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에 먹기 알맞은 채소가 가지다. 수분 함유량이 94% 이상이며, 성질 역시 차가워 여름 찬으로 으뜸이다. 구하기 쉽고 가격도 저렴할 뿐 아니라 튀김, 조림, 무침, 구이, 볶음, 찜 등 다양한 쓰임새만큼이나 효능도 탁월하다. 여름 해의 기운에 영그는 보랏빛 가지야말로 저열량·고식이섬유·고칼륨 식품으로 안토시아닌까지 풍부한 영양의 보고다.
가지는 여름 밥상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제철 채소로 가지 특유의 보라색에는 노화와 암을 예방하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다량 함유됐다. 몇 해 전 웰빙 열풍을 타고 컬러 푸드가 주목받을 때 가장 먼저 바람을 일으킨 것이 블랙 푸드였는데, 색이 진한 보랏빛 가지는 그중에서도 대표 채소로 꼽힌다. 가지의 꼭지와 껍질에 많이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은 가열해도 잘 파괴되지 않기 때문. '암을 이긴 의사'로 유명한 홍영재 박사가 꼽은 일등 항암 식품도 가지로, 그는 밥을 먹기 전에 찬으로 나온 가지를 먼저 먹었다고 한다. 생것 100g당 열량이 19kcal에 불과해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해소는 물론 눈 건강에도 좋다. 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이 풍부한 것도 매력이다. 그 때문에 일본이나 서양에서는 대표적 건강식품으로 꼽히지만 한국 사람들과는 여전히 '덜 친한' 채소다. 기껏해야 쪄서 무쳐 먹거나 별미라야 냉국으로 즐기는 정도. 굽거나 찌거나 볶는 방법에 따라서 맛과 영양이 달라지고 여름철에 쇠한 기력과 입맛을 돋우는 데는 더없이 좋은 채소가 가지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8kg 한 상자당 가격이 1만 1천~1만 3천 원일 정도(7월 초 기준)로 가격 또한 저렴하다. 마트나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가지는 꼭지가 검은 재래 품종과 초록색을 띠는 개량종이 있는데, 꼭지가 푸른 것은 껍질이 두꺼운 편이라 나물류로 즐기기보다 껍질을 제거해야 연한 식감을 즐길 수 있어 구이 등에 적당하니 참고할 것.
기름에 튀기거나 구워야 제맛!
가지는 조직이 스펀지 같다. 하얀 속살이 기름을 잘 흡수해 튀기거나 볶아 먹기에 알맞다. 가지에는 필수 지방산인 리놀렌산과 세포 손상을 막아주는 비타민 E가 많이 들어 있는데, 이 두 성분은 지용성 물질로 기름에 조리할 때 몸에 쉽게 흡수되는 것. 이때 현미유나 카놀라유, 올리브유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물성 기름에 들어 있는 리놀산과 비타민 E를 함께 섭취할 수 있기 때문. 겉은 아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려면 물기를 제거한 뒤 밀가루나 튀김 가루를 묻히고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긴다.
가지전
재료(4인분)
가지 2개(300g), 다진 쇠고기 70g, 다진 양파 30g, 밀가루 1/4컵, 달걀물 2개분, 소금・식물성 기름 적당량 쇠고기 양념 진간장 1큰술, 설탕 1/2큰술, 다진 파 2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가지는 5mm 두께로 길게 썰어서 소금을 뿌려두었다가 물기를 걷는다.
2다진 양파는 소금을 약간 뿌려 절인 뒤 물기를 꼭 짠다.
3볼에 다진 쇠고기와 다진 양파, 분량의 쇠고기 양념을 넣고 고루 섞어 반죽한다.
4①의 가지에 밀가루를 묻히고 여분의 가루를 털어낸 다음, ③의 쇠고기 반죽을 얇게 붙이고 가지 한 쪽을 마주 붙인다.
5④의 가지에 밀가루를 묻히고 여분의 가루를 털어낸 다음, 달걀물을 입혀서 기름을 부어 달군 팬에 올려 앞뒤로 노릇하게 지진다.
가지튀김
재료(4인분)
미니 가지 4개, 베이컨(얇은 것) 2장, 튀김 가루・식물성 기름 적당량
튀김옷 튀김 가루・얼음물 1/2컵씩
만들기 1가지는 꼭지의 끝 부분을 약간 남기고 잘라낸 다음 5mm 폭으로 칼집을 내어 부챗살 모양으로 만든다.
2베이컨은 ①의 가지 크기에 맞게 자른 후 칼집 사이사이에 끼운다.
3분량의 재료를 섞어 튀김옷을 만든다.
