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山寺에서 보내는 하룻밤

아기 달맞이 2009. 11. 21. 07:52

정신없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한 번쯤은 있다. 그럴 때 사찰 여행을 떠나보자. 하루 정도 사찰에 머 물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찰에서 머물면 자연과 불교문화를 동시에 체험하며 마음과 육체 의 휴식을 동시에 취할 수 있어 좋다. 꼭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사찰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사찰에서 하루를 보내고 정갈 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아침은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하다.
각 사찰은 그 나름대로의 고유한 역사와 향기를 지니고 있다. 사찰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면서 음미해보는 것은 괜찮은 사찰 관람법이다. 또한 산에 있는 사찰 주변의 숲길을 걸어도 좋다. 이런 소소한 활동으로도 마음은 한결 여유로워진다. 마냥 장난꾸러기이던 아이들도 사찰에서 하루를 머물고 오면 점잖고 의젓한 아이로 변한다고 한다. 또한 저녁때 나누는 스님과의 속 깊은 대화는 인생의 가르침을 준다.
사찰과의 인연을 맺기 위해서는 가보고 싶은 사찰에 미리 전화해서 남는 방사(房舍)가 있는지 문의해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사찰은 전문 숙박업소가 아니기 때문에 숙박시설이 완벽한 체계를 갖추어서 마련되어 있지는 않아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 해야 한다. 그리고 사찰의 문화는 따라주어야 하기 때문에 육류나 주류와 같은 음식을 따로 싸 가지고 가는 것은 예의에 어긋 나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1. 양산 통도사
석가모니의 설법지인 인도의 영축산과 통한다고 해서 ‘통도(通度)’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통도사 산문을 들어서면 계곡을 따라 겹겹이 우거진 소나무숲이 보인다. 요즘은 승용차를 이용해서 새로 난 길로 주차장까지 가기 때문에 이 길을 걷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도사를 찾았다면 이 길을 걸어보자. 솔 냄새가 향긋하다. 산모퉁이 주변에 바위가 많은데, 거기에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잘 살펴보면 조선 후기 풍속화가로 유명한 ‘김홍도(金弘道)’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워 낙 큰 절이라 주변에 온천, 놀이공원, 골프장 등이 많아 관광하기에 편리하다.
※ 규모가 큰 사찰이지만 방사가 넉넉지는 않다. 행사도 많고 찾는 사람도 많기 때문. 하루 묵 어가려면 미리 연락해서 방이 남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숙박비를 따로 정해놓지 않았으며, 하루 묵은 손님이 성의껏 지불하면 된다. 입장료는 따로 있다.
문의 055-382-7182, www.tongdosa.or.kr 찾아가는 길 경부 고속도로 부산 방향으로 진입한 후 통도사인터체인지에서 빠진다. 보광고등학교 쪽으로 쭉 따라 올라가다가 우회전하면 통도사 로 가는 길이 나온다. 주차도 가능하다. 입장료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2. 합천 해인사
해인사의 자연환경은 보통 셋으로 나눠서 구분한다. 일주문 전까지의 홍류동계곡, 일주문에서부 터 해인사 경내, 마지막으로 가야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해인사를 대표하는 자연 경관이다. 가야산은 해동 제일의 명산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절 뒤의 소나무와 바위의 조화가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가야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은 조 선 8경의 하나로 이름나 있다. 또한 고불암, 보현암, 홍제암 등 10여 개의 산내 암자들은 스님과 신도들의 숙소로 쓰인다.
※ 하루 머무는 데 1만원을 받는다. 예약은 받지 않고 당일 방사 사정에 따라 묵을 수 있다. 개인용 방은 따로 없고 대중방사만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큰 편이라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55-934-3002, www.haeinsa.or.kr 찾아가는 길 88올림픽고속도로의 해인사인터체인지에서 가야산(해인사) 방면 1033번 지방도를 따라 북쪽으로 14km 정도 올라오면 된다.

