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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거는 뭐야?" "응, 그건 엄마 어렸을 때 집을 따뜻하게 해주는 거였어. 그런데 잘못 다뤘다가 온 집안 식구가 고생했던 적도 있었지."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만큼은 풍성했던 옛날 그 시절을 떠올리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게 마련이다. 친구들과는 그 시절을 추억하며 잠시나마 정겨웠던 정서를 느끼고, 가족들과는 세대를 넘어 그 시절을 하나의 교육적인 가치로 받아들이며 추억을 역사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그러한 느낌들을 생생하게 받아들이고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인 추억의 거리가 바로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 주변에 조성돼 새로운 추억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민속박물관 우측에 위치한 야외전시장에 마련된 추억의 거리는 1960년대까지 서울 도심을 누볐던 전차 모형을 비롯해 이발소, 만화방, 다방, 양장점, 국밥집 등 1960-70년대의 일상 생활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단순한 모형 재현이 아니라 타임머신을 타고 당시로 돌아간 듯 있는 그대로 환경을 조성해 많은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시키고 있다.
겨울을 따뜻하게 나게 해 주는 연탄이 골목 곳곳에 쌓인 가운데, 깜깜한 밤 골목을 밝히던 가로등 아래 비춰지는 ‘반공 방첩’, ‘산불 조심’ 등의 게시판 포스터는 ‘그 땐 그랬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좁디 좁은 낡은 의자에 앉아 재미있는 만화책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었던 만화방과 빡빡 머리로 깎아주는 이발사들이 기억에 남을 이발소, 어엿한 청년이 돼가는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간직할 수 있는 사진관은 지금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어도 정겨웠던 정서만큼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다.
다방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해 일을 마치고는 국밥집에 가서 고단했던 하루를 풀어내는 어른들의 일상 또한 우리에게 기억에 남을 소중한 추억 가운데 하나다. 땀을 뻘뻘 흘리며 손수레를 끄는 사람들 사이로 우리나라 차의 자부심으로 여겼던 포니의 당당했던 자태는 당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다. 그랬던 당시의 일들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아이는 이제 수십년이 지나 어른으로 자라 당시의 기억을 하나하나 더듬는다. 그 기억들을 떠올릴 때마다 사람들은 ‘맞아. 그 때는 그런 것도 좋아했었지’라며 맞장구를 치며 어린 아이처럼 좋아한다. 그리고는 함께 했던 옛 친구들, 그리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제는 옛 것이 돼버린 소중한 추억들. 하지만 그 옛 것들을 이제는 하나의 민속사적인 가치로 여기며 모든 세대가 공유하고 이해하는 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그저 박제를 전시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창출하려는 ‘추억의 거리’는 그러한 면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 같다. 오랜만에 향수를 느껴보거나 좋은 추억을 충분히 나눠보고 싶다면 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를 찾아가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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