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와 무는 고추와 함께 한국인이 즐겨 먹는 3대 채소로 꼽힌다. 11월은 지난 여름에 심은 배추와 무가 가장 통통하고 달게 맛이 드는 시기로, 이때에 일년지대사인 김장을 담그는 이유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배추와 무이니 가을과 겨울의 길목인 이 계절에 포기할 수 없는 미각이라 하겠다.
달착지근한 배추와 아삭한 무 즉석에서 버무려 먹기
연한 무와 배추를 즉석에서 버무려 금세 담그는 겉절이는 싱싱한 맛으로 먹는 이 계절의 풍미라 할 수 있다. 이때 배추겉절이는 두껍게 영근 통배추보다 이른 가을의 싸리배추나 쌈배추로 담가야 맛있다. 무는 부위에 따라 맛이 제각각인데, 채 썰어 겉절이나 생채나물 등으로 즐길 때는 뿌리 부위를 피하는 것이 좋다. 매운맛이 강하고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 단맛이 강한 중간 부위나 매운맛이 약한 잎에 가까운 초록색 부위가 조림, 생채, 찜, 무즙 등 반찬 용도로 적당하다. 뿌리 부위는 국물 요리에 제격으로 국물 맛이 시원해진다.
배추겉절이
재료
쌈배추 1~1.2kg, 굵은소금 100g, 물 3컵, 쪽파 20g, 참기름 1큰술, 소금 약간 양념 고춧가루 1/4컵, 새우젓 50g, 양파 20g, 마늘 10g, 생강 2g, 설탕 1큰술(혹은 매실청 11/2큰술)
만들기 1배추는 한 잎씩 떼어낸 후 분량의 물에 소금을 풀어 1시간 정도 절인다. 중간에 아래위를 뒤집는다.
2ⓛ을 물에 씻어서 길이로 죽죽 찢어 물기를 뺀다. 쪽파는 다듬어 씻어서 4cm 길이로 썬다.
3분량의 양념 재료를 한데 섞어 갠다. 양념은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두고 사용하면 좋다.
4넓은 그릇에 ②를 담고 ③을 넣어 버무린 후 소금으로 간하고,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는다.
무초나물
재료
무 200g, 고춧가루 1큰술, 물 4큰술, 식초 3큰술, 설탕 2큰술, 꽃소금 1작은술
만들기 1무는 잘 다듬어 씻어 2mm 굵기로 채 썬다.
2물에 고춧가루를 불려서 고운 면포에 우린 물만 밭는다.
3볼에 ②의 고춧가루 우린 물을 담고 식초, 설탕, 꽃소금을 넣고 저어서 녹인 다음 ⓛ을 넣고 버무려 초절이한다. 냉장고에 넣고 차게 만들어 4시간 정도 후에 먹는다.
우리 음식으로 특별하게 즐기기
김장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돼지고기보쌈이 단골손님처럼 등장한다. 배추전보쌈은 김장 날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으로, 굴이나 낙지를 넣어 소를 만들면 손님 초대 요리로 손색없다. 숭채만두도 별미다. 밀이 귀하던 조선시대에 만두피로 배춧잎을 사용해 만든 것으로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배추는 늦가을 서리가 내릴 때 나온 것이 가장 맛있고, 무는 가을무와 겨울무를 최고로 친다. 겨울에 들어서는 입동을 지나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는 소설 즈음엔 시원한 국물 요리가 간절해지는 법. 배추와 무는 국물 요리로도 잘 어울리는데, 배추우거짓국과 국물이 자작한 찜인 무왁저지는 만들기도 간단해 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배추전보쌈
재료(12인분)절인 배춧잎 12장, 부침가루 1컵, 물 260~300cc, 밀가루・식용유 적당량 무생채 무 600g, 설탕・꽃소금 1큰술씩, 배 100g, 낙지(혹은 굴) 300g, 쪽파 6뿌리, 미나리 10줄기 무침 양념 액젓(혹은 새우젓) 31/2큰술, 고춧가루 4큰술, 설탕 2큰술, 다진 파 3큰술, 다진 마늘 11/2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만들기 1무는 4cm 길이로 토막 내서 길이로 채 썬 후 설탕과 꽃소금을 뿌려 30분 정도 절인다. 반면 배추를 절일 때는 배추 무게의 10% 분량의 소금을 물에 풀어서 6~8시간 정도 절인다.
2참기름을 제외한 양념 재료를 모두 섞는다.
3배는 채 썰고, 쪽파와 미나리는 다듬어 씻어서 4cm 길이로 썬다.
4낙지는 대가리의 먹물을 떼어내고 밀가루를 넣어 주물러 씻은 다음 깨끗이 헹궈 3cm 길이로 썬다. 산낙지는 그대로 사용한다.
5절인 배춧잎에 밀가루를 묻히고 여분의 가루를 털어낸 후 묽게 갠 부침가루 옷을 입혀 식용유 두른 팬에 지진다.
6ⓛ의 절인 무와 ②, ③, ④의 재료를 함께 무친 후 참기름을 넣는다.
8⑤의 배추전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⑥의 소를 곁들인다.
숭채만두
재료(12인분)
배춧잎 12장, 참기름 1/3작은술, 소금 약간
만두소 숙주 40g, 미나리 30g, 무・두부・다진 닭 가슴살 50g씩, 홍고추・풋고추 1/2개씩 양념 국간장・생강즙 1/2작은술씩, 다진 마늘·참기름 1작은술씩, 다진 파 2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배춧잎은 두꺼운 줄기 부분을 포를 떠내 얄팍하게 만든 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다.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 뒤 소금과 참기름으로 밑간한다.
