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찬바람 불면~ 생각난다 따끈한 국물요리

아기 달맞이 2009. 10. 29. 20:48

주제가 있는 맛집

완연한 가을이다. 아침이 쌀쌀하고 저녁이 스산하다. 냉면, 콩국수를 원하던 몸이 어느덧 뜨끈한 전골, 국물요리를 원하고 있다. 입맛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가을철 국물 맛집을 찾아가 본다.

하루에 300그릇 ‘신사동 우신설농탕’

가마솥에 소고기와 내장, 뼈를 넣고 고아서 우려낸 뽀얀 국을 설렁탕이라 부른다. 몽골에서 부터 유래하여 고려시대부터 즐겨 먹었던 음식이라 알려져 있다. 감기에 걸리거나 몸에 기력이 없을 때 사람들은 설렁탕을 찾으며 체력회복이나 입맛을 살려왔다.

우신설농탕은 30여년 전통을 가진 설렁탕 전문점으로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최근 우윳빛깔의 진득한 국물을 보여주는 여느 설렁탕집과 달리 맑고 뽀얀 국물이 깔끔하다.

설렁탕과 함께 나오는 찬은 직접 담근 겉절이 김치와 풋고추뿐이지만 이곳의 설렁탕과 함께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깔끔한 국물은 기름기가 적어 아무리 먹어도 느끼하지 않으며 송송 썬 파와 알싸하게 어울리며 속을 따뜻하게 데워 준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양지삼겹살이 푸짐하게 들어있어 밥 한공기와 김치만으로 풍성한 만찬이다. 또한 하루 300그릇만을 한정 판매하여 설렁탕이 완판 되면 가게 문을 닫아버리는 멋있는 곳이기도하다. 300그릇이라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은 양이기 때문에 운이 없다면 허망하게 발길을 돌려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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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 설렁탕 7000~8000원, 우신탕 7000~8000원, 맛곰탕 9000~1만원, 꼬리곰탕 1만5000원

영업시간 : 7:00~22:00 찾아가는 길 : 3호선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도보 3분 문의 : 542-9288

100% 개인 취향 샤부샤부 ‘홍대앞 샤오훼이양’

샤오훼이양은 중국은 물론 미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에 진출해 있는 프랜차이즈다.

이곳은 다른 샤부샤부집과 달리 개인 화로를 사용하는 게 특징. 즉, 커다란 전골냄비를 가운데 놓고 국자로 떠먹는 방식이 아닌, 개인 화로와 개인 냄비에 끓여먹는 방식이다.

개인 화로를 이용하는 이유는 한국 사람들의 양고기에 대한 편견 때문. 공동 전골냄비를 사용할 경우 소고기와 양고기가 함께 들어갈 수도 있는데, 양고기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당황하기 때문. 하지만 양고기에 대한 편견은 적어도 샤부샤부에서는 필요 없는 일이다. 고기가 두툼하다면 모를까, 사실 얇게 썬 고기는 소고기든 양고기든, 심지어 돼지고기도 그 맛을 음미하지 않는 한 단박에 구별할 수는 없다. 샤오훼이양에 가서 주문을 할 때는 먼저 탕(육수)과 고기와 야채를 개인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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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 코스요리 1만6000원, 탕 각각 5000원, 점심 메뉴 8000원 영업시간 : 11:00~23:00

찾아가는 길 : 홍대입구 사거리에서 홍대 정문 방향으로 30m 오른쪽 미스터도넛 있는 새 건물 2층 문의 : 336-3133

가을에도 삼계탕 ‘논현동 향계원’

