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꽃 무화과

요리 속으로 스며든 꽃보다 달콤한 무화과의 맛

 

 

나무에서 열리는 적갈색의 작은 열매 무화과는 따뜻한 기후에서 재배된다. 제철을 맞이한 무화과를 얻기 위해 전라남도 영암으로 향했다. 나무에서 무화과를 따서 반으로 가르니 신선한 과즙이 흘러나왔다. 꽃보다 달콤한 맛이 요리 속으로 스며들었다.

무화과를 한자 그대로 풀면 '꽃이 피지 않는 과실'이다. 무화과는 꽃이 피나 무화과 열매 속에서 핀다. 그래서 무화과 꽃을 눈으로 직접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 잘 익은 무화과를 반으로 가르면 알알이 맺힌 과육이 꽃보다 빨갛고 아름답다. 무화과는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국내 대부분의 무화과 농장은 영암과 무안 등 주로 남부 지방에 분포한다. 수확철을 맞이한 전남 영암의 무화과 농가 '영오네 무화과 농장'을 찾았다. 한영오 대표가 운영하는 이곳은 가급적 화학비료의 사용은 자제하고 퇴비 중심으로 키우는 건실한 농가이다. "전남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무화과가 지천에 있었죠. 무화과와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무화과에 매력을 느껴 졸업 후 바로 작은 과수원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현재의 영오네 무화과 농장의 시초이죠." 사람 키만한 나무에 하나 둘씩 매달려 있는 무화과 열매를 따며 한영오 대표는 말을 이었다. "품질 좋은 무화과를 재배하려면 통풍과 일조량에 가장 많이 신경 써야 합니다. 재식거리를 넓혀서 통풍과 해 비침을 좋게 만들었습니다. 또 무화과는 타 작물에 비해 병충해가 적은 편이지만, 수확시기와 우기가 맞물려 곰팡이병이 발생할 수 있어요. 미리 대비해야 건강한 무화과를 재배할 수 있습니다." 무화과는 익으면 한쪽 끝이 갈라지는데 이 부분이 건조하지 않고 선명한 붉은색을 띠는 것이 건강한 것이라고 한다.

무화과는 꿀맛 같은 당도와 부드러운 과육으로 유명하다. 무화과는 신선한 상태로 구입하거나 건조 상태로 구입할 수 있는데, 신선한 무화과는 4~15℃의 냉장 보관 시 일주일 정도만 저장이 가능해 제철에만 구입할 수 있다. 무화과의 껍질을 벗기면 흰색의 끈적한 유액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피신이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담겨 있다. 피신은 소화를 촉진시키고 변비를 예방한다. 또 무화과는 우유보다 많은 칼슘을 함량하고 있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골 밀도를 증가시킨다. 노약자나 임산부들의 건강에 그만이다. 천연 과당이 가득한 무화과는 요리에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잼이나 주스, 각종 소스 등으로 가공하거나 샐러드, 요거트, 피자 등 신선한 무화과를 그대로 요리에 사용하면 된다. "무화과는 바나나처럼 꼭지부터 까서 먹으면 돼요. 과당이 풍부하기 때문에 먹으면 바로 몸에 힘이 붙는 느낌이 들어요. 또 무화과는 많이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아요. 농장에 오셨으니 한번 원없이 드셔보세요." 한영오 대표는 잘 익은 적갈색의 무화과 하나를 따서 손에 쥐어줬다. 껍질을 까 말랑한 속살을 베어 무니 입안 가득 달콤함이 퍼졌다. 입안에 무화과 꽃이라도 핀 느낌이 들었다.

↑ 빈티지 서적은 키스마이하우스, 빵은 딘앤델루카

● 무화과 오렌지조림
재료 무화과 450g, 오렌지 주스 1/2컵, 설탕 1 1/3컵, 레몬즙 4큰술, 오렌지 제스트 2작은술

1 무화과의 꼭지를 짧게 자른다.
2 소스팬에 설탕, 오렌지 주스, 레몬즙을 넣고 설탕이 녹을 정도로 약간 센 불에서 끓인다.
3 설탕이 녹으면 무화과를 넣고 중간 불에서 5분 동안 무화과를 졸인다.
4 3에 오렌지 제스트를 넣고 2분간 더 졸인다.