2숙주와 미나리는 데쳐서 헹궈 물기를 걷은 뒤 5mm 길이로 썰고, 무는 2cm 길이로 채 썰어 끓는 물에 데쳐 건진다.
3두부는 으깨서 물기를 걷고, 고추는 다진다.
4볼에 닭 가슴살, 두부, 숙주, 미나리, 무, 고추를 담고 양념을 넣어 고루 섞는다.
5배춧잎에 ④의 소를 올리고 돌돌 말아서 찜통에 10분간 찐다.
배추우거짓국
재료(4인분)
삶은 배추 겉대 800g, 멸치 40g, 물 10컵, 된장 2큰술, 대파 2대, 국간장 약간 양념 된장・참기름・다진 마늘・다진 파 1큰술씩
만들기 1삶은 배추 겉대는 죽죽 찢어서 양념을 넣고 주무른다.
2멸치는 손질해 마른 팬에 볶아 비린내를 제거하고 냄비에 담는다. 여기에 물을 붓고 불에 올려 끓으면 ⓛ을 넣고 푹 끓인다. 마지막에 된장을 풀고 대파를 어슷하게 썰어서 넣은 뒤 국간장으로 간한다.
무왁저지
재료(4인분)
무 400g, 소고기 100g, 표고버섯 4개, 대파 1대, 참기름 약간, 물 3컵
양념장 진간장 4큰술, 설탕・다진 파 2큰술씩, 다진 마늘・참기름 1큰술씩, 생강즙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무와 대파는 잘 다듬어 씻어 어슷하게 썬다. 소고기는 채 썰고, 표고버섯은 큼직하게 썬다.
2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무와 소고기를 볶는다. 여기에 개어둔 양념장의 반을 넣어 고루 무친 다음 볶다가, 물을 붓고 나머지 양념장과 표고버섯과 대파를 넣고 국물이 약간 남을 정도로 끓인다.
배추와 무, 색다르게 즐기기
배추와 무는 요즘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는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케일 등과 함께 십자화과에 속한다. 하지만 음식의 소화를 돕는 저열량ㆍ고식이섬유 식품인 배추와 무를 우리나라만큼 다양한 조리법으로 많이 먹는 나라는 없을 터. 특히 서양에서는 형편없는 술안주를 '무와 소금'이라고 할 만큼 맛이 덤덤한 무를 하찮은 식재료로 여겼으며, 지금도 음식 위에 곁들이는 장식인 가니시로 주로 쓴다. 담백하고 깔끔한 일본 요리에서는 가정식에 많이 쓰는데, 배추 스키야키나 무 샐러드가 대표적. 모두 식재료 자체의 맛을 즐기는 것으로 좋은 배추와 무를 고르는 안목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배추는 뿌리를 자른 단면이 희고 단단한 것이 좋다. 줄기에 검은 반점이 없어야 하고, 겉잎이 붙어 있는 것을 고른다. 무는 초록색 부분과 흰색 부분의 대비가 선명한 것이 좋으며, 굵기가 고른 것이 맛있다. 배추와 무를 서양식으로 즐기고 싶다면 버터와 크림 등으로 맛을 낸다. 배추와 무의 담백한 맛을 고소하고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배추 스키야키
재료(4인분)
두부(큰 것) 1모, 배추 400g, 대파 4대, 양파 1개, 달걀물 4개분, 식용유 약간 두부 밑간 고운 소금 1/2작은술, 흰 후춧가루 약간
소스다시마 우린 물・진간장・청주 1/2컵씩, 맛술 4큰술, 설탕 2큰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두부는 1cm 두께로 썰어 종이 타월에 올려 물기를 걷는다. 소금과 흰 후춧가루를 뿌려서 밑간한 후 식용유를 두른 팬에 노릇하게 지진다.
2배추는 3cm 폭으로 저며 썰고, 대파는 다듬어 씻어서 4cm 길이로 어슷하게 썬다. 양파는 길이로 반 잘라서 엎어놓고 5mm 폭으로 썬다.
3달군 팬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과 ②의 재료를 넣어 볶다가 소스를 부어 익으면 달걀물에 찍어 먹는다.
재료(4인분)
무 150g, 파프리카 1개, 양파 50g, 드레싱 간장 21/2큰술, 식초 2큰술, 설탕・통깨 11/2큰술씩, 참기름 1큰술, 설탕에 절인 매실 30g
만들기 1무는 3cm 길이로 채 썰어 찬물에 5분 정도 담갔다 건져 물기를 뺀다. 파프리카도 3cm 길이로 채 썰어 물에 헹궈 건져 물기를 빼고, 양파는 채 썰어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빼고 건져 물기를 제거한다.
2드레싱 재료를 믹서에 곱게 간다. ⓛ의 재료들을 섞은 후 드레싱을 끼얹는다.
배추 버터구이
재료(4인분)
쌈배추 1포기(혹은 통배추 1/2포기), 버터 4큰술, 소금・후춧가루 적당량
만들기 1배추는 길이로 2등분한 후 씻어서 물기를 뺀다.
2팬에 버터를 두르고 배추를 얹어서 앞뒤로 구운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재료(4인분)
무 400g, 베이컨 100g, 육수・생크림 2컵씩, 소금・후춧가루 적당량
만들기 1무는 두께 3cm, 지름 4cm 크기로 썬 뒤 모서리를 돌려 깎는다.
2냄비에 무를 담고 육수를 부은 후 소금을 약간 넣어서 삶는다. 무가 80% 정도 익으면 생크림을 넣고 끓인다.
3베이컨은 1cm 폭으로 썰어 팬에 구운 뒤 기름기를 뺀 다음 ②에 넣고 끓인다. 마지막에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기자/에디터 : 신민주 / 사진 : 김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