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감으로 물 들이기
에릿쓸 직애는 감물 딜인 옷은 머심들이나 없는 집 아그들이나 입고 댕기는 걸로 알았고 해나 이런 걸로 등지개라도 맹글아 주먼 젤로 입기 싫었었는디, 낫살이나 묵고 낭깨 인자 젤로 걸치고 댕기기 수월헌 옷이 이런 옷이더그마!
옷에 물 딜이는 감은 단감이나 떨어진 감은 안 되고 떫고 쌩쌩헌 놈들이라야 됭깨 낭구에 달린 놈을 따야 허는디 우리집이는 단감허고 대봉만 있씅깨 딸 수도 없고 이우제 단감 밭으로나 달리 가야제!
큰 감낭구 밭에는 감 잘 달리라고 찡가 숭거 논 쑥낭구가 다문다문 있는디, 이 낭구들은 꽃가리만 많이 맹글아 수정 시키 주고 나먼 떫기만 허제 맛이 없씅깨 기냥 서리 맞을 때까지 냅 돗다가 단맛이 생기먼 따다 묵기도 허제마는 어디 폴아 묵도 못 허는 겅깨 쥔헌티 이약허고 따다가 감물 빼먼 젤이랑깨!
넘우 밭이라 자주 가도 못 헝깨 아들허고 각시랑 달리 가서 욕심껏 따 담아 갖고 왔는디, 이만허먼 솔찬허니 딜이것그마!
거년에는 도구통에다가 찌도 보고 믹사기로 깔짝기리고 짤랑깨 제대로 짜 지도 안허고 물도 제대로 안 나서 다 짜도 못 허고 보돕시 입을 옷만 쎈찮허니 맹글아 딜있었는디, 올해는 꼬칫가리도 갈아 묵고 헐 수 있씅깨 살림살이 하나 장만 허자고 각시 꼬시 갖고 짱짱헌 기계를 하나 장만 해 놔 농깨 감물 짜는 거시 일도 아니네!
첨에는 성글개 갈아 갖고 재볼로 가는 체로 매매 갈아 농깨 상구 보드랍고 물도 많이 나와서 입이 째지것네!
일일이 손으로 쬠씩 짜먼 물이 더 많이 나오개 헐 수도 있는디, 그리 안 해도 씰만큼은 됭깨 이리 받차 갖고 대충 걸러내 갖고...
대충 주물라서 널고.. 꼽꼽허니 모르먼 다시 주물르고.. 이런 지서리를 세 본이나 했는디, 알고 봉깨 여러 본 안 해도 한 본 헐 직애 한 20분을 매매 주물라 갖고 널먼 된다는그마!
허는 짐에 비개 홋창에도 딜이고, 홋이불에도 딜이는디, 첨에 물 믹이 갖고 널 직애는 물 딜인 거 겉도 안 헌디...
모를라 허먼 맹물에다가 당갔다가 다시 널고...
해가 좋을 날을 잡아 갖고 이런 지서리를 자꾸 험시롱 나가 맘에 드는 색이 나올 때까지 전디야 되는디, 이것도 수월헌 거는 아니그마 이~!
제대로 맘에 들개 색이 나오먼 인자 쌂아서 몰라 갖고 입으먼 되는디...
물이 안 빠지개 헐라먼 콩물을 갈아서 몬춤 한 볼 믹이 갖고 허라더만해도 거츱스러바서 기냥해 놨는디, 물 빠지먼 다시 딜이제 뭐~!
암튼 모시 등지개에다가 이리 물 딜이 갖고 입으먼 풀 믹일 것도 없고 안 대라도 되고, 암디나 궁구라도 뭐시 잘 붙도 안 허고, 산천을 헤매도 풀물도 안 들고 헝깨 상구 이무러분 디다가 까실까실허니 입어 버릇 허고 나먼 인자 딴 옷들은 못 걸친당깨!
근디 예년에는 광목에다가 물을 딜이서 옷을 맹글랑깨 바늘이 안 묵는다 해서 올해는 옷을 지 갖고 물을 딜있더마는 보꾼 옹구라져 삐리서 나 입을라고 맹근 옷이 싹 다 각시 옷이 되 삐맀는디, 명년 여름에 안 벗고 댕길라먼 아직 감 있쓸 직애 다시 모시배던지 삼배던지 사다가 물을 딜이야 쓰것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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