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

먹염색

아기 달맞이 2012. 10. 22. 00:43

먹물이라 하면 두 가지 상반된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조지훈 님의 시 '승무'에서 '번뇌는 별빛'인 곱디고운 비구니의 한없이 겸허한 맑음과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같은 촌부들이 말하는 '먹물 많이 먹은 사람들'의 꾀 많은 허세가 그것이다. 먹물염색은 불가에서 소유와 집착을 버린다는 정신적 가치가 더 중요시되는 색으로 아낌을 받지만 더러움을 잘 타지않는다는 실용적인 면까지 있어서 매력적인 염재이다.

□ 재 료 : 잘 갈아진 먹물 1ℓ, 빙초산 용액 10ℓ(여름철 냉국의 새콤한 맛 정도)
□ 방 법 :
① 고운 먹을 갈아서 진한 염액을 만든 다음 미지근한 물에 색 농도를 조정하여 희석해둔다.
② 염색할 천을 3시간 정도 고루 뒤적여가며 담가둔다.
③ 건져서 짜지 말고 햇볕에 바싹 말린다.
④ 말린 천을 빙초산용액에 담근 뒤 20분 정도 골고루 뒤적여 가며 끓여 준다. 이렇게 하면 얼룩이 많이 생기지 않는다.
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헹군 다음 말린다.
⑥ 직물보다 사방 10cm이상 큰 갱지를 펴서 말린 천을 감아싼 다음, 크고 깊은 찜통에 물기가 닿지 않도록 한시간 정도 열처리를 한다. 이렇게 후처리를 하면 색감이 더 좋아진다.

먹은 노송을 태워 만든 송연묵, 씨앗에서 얻은 기름을 태워 만든 유연묵, 광물유의 그을음으로 만든 양연묵이 있다. 재래의 먹은 송연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요즘은 카본블랙으로 만든 양연묵이 거의 대부분이다. 품질이 좋지 않은 먹이나 먹물로 제조된 것을 쓰면 먹물특유의 광택이 없고 색감이 선명치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