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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단청의 역사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제단을 꾸미는 것에서 비롯됐다. 고구려 시대 고분 벽화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의 단청.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대부분의 단청은 임진왜란 이후의 것들. 고구려 벽화 고분인 쌍영총, 사신총 등에 꽃과 구름 불꽃 등 다양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 삼국시대 활발했던 단청은 고려시대에 들어와 외부의 기둥이나 난간 부분에는 붉은 색을 칠하고 그늘진 천장이나 추녀 안은 녹색으로 칠해서 단청의 명암 효과를 높이기 시작했다.
단청을 한 것은 건축물을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함이었다. 건물의 표면과 구조물 구석구석에 단청 칠을 함으로써 목재가 썩는 것을 방지하려 했다. 우리나라에서 건축재로 많이 사용됐던 소나무는 건축재로서는 강하고 오래 견디는 특징이 있는 것에 반해 나무의 질이 강하므로 표면이 거친 것이 단점이었다.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건축물의 표면에 도료를 칠하여 치장한 것이 궁궐이나 법당 같은 특수한 건축물을 장엄한 화려함으로까지 장식할 수 있게 됐다. 즉 단청으로 권위를 드러내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던 것. 이와 같이 단청은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우리의 오래된 건축 양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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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천장에는 천상을 상징하는 단청 문양들이 즐겨 표현됐다. 그 아래 천장을 받치고 있는 창방, 도리, 대량 같은 부재에는 신비로운 구름과 연꽃 장식이 그려지곤 했다. 단청의 문양은 그 무늬가 새겨지는 부위에 따라 각각 다른 것으로 꾸며진다. 또 무늬마다 저마다 다른 뜻을 품고 있는데, 그 중 박쥐 문양은 박쥐가 강한 번식력을 지녔기 때문에 자손 번창의 상징이요, 연꽃 문양은 불교에서 자비와 극락정토를 상징한다. 흔히 머리초는 건물의 대들보, 서까래 같은 부재의 양 끝에 그리는 무늬로 주로 연꽃, 국화 같은 꽃으로 장식된다. 그에 반해 별지화는 대들보, 평방, 도리 등 큰 부재의 양끝에 머리초를 놓고 가운데 부분에 회화적으로 그려 넣는 장식화로 주로 봉황, 기린, 용 같은 신령스런 동물이나 불교 경전에 나오는 장면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듯 단청에는 자연이 그려져 있다. 자연의 조화로움을 배우고자 했던 선인들의 지혜가 그려져 있는 것이다.
궁궐의 단청이 다르고, 사찰의 단청이 다르다. 또 서원과 향교의 단청이 다르다. 궁궐의 단청은 권위적인 무늬로 호화로운 품격이 있다. 그에 반해 사찰의 단청은 아주 화려하다. 단청 문양의 구성이 복잡하면서도 색이 원색적이고 다채로운 것이 특징. 단청의 종류를 살펴보자. 우선 건축물에 선이나 문양을 그려 넣지 않은 채 서너 가지의 색으로만 칠하는 가칠 단청이 있다. 그 밖에 부재의 테두리에서 긋기만 하는 가장 간소한 긋기 단청, 사찰의 누각에 많이 쓰이는 모로 단청, 사찰의 법당에 많이 쓰이는 기하학적 문양의 금 단청, 금단청과 같으나 문양이 더 세밀하고 복잡한 갖은 금 단청 등이 대표적인 단청의 종류다. 단청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리고 그 다양한 종류는 각각 그 품격이 다르므로, 단청을 할 때 건축물의 성격을 파악하여 그 격에 맞는 단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청의 색은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의 다섯 가지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는 음양 오행사상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우주 만물이 음양과 오행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요소들이 서로 균형 있는 통합을 이룰 때 질서를 유지하게 된다는 음양 오행사상.
오행설은 흔히 천문 지리학적 사상으로 방위와 절기 등을 나타냈는데, 이에 색을 응용시켜 나타낸 것이 오방 색의 기본원리다. 색동 저고리, 단청, 전통보자기 등에 쓰인 화려한 우리의 전통 색도 대부분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의 오방 색에서 비롯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