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

다양한 전통 옷감 / 자연에서 얻은 ‘인견·갈옷’

아기 달맞이 2012. 4. 22. 16:37

다양한 전통 옷감 / 자연에서 얻은 ‘인견·갈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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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다. 한여름이면 시원한 모시 적삼에 죽부인 끌어안고 동네 어귀 정자나무 아래 대자리 깔고 누워 한잠 자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하지만 모든 것이 여의치 않다.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고 마냥 떠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인견과 갈옷에 눈을 돌려 보자. 삼베·모시에 비해 비교적 경제적이고 일상 속에서도 시원함을 즐길 수 있다.



#인견

 풍기인견이 유명하다. 나무 펄프에서 추출한 순수 천연실로 만든 섬유를 말하며 에어컨 섬유, 냉장고 섬유라 불릴 정도로 차고 시원하다. 나무 특유의 흡수효과가 그대로 살아 있어 땀 흡수가 빠르고 촉감이 차면서 상쾌하다. 정전기가 전혀 없고 찰랑거리면서 몸에 닿는 느낌이 좋다. 화학섬유에 비해 물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손세탁을 하면 별 문제가 없다. 세탁기를 이용한다면 세탁망을 사용하고 울세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성상 구김이 갈 수 있지만 세탁한 옷을 털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리면 큰 주름은 생기지 않는다. 조금 덜 마른 상태에서 다림질을 하면 부드럽게 펴진다.  



#갈옷

 제주도에서 농어민들이 작업복이나 일상복으로 즐겨 입던 옷이다. 종류에 따라 갈적삼, 갈중이, 갈잠뱅이 등으로 불린다. 갈옷은 감즙으로 염색을 하는데, 풋감의 주요 성분인 타닌이 섬유와 결합해 응고되면서 섬유를 빳빳하게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갈옷은 땀을 많이 흘려도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천연감즙이 방부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땀이 묻어도 옷감이 잘 상하지 않고 땀냄새도 나지 않는다. 항균력이 있어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있는 피부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옷감 자체가 빳빳해서 세탁하고 난 뒤 따로 풀을 먹이거나 다림질을 하는 등 잔손질이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 장기 보관할 때는 비닐팩에 밀봉하거나 신문지와 함께 싸서 장롱에 넣는다. 구김이 덜 가도록 큼지막하게 접는 것도 요령이다. 갈옷은 제주의 어부들이 낚싯줄이나 그물테를 잘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감물로 염색하던 데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도웅 기자 pachino8@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