삼계탕은 닭의 속을 인삼, 찹쌀, 대추 등으로 통통하게 채운 후 푹 삶아 우려낸 국물과 함께 먹는 우리 전통 요리다. 영양과 맛이 훌륭하기 때문에 한국사람 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에게 더욱 호평 받고 있다. 삼계탕은 여름철에 먹는 보양 음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지금 같은 날씨에 더욱 어울리는 요리다. 몸에서 열을 내주는 닭의 성질 때문에 살짝 쌀쌀해졌을 때 삼계탕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향기 나는 닭’이라는 뜻의 향계원은 전북 진안의 목장에서 키운 닭을 사용해서 삼계탕을 만드는 삼계탕 전문점이다. 4~5개월 동안 청정지역에서 황토를 밟으며 자란 닭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중에서 파는 닭보다 몇 배가 비싸다. 삼계탕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러나온 국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닭뼈와 닭발을 이용하여 2~3일 동안 우려낸 육수를 따로 조리하기 때문에 잡맛이 없는 담백함이 우러난다.

좀 더 고급스러운 삼계탕을 먹고 싶다면 전복이나 산삼을 추가하여 특별한 건강을 챙겨도 좋겠다. 밑반찬도 무공해 채소만을 사용하여 웬만한 한정식 식당을 연상케 한다. 조금 높은 가격이지만 가치 있는 맛을 위해 한번쯤 투자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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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 토종삼계탕 2만5000원, 토종 전복삼계탕 3만원, 토종 전복 삼계탕 정식 4만원, 토종 산삼 삼계탕 정식 6만원

영업시간 : 11:30~23:00

찾아가는 길 : 학동사거리에서 강남구청역 방향으로 직진 후 사거리에서 우회전 50m 직진

문의 : 3445-9903, www.마령농장.kr

가을이라 더 좋은 ‘구의동 남원골 추어탕’

여름 보양식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는 추어탕 역시 가을에 먹으면 더욱 맛있는 요리다. 추어탕은 미꾸라지에 고추장과 각종 야채를 넣어 얼큰하게 만든 요리다. 주로 으깬 미꾸라지를 기본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요리 방법이다.

남원골 추어탕은 광진구 선정 맛집으로 매스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입소문이 발굴해낸 곳이다. 이곳의 추어탕은 미꾸라지에 소금을 뿌려 깨끗하게 만든 후 뜨거운 솥에서 참기름과 함께 익힌 후 고운 체로 속살을 추려 추어탕의 원액을 만들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공정이지만 정성을 다해 매일 반복의 과정이다. 남원골 추어탕에서는 미꾸라지를 갈아서 만든 추어탕은 물론이고 갈지 않고 통으로 끓인 미꾸라지를 사용한 ‘통 추어탕’을 먹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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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 추어탕 8000원, 통 추어탕 1만원, 추어튀김 대 2만3000원 / 소 1만3000원

메기 매운탕 대 3만5000원, 소 2만5000원

영업시간 : 10:00~22:30 찾아가는 길 : 구의역 6번출구에서 올림픽대로 북단방향으로 200m 직진

문의 : 447-9466

계절의 든든한 친구 ‘응암동 대림감자국’

한번 먹으면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의 맛 감자탕은 아이러니하게도 감자가 아닌 돼지고기가 메인이다. 돼지 등뼈, 목뼈 등을 푹 삶아 감자, 야채, 양념장과 함께 끓이면 얼큰하지만 달달한 감자탕이 완성된다.

감자탕은 오랫동안 서민들의 든든한 먹을거리이자 약주의 동반자로 활약해왔다. 대림시장의 감자국 골목에서 30년 넘게 운영한 대림 감자국은 IMF이후 눈에 띄게 사라져간 감자국 골목의 가게들 가운데서도 꿋꿋이 버텨오고 있다. 4시간동안 우려낸 육수를 베이스로 등뼈, 목, 가슴, 꼬리 등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사용하여 더욱 깊은 맛의 국물을 만들어낸다. 감자와 돼지고기는 주방에서 1차로 푹 삶은 후 손님의 테이블에서 한번 더 푹 익혀낸다. 두 번 조리는 방식으로 더 부드러운 고기를 한시라도 빨리 먹을 수 있다.