4②의 가지에 튀김 가루를 묻힌 다음 ③의 튀김옷을 입혀서 기름에 노릇하게 튀긴다.
가지로 즐기는 일상 음식
예로부터 우리는 가지를 쪄서 무쳐 먹고, 볶아 먹고, 쭉쭉 찢어 시원한 냉국으로 즐겼다. 모두 고혈압 환자나 열이 많은 사람에게 알맞은 음식이다. 따스한 국물이 당기면 가지찜이 제격이다. 가지를 오이소박이 만들 듯 가르고 그 속에 고기와 버섯 등 채소를 넣어 국물에 살짝 끓이는 음식으로 손이 많이 가기는 해도 맛은 일품이다. 가지나물무침은 여름철 대표 찬으로 냉장고에 보관하고 먹으면 간편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가지를 썬 후 찬물에 담가놓으면 갈색으로 변하는 것도 막고 떫은맛도 없앨 수 있다. 가지를 고를 때도 너무 굵은 것은 씨가 많으므로 피하고, 중간 크기에 곧으며 빛깔이 짙고 윤기가 흐르면서 탱탱하고 꼭지 부분 가시가 날카로운 것이 상품이다.
가지나물무침
재료(1접시분)
가지 2개(300g) 양념 국간장・송송 썬 실파 1큰술씩, 설탕・참기름 1작은술씩, 식초・통깨 1/2작은술씩, 다진 마늘 1/3작은술
만들기 1가지는 4cm 길이로 토막 내서 길이로 반 자른다. 김이 오른 찜통에 자른 면이 바닥으로 가도록 가지를 얹어서 5~7분 찐다.
2①의 찐 가지를 펴서 식힌 다음 굵게 찢어서 물기를 걷고 분량의 양념으로 무친다. 먹기 직전에 무쳐야 간이 싱거워지지 않는다.
가지볶음
재료(1접시분)
가지 2개(300g), 식물성 기름・진간장・맛술 2큰술씩, 설탕 1큰술
만들기 1가지는 4cm 길이로 토막 낸 다음 길이로 6~8등분한다.
2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①의 가지를 볶다가 진간장, 맛술, 설탕을 넣고 조린다,
가지냉국
재료(4인분)
가지 400g, 쪽파 약간
양념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참기름 약간
국물생수 3컵, 식초 2큰술, 국간장・설탕 1큰술씩, 소금 약간
만들기 1가지는 3cm 길이로 토막 내서 길이로 반 자른다. 김이 오른 찜통에 자른 면이 바닥으로 가도록 가지를 얹어서 5~7분 쪄서 식힌 다음 가늘게 찢어 분량의 양념으로 무친다.
2분량의 국물 재료를 모두 섞고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한다.
3①의 가지무침을 그릇에 담고 ②의 국물을 먹기 직전에 붓는다. 마지막에 쪽파를 송송 썰어 얹는다.
가지소박이찜
재료(4인분)
가지 2개(300g), 식용유 2큰술, 생강 5g, 마늘 2쪽, 참기름 1작은술, 물・대파 적당량, 소금 약간 소 쇠고기・표고버섯 50g씩, 홍고추・풋고추 2개씩
양념장진간장 1큰술, 설탕 1/2큰술, 다진 파 2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찜 양념진간장 11/2~2큰술, 설탕 1큰술, 쇠고기 육수 2컵
만들기 1가지는 굵지 않은 것으로 준비해 10cm 길이로 토막 낸 다음 세 군데에 길게 칼집을 낸다. 가지가 잠길 정도의 물에 소금을 풀어서 (물 2컵에 소금 2큰술 정도) 절인다.
2쇠고기와 표고버섯, 홍고추와 풋고추는 채 썰어 양념장에 무친 다음 달군 팬에 볶아 한 김 식힌다.
3①의 절인 가지는 물기를 꼭 짠 다음, 칼집 사이에 ②의 소를 넣는다.
4생강과 마늘은 채 썰어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③의 가지를 넣고 굴려가면서 볶는다. 가지가 어느 정도 익으면 분량의 찜 양념 재료를 붓고 끓이다가 소금으로 간한 후 참기름을 넣어 흔들어 섞는다.
5④의 가지소박이찜을 그릇에 담고 대파를 어슷하게 썰어 얹는다.
