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생동하는 5월 / 장진순

아기 달맞이 2010. 5. 26. 07:55

 

생동하는 5월 / 장진순


      남의 영역을 넘보는 것은
     사람뿐인 줄 알았다 
     잘 가꾸어놓은
     파란 잔디밭을 슬며시 파고들어
     영역을 넓혀가는  
     클로버 족

     남의 집 담을 넘는 것은
     도둑놈만 하는 짓인 줄 알았는데  
     소리 없이
     담을 넘는 담쟁이

     잘 란 체하고
     뽐내는 것도
     사람들의 오만함이라 여겼는데 
     짙은 화장에
     정열적인 자태를
     뽐내는 장미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섬기는 것은 그래도
     사람뿐이지 했는데  
     아무도 보아 주는 이 없는
     벼랑에 핀 꽃 
     가냘픈 향기로 주위를 밝히는
     이름 없는 풀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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