오직 감자탕 한 가지 메뉴만으로 30여년간 이어온 대림감자국의 전통은 이제 아버지에서 아들에게로 전수되었다. 맛있는 음식이 같은 맛으로 오래도록 유지되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인심 속에서 훈훈한 가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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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 뼈다귀 감자국 2만~3만8000원, 점심 6000원

영업시간 : 평일 07:00~05:00, 주말 24시간 영업

찾아가는 길 : 응암동 대림시장 감자국골목 입구 오른편

문의 : 306-6535

채식주의 식단 ‘지오버섯매운탕’

매운탕은 말 그대로 매운맛을 내는 탕이라는 뜻으로 메인이 되는 재료에 따라 이름이 붙여진다. 생선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양파, 미나리, 쑥갓 등의 야채와 고추로 간을 하여 끓여먹는 음식이다.

지오버섯매운탕은 18년째 젊은이들의 출출한 배를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채워주는 명물이다. 냄비를 가득채운 오동통한 버섯과 직접 뽑은 칼국수의 면과 야채를 넣고 테이블에서 끓인다. 버섯이 오래 끓으면서 처음의 칼칼한 매운맛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부드럽게 변한다. 매운탕과 칼국수를 다 먹은 후에 남은 스프에다가 밥, 김, 각종 야채와 달걀을 넣고 볶아주는 고소한 볶음밥까지 든든하다. 1년여 전 지금의 장소로 이전하면서 포장마차 같던 전의 분위기가 깔끔하게 정돈 되었다. 또한 이전 후에도 잊지 않고 찾아오는 단골들을 위해 백김치를 직접 담아 반찬으로 추가했는데 버섯매운탕과 잘 어울리는 깔끔한 맛이다.

일본의 다양한 매스컴에 자주 노출되면서 장소를 이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물어물어 홍대의 골목을 찾아오는 일본 관광객들이 많다. 매콤한 음식이 끌리는 요즘 한번 들러 대학시절의 낭만에 젖어봄직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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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 버섯매운탕 6000원, 오초무침 7000원, 콩오삼 8000원,

오튀 7000원, 소고기사리 5000원

영업시간 : 평일 10:00~05:00

찾아가는 길 : 홍대 상상마당에서 공영공원으로 100m 직진 후 왼편

문의 : 323-1093

곰탕명가 ‘하동관’

너무도 유명한 곰탕집 하동관은 1943년에 을지로에 문을 연 65년 전통의 곰탕 명가다. 박정희, 김대중 등 전 대통령들과, 프로레슬러 김일 등 유명 인사들의 단골집이기도 했던 이곳은 맑고 깊은 국물맛이 매력이다. 국물을 내는 소고기는 양지와 사태 중에서도 지방이 적은 살코기를 사용한다. 재료는 반나절 가량 손질하며 끓이는 내내 계속 기름을 걷어 내기 때문에 그 맛이 깊고 깔끔하다. 얇게 썰린 쫄깃한 내장살과 담백하고 부드러운 양지살이 듬뿍 담겨 나온다. 음식값을 먼저 내면 식권을 주고, 음식을 가져온 종업원에세 식권을 주면 된다. 또한 카운터에서 파는 날 계란을 사서 곰탕에 넣어 먹으면 1940년대 사람들이 먹던 곰탕 맛을 재현하며 먹을 수 있다. 또한 깍국(깍두기 국물의 줄임말)을 주문하면 곰탕에 깍두기 국물을 넣어, 보다 개운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하동관에는 두 가지 곰탕이 있는데, 보통은 한 가지 종류의 고기만 들어가고 특곰탕에는 두 가지 종류의 고기를 넣을 수 있다. 밥은 조금만, 고기는 많이 먹고 싶다면 `맛배기`를 주문하면 된다.



메뉴 : 곰탕 8000원, 특곰탕 1만원, 수육 4만원

영업시간 : 07:00~16:30 매달 첫째 셋째 일요일 휴무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3번 출구, 우측 일방통행 길로 50m 직진

문의 : 776-5656

[글과 사진 = 신소희 프리랜서 / 이영근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