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골뱅이

아기 달맞이 2009. 11. 18. 22:52

을지로 골목 맛의 비결은 통조림 국물
“골뱅이 시키면 술은 공짜” 이벤트 하는 곳도

최근 서울 종로 6가에 문을 연 ‘을지로 골뱅이’에서 맥주와 골뱅이를 즐기고 있는 손님들.

을지로 3가 12번 출구와 11번 출구 사이에 영락교회, 중부경찰서 쌍용빌딩 방향으로 골뱅이집이 모여있는 골목. 길 좌우로 십여 개의 골뱅이 전문점이 영업 중이다.

집집마다 붙어있는 100% 자연산을 쓴다는 문구에 혹하면 안 된다. 골뱅이는 양식산이 없으니 100% 자연산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골뱅이 골목에서도 감칠맛 나기로 유명한 ‘주문진골뱅이’의 주보홍(54) 사장은 “인근 백병원의 김진구 교수는 우리 가게 골뱅이가 아니면 먹지 않을 정도로 단골이다. 국회의원과 영화감독 분들도 많이 온다”고 했다. 주씨의 가게는 플라스틱 그릇은 일절 쓰지 않고 태양초 고추를 직접 사다 빻아 쓴다는 것이 알려져 골목 구석 끝에 자리잡고 있지만 미국인과 일본인 단골손님까지 두고 있다.

또 주씨는 맥주공장에 직접 찾아가 생맥주 기계 사용과 관리를 교육받고 ‘생맥주 명장 인증서’를 받아왔을 정도다. 이 집은 매년 12월 초 골뱅이를 시키면 술은 공짜로 주는 날을 정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을지로 골뱅이 골목의 골뱅이 전문점에서는 골뱅이무침을 직접 비벼먹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계란말이, 야채모듬 등 다양한 서브 안주도 맛볼 수 있다. 골뱅이 전문점의 주인들은 “골뱅이 요리 맛내기는 통조림에 든 국물에서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서 만난 한 손님은 “일반 호프집에서 쓰는 제품은 화학조미료나 간장 등의 첨가물로 맛을 내기 때문에 생골뱅이를 찔 때 생기는 육수를 이용해 만드는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 유통되는) 골뱅이 국물 맛과 비교할 수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골뱅이 매니아 김모씨는 “정품 골뱅이를 쓴다면서 다른 제품을 속여 내거나 정량이 못 미치게 덜어내는 업소가 있으니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주문할 때 골뱅이 깡통을 그대로 주면 직접 따서 넣겠다고 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출처 - 조선일보
양가온 인턴기자(이화여대 국문과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