3. 오대산 월정사
만월산을 배경으로 전나무숲에 둘러싸인 신라의 고찰 월정사. 사찰 앞을 흐르는 오대천과, 금강 연을 헤엄치는 천연기념물 열목어도 월정사를 대표하는 것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전각) 가운데 하나인 오대산 적멸보궁이 있다. 또한 문수보살의 성지인 상원사 등의 불교 성지가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다. 사찰 입구에서부터 빼곡히 들어선 전나무숲도 장관을 이룬다. 사찰에 머물면서 가까운 상원사까지 산보를 하거나 오대산 소금강에 다녀오면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오후 4시까지 당일 예약을 받는다. 하루 머무는 데 1인당 1만 5000원이다.
문의 033-332-6664, www.woljeongsa.org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진부인터체인지에서 6번 국도로 빠져 4km 정도 가면 월정주유소 삼거리가 나온다. 주유소 앞에서 좌 회전을 해서 간평교를 건너면 또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좌회전을 하면 월정사 주차장이 나온다.

4. 서산 부석사
부석사 하면 흔히 영주 부석사를 떠올리지만, 서산에도 부석사가 있다. 이 두 부석사는 창건설화도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에 관한 이야기로 비슷하다고 한다. 부석사는 도비산 중턱에 길게 누운 소 형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부석사 마당에 서면 눈앞에 서해 바다가 펼쳐지는데, 멀리 물 위에 뜬 것처럼 보이는 부석도 보인다. 조수 간만의 차에도 상관없이 항상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근처의 서산마애 삼존불상을 찾아가서 백제 예술의 극치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코스이다. 단아한 사찰의 모습 과 아름다운 주변 경관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사찰의 기운이 좋아서 일부러 마음을 비우러 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생태체험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
하룻밤에 3만원의 숙박비를 받으며, 머물다 가는 손님을 위해 황토방을 마련해놓았다. 개인방사, 가족방사, 단체방사 등 크기도 다양하다. 주말에는 템플스테이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방 사가 없을 가능성이 높으니 미리 연락해야 한다.
문의 041-662-3824, www.busuksa.com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인터 체인지에서 서산 시내로 진입한다. 의료원사거리에서 15분 정도 가면 전자랜드21 사거리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좌회전을 하고, 500m쯤 더 가서 안면도·간월도 방면으로 좌회전을 한다. 10분 정도 올라가면 부석사가 나온다.

5. 영천 은해사
웅장한 모습이 마치 은빛 바다가 춤추는 극락정토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은해사이다. 은해사를 구성하는 암자들 은 역사가 깊고, 건물들이 특색이 있다. 그 암자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는 것도 좋은 기행인데, 한 번에 다 찾기는 힘들므로 계획을 세워 순례하는 것이 좋다. 은해사는 추사체의 보고. 일주문을 지나 산사 길을 따라가면 커다란 2층 누각이 나오는데, 그 편액을 추사가 썼다. 대웅전의 편액, 은해사 성보박물관에서는 더 많은 추사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은해사에서 동봉, 선본 재, 갓바위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가보자.
하루 묵으려면 미리 예약해야 한다. 방사가 있을 때만 손님들 에게 방을 내어주기 때문. 숙박비는 따로 책정되어 있지 않으며, 머물다 가는 손님들이 성의를 표시하면 된다.
문의 054-335-3318, www.eunhae-sa.org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에서 경산 나들목을 지나 하양에서 919번 지방도로에 진입한다. 청통면사무소를 지나서 쭉 따라 올라가면 은해사를 찾을 수 있다.

6. 보성 대원사
대원사는 볼거리가 많은데, 벚꽃축제, 연꽃축제, 산사음악회, 티베트박물관, 태아령천도, 구품연지 등을 볼 수 있다. 호남의 수많은 산과 계곡 중에 으뜸으로 꼽히는 대원사 계곡도 산책해보자. 호남에서 가장 깊고, 좁고, 깨끗한 계곡이다. 대원 사 벚꽃길도 유명한데, 계곡과 어우러져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경내에 있는 많은 나무들에는 가지마다 경구가 걸려 있어 이것 들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마음을 정리하는 한 방법이다. 근처에 서재필 생가와 기념공원이 있고, 보성녹차, 벌교유기 등 특 산품도 만나볼 수 있다.
비어 있는 방사에는 손님이 머물 수 있다. 숙박비도 따로 책 정하지 않았다. 성의껏 받겠다는 사찰의 뜻. 독방도 있고, 단체방도 있다.
문의 061-852-1755, www.daewonsa.or.kr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주암인 터체인지에서 주암호 방면으로 진입한 후 대원사 벚꽃길을 따라 찾아가면 된다.

 

 자료제공 : 우먼센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