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가지 말라 하셔도/원태연 詩/비오는 날

아기 달맞이 2010. 6. 17. 09:20

      가지 말라 하셔도

      원태연


      가라 하시면
      가야 하지요
      마음 밖으로 멀리멀리
      아주 가라 하시면
      돌아보지 말고
      가야 하지요

      가지 말라 하셔도
      가야 하지요
      연민만으로 사랑하기엔
      구속이 너무 심한 걸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까지
      남아 있을 자신도 없는 걸

      가라 하셔도 가슴 아픈데
      가지 말라 하시면
      못내 눈물 보이고 말지요
      사랑하고 계셨구나 알 수 있지요
      그 한마디로도
      오랜 세월 그리워해도 될
      이유가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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