가지로 특별한 별미 밥상
대표적 보라색 채소로 효능이 탁월한 가지이건만 우리나라의 1인당 가지 소비량은 1년에 고작 100g이다. 일본이 우리보다 20배 정도(1인당 20kg) 많이 섭취하는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주로 아게히타시 (채소를 튀겨 맛국물에 담갔다 먹는 요리)나 된장 소스를 발라 구워 먹는다. 중국에서는 가지볶음을 밥에 비벼 먹는 것이 여름철 별미다. 서양에서는 구이로 즐기는데, 특히 치즈와 함께 조리하면 그 맛이 일품이다. 가지를 구울 땐 껍질을 벗기고 하얀 속살을 두툼하게 해서 팬에 구우면 금세 익는데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좋다. 껍질을 까맣게 구운 뒤 식혀서 벗겨내기도 한다. 껍질째 쫀득한 식감을 살리려면 채로 얇게 썰어 약한 불에서 말리듯이 오래 굽는다.
된장 소스 가지구이
재료(4인분)
가지 2개, 쪽파・올리브유 적당량
된장 소스양조 된장 50g, 맛술 11/2큰술, 청주 1큰술, 설탕 1작은술, 참기름 1/3작은술
만들기 1가지는 길이로 반 잘라 5mm 간격으로 가로세로 칼집을 낸다.
2팬에 된장 소스 재료를 모두 넣고 약한 불에서 되직해지도록 졸인다. 이때 참기름은 마지막에 넣어 섞는다.
3다른 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①의 가지를 속까지 익도록 은근한 불에서 굽는다.
4③의 가지에 ②의 된장 소스를 바른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쪽파를 송송 썰어 올린다.
중국식 가지볶음
재료(4인분)
가지 500g, 다진 돼지고기 200g, 쪽파 40g, 다진 생강・두반장 1작은술씩, 다진 대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녹말물(녹말 1큰술, 물 2큰술), 참기름・식물성 기름 적당량
국물닭고기 육수 11/2컵, 굴소스 3큰술, 청주 2큰술, 된장・설탕 2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가지는 씻어서 꼭지를 떼고 한 입 크기로 썰어 물에 담가 떫은맛을 뺀 다음 건져서 물기를 걷는다. 쪽파는 3cm 길이로 썬다.
2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①의 가지를 올려 노릇하게 굽는다.
3②의 팬에 기름을 다시 두르고 다진 생강, 다진 마늘, 두반장을 넣고 볶다가 다진 돼지고기와 다진 대파를 넣고 볶는다.
4볼에 분량의 국물 재료를 모두 넣어 섞는다.
5③에 ④의 국물을 붓고 끓으면 녹말물을 넣고 재빨리 섞은 다음 불을 끈다. ①의 쪽파를 넣고 참기름으로 버무려 그릇에 담는다.
가지 라자냐
재료(4인분)
가지 600g, 토마토소스 2컵, 다진 모차렐라 치즈 1컵, 파르메산 치즈 가루 2큰술, 올리브유・버터 약간씩 소 양파 1/2개, 셀러리 1대, 양송이버섯 5개, 다진 쇠고기 100g, 올리브유 11/2큰술, 레드 와인 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화이트소스 박력분・버터 20g씩, 우유 11/2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가지는 5mm 두께로 썰어서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말리듯이 굽는다.
2양파, 셀러리, 양송이버섯은 다져서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볶다가 다진 쇠고기를 넣고 볶는다. 레드 와인을 뿌려서 물기가 없게 볶은 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3냄비에 버터를 녹인 후 밀가루를 넣어 주걱으로 저으면서 타지 않게 볶다가 우유를 붓고 거품기로 저으면서 끓인다. 마지막에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해 화이트소스를 만든다.
4그릇에 버터를 바른 뒤 토마토소스, ③의 화이트소스, ①의 구운 가지 순으로 한 켜씩 깔고 다시 토마토소스를 올린다. 그 위에 ②의 소를 얹고 다진 모차렐라 치즈와 파르메산 치즈 가루를 섞어서 반 분량 뿌리고 화이트소스로 덮는다. 그 위에 다시 구운 가지, 토마토소스, 소, 치즈, 화이트소스를 얹기를 반복한 다음 220℃로 예열한 오븐에서 20분 정도 굽는다.
카르파초풍 가지구이
재료(4인분)
가지 600g, 쪽파 6뿌리, 그린 올리브・블랙 올리브 8개씩, 케이퍼 2큰술, 안초비 4쪽,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가지는 석쇠에 올려서 센 불에 돌려가며 전체를 까맣게 구운 다음 얼음물에 담가 식혀서 껍질을 벗긴다.
2①의 가지는 물기를 걷고 길이로 반 갈라서 마른 면포에 싸서 납작하게 만든다.
3쪽파는 송송 썰고, 올리브는 모양을 살려 썬다. 안초비는 적당한 크기로 찢는다.
4접시에 가지를 담고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린 다음 ③의 쪽파와 올리브, 안초비를 올리고 케이퍼를 얹은 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뿌린다.
기자/에디터 : 신민주 / 사진 : 이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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