좁은 골목길과 함께 그대로 보존돼 있어 길을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 역사와 자연경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우수상을 차지한 곳은 강원도 강릉의 안반데기와 충남 보령의 '은행마을'이다. 은행마을에는 토종 은행나무 1000여그루가 군락으로 서식해 가을을 노랗게 물들인다. 인근에는 돌담으로 둘러싸인 고택들이 즐비해 '힐링'에도 적합하다. 100년 가까이 자란 은행나무에서 갓 수확한 은행 열매도 맛볼 수 있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은 28일부터 3일간 열릴 예정인 제1회 지방자치 박람회에서 전시된다. 이경옥 안행부 2차관은 "이번에 선정한 향토 자원을 적극적으로 알려 지역 발전과 연계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 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30]

대상: 전남 신안군 명품 해풍건정

최우수상: 경북 경주시 감포깍지길

우수상: 강원도 강릉시 안반데기 마을, 충남 보령시 은행마을

기타: ▲부산 동구 이바구길 ▲대구 달성군 마비정 벽화마을 ▲대구 중구 김광석길 ▲대구 동구 옻골마을 ▲대구 달성군 이팝나무 군락지 ▲인천 남구 우각로 문화마을 ▲인천 부평구 인천나비공원 ▲광주 남구 역사문화마을 ▲광주 광산구 월봉서원 ▲대전 유성구 유성온천 족욕탕 ▲경기도 양주시 장흥역 삼색프로젝트 ▲경기도 양평군 다랭이논 ▲강원도 태백시 탄광문화철암마을 ▲충북 충주시 도자기마을 ▲충남 보령시 냉풍욕장 ▲전북 완주군 폐창고 문화공간 ▲전남 담양군 흙돌담길 고택 ▲전남 나주시 한반도지형느러지 ▲전남 구례군 야생화압화산업화 ▲경북 김천시 힐링계곡 옛날솜씨 ▲경북 영주시 무섬마을 ▲경북 경산시 반곡지 ▲경북 군위군 화본역 ▲경북 봉화군 승부역 ▲경남 거제시 맹종죽테마공원 ▲경남 양산시 원동매화거리

 

 

조선일보 강동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