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연두부의 이유 있는 외도

아기 달맞이 2013. 1. 28. 07:11

밥을 위한 반찬과 식사의 화룡점정인 후식으로 태어난 연두부 이야기

 

초간장을 뿌려 먹거나 찌개에 넣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보자. 밥을 위한 반찬과 식사의 화룡점정인 후식으로 태어난 연두부 이야기.

↑ 나무 트레이와 나무 수저받침은 셰프 소장품, 나머지는 정소영의 식기장 제품.

짧은 시간에 그럴싸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심플 쿠킹'의 이번 달 주제는 바로 '연두부'다. 콩물이 응고되었을 때 그대로 웃물과 함께 뜬 것이 순두부면 연두부는 절반가량 물을 남겨 굳힌 두부다. 순두부보다 물기가 적어 푸딩처럼 탱글거리면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식감이 좋다. 일반 두부보다 4분의 1 정도로 칼로리가 낮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이어트식이기도 하다. 이런 연두부로 요리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연두부장과 연두부 티라미수다. 신용일 셰프는 말한다. "연두부장은 '된장 반, 고추장 반이 들어간 연두부장'이라 함이 맞아요. 양파, 감자, 당근 등 냉장고에 흔히 있는 야채를 달달 볶은 다음 된장과 고추장을 동량으로 넣고 자작하게 끓인 밥 반찬이에요. 몽글몽글하게 부서지는 연두부가 뜨끈하게 속을 채워줘 찌개 같기도 하고요. 푹푹 떠서 밥에 비벼 먹기 좋아 강된장 같은 반찬도 되죠." 참기름에 달달 볶은 야채에서 맛있는 즙이 빠져나와 따로 육수를 쓸 필요가 없다. 감자를 넣으면 감자의 전분이 나와 국물이 걸쭉해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또 연두부가 들어가 일반 강된장과 달리 짜지 않고 된장의 구수하면서 고추장의 알싸한 매운 맛이 흰밥과 잘 어울린다. 별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 뚝딱 먹게 된다. "연두부 티라미수는 곱게 거품 낸 달걀을 섞은 연두부를 사용한 디저트예요. 마스카포네 치즈의 짭조름하고 진한 풍미보다 훨씬 가볍고 온화한 맛이랄까요. 유리컵 가득 채운 티라미수를 혼자 먹어도 느끼하지 않아요." 신용일 셰프가 추천하는 노하우는 바로 설탕에 바닐라 슈거를 섞어 달걀의 비린내를 제거하는 것이다. 또 에스프레소에 적실 빵이나 쿠키로 레이디핑거를 사용한다. 사보이아르디라고도 불리는 손가락 모양의 쿠키로 공기층을 많이 함유해 바삭하고 달걀과자처럼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스펀지마냥 에스프레소를 흡수하지만 카스텔라나 식빵처럼 쉽게 물러지지 않는다. 연두부 크림과 번갈아 깔아도 물이 생기거나 층이 분리되지 않고 식감이 부드러워 한데 잘 어우러진다. 레이디핑거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외국 식자재 전문마트에서 40개 들이를 9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요리법을 몰라서 혹은 뻔한 레시피가 전부였다면 이 겨울의 따뜻한 반찬과 달콤한 디저트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 연두부장
재료 양파 · 감자 · 애호박 1/2개씩, 소금 · 참기름 1/2작은술씩, 물 1컵, 다진 마늘 1큰술, 청양고추 1개

1 감자, 양파, 애호박은 사방 1cm 크기로 썬다.
2 중간 불로 달군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1의 감자와 양파를 고루 볶는다.
3 2의 양파가 투명해지면 1의 애호박, 다진 마늘, 씨를 빼지 않고 송송 썬 청양고추를 넣고 볶는다.
4 3의 애호박이 익으면 물을 넣고 고추장과 된장을 푼다. 바글바글 끓이다가 국물이 자작해지면 연두부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기호에 따라 소금으로 간한다.


● 연두부 티라미수
재료 달걀흰자 · 달걀노른자 2개분씩, 연두부 225g, 바닐라 슈거 1/2큰술, 설탕 1큰술, 에스프레소 100ml, 칼루아 50ml, 레이디핑거 8개, 콩가루 적당량

1 에스프레소와 칼루아를 섞는다.
2 달걀흰자에 설탕와 바닐라 슈거를 3~4번에 나누어 넣고 핸드믹서로 거품을 낸다. 흘러내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거품을 만든다.
3 달걀노른자에 연두부를 넣고 핸드믹서로 곱게 섞는다. 입자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운 크림 상태로 만든다.
4 3에 2를 섞어 연두부 크림을 만드는데 거품이 꺼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5 1에 크기에 맞춰 자른 레이디핑거스를 충분히 적신다.
6 유리컵에 연두부 크림, 커피를 적신 레이디핑거를 번갈아 채운다. 윗면을 평평하게 한 다음 고운체에 내린 콩가루를 뿌려 장식한다.


■ 모든 요리는 4인분 기준입니다.

에디터: 이경현
포토그래퍼: 진희석
요리: 신용일


'즐거운 요리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지부동 체지방 길들이기  (0) 2013.02.02
박서란의 아름다운 전통 음식   (0) 2013.01.31
겨울밤 간식 간단 레시피  (0) 2013.01.26
조청 말고 가래떡 소스  (0) 2013.01.25
팔방미인 향신료   (0) 201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