↑ 접시는 키스마이하우스

● 구운 야채와 무화과를 곁들인 치킨
재료 무화과 3개, 영계 1마리, 작은 양배추 · 셜롯 5개씩, 곱게 다진 세이지 · 곱게 다진 로즈메리 · 발사믹 식초 1큰술씩, 살구잼 4큰술, 허브소금 · 후춧가루 · 올리브오일 적당량씩

1 영계는 깨끗이 씻어 허브소금, 후춧가루를 뿌린 다음 오일로 껍질을 마사지하듯 바른다.
2 1을 180℃로 예열한 오븐에서 1시간 정도 굽는다.
3 무화과는 반으로 자른다.
4 셜롯과 작은 양배추를 통째로 팬에 굽는다.
5 살구잼과 발사믹 식초는 팬에 넣어 끓인다.
6 다 익은 영계를 오븐에서 꺼낸 다음 껍질에 5를 바른다.
7 6을 접시에 담고 구운 야채와 무화과를 함께 담는다.

↑ 시리얼은 웨이트로즈

● 꿀에 조린 무화과를 올린 요거트
재료 무화과 600g, 꿀 1큰술, 플레인 요구르트 2컵, 다진 파스타치오 4큰술, 시리얼 적당량.

1 무화과를 깨끗이 씻어 반으로 가른다.
2 팬에 꿀을 넣고 중간 불에서 데우다 반으로 가른 무화과의 단면이 팬의 바닥에 오도록 넣고 5분 정도 캐러멜라이즈한다.
3 요구르트를 볼에 담고 2의 무화과를 올린다.
4 취향에 따라 시리얼과 피스타치오를 곁들인다.

● 무화과와 프로슈토를 올린 화이트 피자
재료 무화과 15개, 프로슈토 슬라이스 12장, 루콜라 3/4컵, 덩어리 파르메산 치즈 조금, 피자 도우(강력분 4 1/2컵, 설탕 2작은술, 미지근한 물 2컵, 이스트 · 소금 4작은술씩, 올리브오일 2큰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3큰술, 간 모차렐라 치즈 3컵)

1 볼에 이스트, 설탕, 따뜻한 물을 넣고 핸드 믹서로 5분간 잘 섞는다.
2 1에 강력분과 소금을 넣고 핸드 믹서로 느리게 섞는다.
3 2에 올리브오일을 천천히 섞으면서 핸드 믹서로 5분 정도 섞는다.
4 반죽이 한 덩어리가 되면 다른 볼에 옮겨서 랩핑한 후 1시간 정도 발효시킨다.
5 무화과를 잘 씻어 세로로 4~6등분한다.
6 4의 반죽이 부풀어 오르면 3등분하여 실온에서 30분 정도 2차 발효 시킨다.
7 도마에 밀가루를 뿌리고 피자 도우를 민다.
8 도우에 모차렐라 치즈 1/3 정도 뿌려 220℃로 예열한 오븐에 15분 굽는다.
9 구운 피자 위에 5의 무화과와 루콜라, 파르메산 치즈를 올린다.

↑ 빈티지 바스켓은 키스마이하우스

● 무화과 샐러드
재료 무화과 4개, 로메인 · 래디치오 1/2개씩, 루콜라 1/4컵, 잣 2큰술, 샐러드 드레싱(올리브오일 · 발사믹 식초 2큰술씩, 무화과 오렌지조림 시럽 4큰술,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1 큰 볼에 오일, 발사믹 식초, 시럽,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잘 섞는다.
2 로메인, 래디치오, 루콜라는 깨끗하게 씻어 손질한 다음 샐러드 드레싱을 넣고 버무려 접시에 담는다.
3 무화과는 깨끗이 씻어 4등분하고 볼에 남아 있는 드레싱에 한번 코팅하듯 버무려 야채 위에 올린다.
4 기호에 따라 구운 잣을 올린다.


에디터: 송정림
포토그래퍼: 박재용
요리: 정지원
촬영협조: 영오네 무화과 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