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가 버거울 때면
난 무작정 걷고 싶습니다...
허물 벗은 맨발로 걸으며
초록이의 푹신함과
돌멩이의 거칠음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푸르른 나뭇잎 애무하는 바람 만나면
내 삶의 무게 한 조각 실려 보내리라...
지나는 길목에 마중나온 살가운 인연
이름 없는 들풀에게 미소 던지고
겁 먹은 도마뱀에게 정 어린 눈길 주리라...
갯내음 향긋한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상큼한 공기 한사발 들이키고
쪽빛 바다색에 취해 걷노라면
발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 황홀하리라...
철썩거리는 파도가
하얀 물방울 조각보 펼쳐
내 삶의 무게 감싸 안고 떠난 뒤
새털처럼 가벼워진 내 어깨에
소나기 한바탕 춤을 추며
온 몸을 씻겨 주리라...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가 버거울 땐
난 무작정 길 떠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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