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해마다 명절이면 어머니들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온 가족이 배불리 먹고 한 해 건강하기를 바라며 풍성한 상차림을 준비한다. 매번 명절 후유증을 토로하면서도 토끼 같은 손자, 자식들 입에 음식 들어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상상하며 쟁반 가득 만두를 빚어 담고, 바구니에 부침을 소복이 쌓아올린다. 그리고도 모자라 귀경길에 오르는 자식들 손에 빠짐없이 골고루 음식을 담아 쥐여주신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한 번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온 전과 부침, 만두는 처음 어머니가 차려주신 맛이 나지 않는다. 대부분 기름진 탓에 여러 차례 먹으면 질리기도 한다. 그래서 명절 음식에 새 옷을 입혀보기로 했다.
신원성 양식 셰프 전재호 한식 셰프 |
럭셔리 부티크 호텔 파크 하얏트 서울 24층 '더 라운지'의 신원성 양식 셰프와 전재호 한식 셰프가 세계일보 독자들을 위해 특별히 남은 명절 음식을 서양식 조리법을 이용해 화려하고 멋진 정찬으로 재탄생시켰다. 먹고 남은 만두·부침·전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별다른 재료가 필요 없고, 조리법도 간단해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접시를 도화지 삼아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명절 음식의 화려한 부활을 감상해보자.
땅콩 소스·과일과 만났다… 전 전채요리
녹두전·해물전·두부전·계란 지단 등 전과 부침을 다양한 소스에 찍어 먹는다. 녹두전과 두부전, 계란 지단을 샌드위치처럼 2∼3단으로 쌓아올린 뒤 새콤달콤한 간장 소스, 담백하고 고소한 땅콩 소스, 칼칼한 고추장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포인트다. 여기에 입맛 돋우는 새콤달콤한 과일을 조합하면 그림처럼 예쁜 전채요리가 완성된다. 남은 고기 전이나 흰 살 생선에 밥과 야채(피망·버섯·오이 등)를 넣고 돌돌 말아 소스에 찍어 먹어도 된다.
〈재료
〉 녹두전·두부전·계란 지단 등 남은 전류, 고추장, 간장, 홍고추, 양파, 설탕, 식초, 사과, 땅콩, 두유, 꿀, 된장, 마요네즈, 김치 말이, 각종 과일.
〈만드는 법〉
①녹두전·두부전·계란 지단은 먹기 좋은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층층이 쌓아올린다.
②간장·식초·설탕·양파와 간 홍고추를 1:1:1:0.5의 비율로 섞어 간장 소스를 만든다.
③믹서기에 땅콩과 두유를 넣고 갈다가 된장·마요네즈·꿀을 첨가해 땅콩 소스를 만든다.
④고추장에 양파즙과 사과즙을 섞어 고추장 소스를 만든다.
⑤네모난 접시 중앙에 ①의 전 샌드위치를 놓고 ②③④의 소스와 잘라놓은 과일을 각 모서리에 얹어 완성한다.
고르곤촐라 치즈를 얹었다… 갈비찜 리소토
이탈리아식 쌀밥인 리소토에 갈비찜을 얹어 먹으니 색다른 풍미가 난다. 고르곤촐라 치즈와 생크림으로 만든 크림 소스에 흰쌀과 매생이, 각종 버섯을 넣어 리소토를 만든 뒤 그 위에 갈비찜과 루콜라를 얹어준다. 매생이가 가져다준 바다 냄새와 고르곤촐라 치즈의 깊고 진한 향, 갈비찜의 달짝지근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동양과 서양, 바다와 육지의 조화로운 만남으로 완성됐다. 매생이 대신 미역이나 김, 해산물로 대체해도 된다.
〈재료〉
고기완자 2개, 갈비찜 150g, 쌀 100g, 매생이 30g, 버섯 50g, 생크림 80g, 고르곤촐라 치즈 15g, 파마산 치즈 약간, 루콜라 약간.
〈만드는 법〉
①갈비찜은 잘 익혀서 살이 쉽게 찢기도록 준비한다.
②고기완자는 고기전을 만들고 남은 재료로 동그랗게 만들어 놓는다.
③씻은 쌀을 냄비에 넣고 익혀가면서 매생이와 고르곤촐라 치즈를 넣는다.
④먹기 좋게 자른 버섯과 생크림을 ③에 넣어 크림소스 리소토를 완성한다.
⑤접시에 리소토를 깔고 그 위에 갈비찜과 완자를 얹은 후 파마산 치즈를 골고루 뿌리고 루콜라를 얹는다.
토마토 소스 입힌 만두… 한국식 토르텔리
토르텔리는 서양식 만두로, 토마토 소스나 크림 소스와 함께 먹는다. 우리의 전통 만두를 토마토나 크림 소스에 넣으면 한국식 토르텔리가 된다. 만두에 고추장을 넣어 칼칼해진 토마토 소스를 듬뿍 묻혀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양파·마늘·치즈·생크림을 넣고 졸인 크림소스로 대체해도 된다.
〈재료〉
만두, 호박전, 두부전, 고기전, 토마토 캔 100g, 양파, 허브, 올리브 오일, 브로콜리, 파마산 치즈 각각 적당량.
〈만드는 법〉
①달군 냄비에 올리브 오일과 잘게 썬 양파를 넣고 볶는다.
②①에 캔 토마토와 허브를 넣고 끓여 토마토 소스를 완성한다.
③만두는 쪄놓고, 호박전과 고기전은 따뜻하게 데우고, 브로콜리는 데쳐놓는다.
④둥근 접시에 토마토 소스를 자작하게 깔고 그 위에 만두, 각종 전, 브로콜리 등을 골고루 올린다.
⑤취향에 따라 파마산 치즈 가루를 눈처럼 곱게 뿌려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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