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사골떡국 대신 황태떡국… 명절 밥상 ‘純한 변신’

아기 달맞이 2013. 2. 7. 07:21

설 음식 ‘디톡스 조리법’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예전에 명절은 그야말로 부족했던 영양을 보충하는 기회였다. 그러나 매일 넘쳐나는 음식을 주체 못하는 현대인에게 명절 음식은 거꾸로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명절을 즈음하여 오히려 더 악화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가족들도 모이고, 손님들도 오는데 명절 음식을 소홀하게 준비할 수도 없다. 명절음식을 몸에 약이 되는 '디톡스 건강식'으로 바꿀 수 있는 식재료와 조리법을 알아본다.

↑ 황태를 고명으로 올린 떡국. 열량을 낮추기 위해 황태 머리와 멸치, 다시마로 만든 육수에 떡을 끓여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 황태떡국 = 가래떡 100g(239㎉)은 조직이 치밀해 같은 양의 쌀밥(105㎉)보다 칼로리 함량이 2배가 넘는다. ('47㎏칼로리사전' 자료) 이처럼 칼로리가 높은데도 떡국에는 양파나 버섯 등 부재료의 양이 적기 때문에 떡을 많이 먹게 된다. 따라서 부재료를 풍부히 하는 것이 좋다. 또 국물을 낼 때도 칼로리가 높은 사골보다는 황태 머리와 국물용 멸치, 다시마를 쓰는 것이 좋다. 다시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많이 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갖게 한다.

갈비찜 = 갈비는 맛이 있지만 질기며 칼로리가 높다. 지방의 흡수를 낮추기 위해서는 표고버섯을 넉넉히 넣어주는 것이 좋다. 칼로리도 낮추면서 감칠맛을 높여준다. 연하게 하기 위해선 먼저 고기를 속까지 익도록 삶은 후 그 다음 양념을 하고 서서히 찌는 것이 유리하다. 처음부터 간을 하면 삼투압으로 인해 수분이 빠지며 육질이 질겨진다. 표고버섯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표고버섯의 렌티난 성분이 천연 방어물질인 인터페론을 만들기 때문이다. 렌티난은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아 체내 면역력을 높인다. 또한 버섯은 채소나 과일처럼 무기질은 풍부하고 쇠고기처럼 단백질이 다량 들어 있는 훌륭한 식품이다. 특히 표고버섯에는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멜라닌이란 색소 성분이 풍부하다. 표고버섯의 특이한 향은 육류의 누린내를 없애고 육류 지방의 체내 흡수율을 낮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육류와 표고버섯은 궁합이 잘 맞는다.

한편 마른 표고버섯에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가 풍부한데 에르고스테롤이라는 성분이 버섯이 마르면서 햇빛을 받아 비타민D로 바뀌기 때문이다.

◆ 청포묵전 = 묵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한 식품으로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들 수 있다. 녹두전분으로 만든 청포묵은 부드러우며 독특한 질감이 있고 칼로리가 낮다. 또 수분 함량이 높아 포만감을 높여 저칼로리식 식사에 효과적인 식재료다. 전을 만들 때는 청포묵을 사방 4㎝ 크기로 잘라내 녹말가루를 묻힌 후 오메가3 함량이 높은 들기름을 섞은 식용유에 살짝 지져내면 된다.

◆ 우엉잡채= 오래 씹고 천천히 먹는 것만으로도 살이 빠질 수 있다. 우리 뇌는 성인 하루 권장 칼로리에 해당하는 양을 먹으면 누구나 포만감을 느끼게 돼 있다. 특별히 많이 먹어야 하는 체질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많이 먹는 이유는 뇌의 포만 중추가 식사를 시작하고 10분 정도가 지나야 가동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10분이 흘러가기 전에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 것이다. 우엉은 당면에 비해 섬유소가 풍부해 오래 씹게 되어 포만감을 줄 수 있다.

◆ 채소만둣국 = 만두는 여러 가지 재료를 합하여 만들기 때문에 어떤 속재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칼로리의 차이가 많이 난다. 고기양은 줄이고 채소의 양을 늘려주면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식이섬유소 등이 균형 있게 들어간 음식이 된다. 특히 무는 천연의 소화제로 과식하기 쉬운 설날 도움이 되는 식재료다. 돼지고기는 지방의 함량이 높아 칼로리가 높아지기 쉬우니 닭가슴살을 선택하여 쓰면 칼로리를 낮출 수 있다. 또한 만둣국은 찐만두보다 국물이 있어 포만감을 돕는다.

◆ 시금치나물 = 명절음식에 올리는 나물반찬은 채소나 산나물·들나물·뿌리 등을 데친 다음 갖은 양념에 무쳐 만든 것이다. 보통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식단을 조사해보면 특징 가운데 하나가 나물을 즐겨 먹는 것이다. 채소를 데치면 비타민이 조금 파괴되지만 부피가 5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에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또한 데친 채소는 섬유소가 부드러워지면서 고유의 색소 성분이 우리 몸에 흡수되는 장점이 있다. 시금치는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수산의 함량이 높은데 참깨와 함께 먹으면 참깨가 수산의 흡수를 낮춰준다. 또 시금치의 비타민C는 깨의 철분 흡수를 도와준다.

<도움말 = 장소영 경민대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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