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찰나의 풍미반찬-단풍들깻잎장아찌

아기 달맞이 2009. 10. 12. 06:14

우리 집에서는 해 마다 만들어먹고 있고 수년에 걸쳐 여러 사람으로부터의 평가를 통해 인정을 받은 것으로서 정확히 때를 맞춰 따서 만들어야만 부드럽고 짙지 않으면서도 입안가득 특유한 향기를 내는 반찬이 있어 소개한다.


정확히 때를 맞춘다함은 모든 음식이 그러하듯 음식에 가장 적합한 재료를 얻어야 하는데 요즈음이 가장 알맞은 시기이고 이 반찬을 만드는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내 아내이기 때문에 아내의 협조를 얻어 소개하는 것임도 밝혀둔다.


오늘 우리의 특별 소개 반찬은 단풍들깻잎장아찌다.


이 반찬의 원료는 들깻잎, 그 중에서도 노랗거나 또는 베이지색으로 물들어 낙엽이 지기 직전의 단풍이 든 들깻잎 즉 단풍들깻잎이다.


들깨나 들깻잎을 모르는 분들은 없으시겠지만 단풍들깻잎을 처음 들어 보시는 분은 꽤 있으리라. 들깨씨가 여무는 시기가 바로 요즘이고 이 들깻잎은 단풍이 들었다가 어느 사이엔가 낙엽으로 떨어져 버린다. 급격한 일교차로 인해 멀쩡히 달려있던 잎이 하루저녁사이에 몽땅 떨어져 버려 타이밍을 놓쳐 버리기도 한다. 때문에 가장 적당한 때를 맞춰 단풍이 든 들깻잎을 따야만 하는 것이 이 반찬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이에 걸 맞는 새 이름을 지으라고 하면 ‘찰나(刹那)의 풍미반찬’이라고 붙이고 싶다.


들깻잎을 생으로 먹거나 무침 또는 장아찌로 만들어 먹을 때 깻잎이나 잎줄기가 입속에서 겉도는 느낌이나 덜 씹히는 느낌 또는 향이 너무 강하여 역하거나 풋내가 나는 수가 있으나 이 단풍깻잎으로 만들면 이런 느낌이나 향이 나지 않는다.


싱싱하고 깨끗한 단풍들깻잎만 준비되면 그 다음과정을 비교적 간단하다.


추석연휴가 끝나는 날 우리집 가족들이 단풍들깻잎장아찌 만드는 과정을 사진과 함께 보기로 하자.


우선 단풍이 적당히 들어 따기에 알맞은 들깨 밭 모습으로 밭 전체가 밝은 노란빛이면 제일 알맞게 익은 것이다.

PA045047-1.jpg

 

들깻잎에 가장 적당히 단풍이 든 상태를 가까이에서 보면 다음사진과 같이 깨끗하고 색감이 곱다.

PA045053-1.jpg

 

PA045054-1.jpg

 

가장 알맞게 단풍이 든 들깻잎은 깨끗한 것으로 골라 한 잎씩 딴다.

PA045107-1.jpg

 


딴 들깻잎은 선별하고 긴 잎 꼭지는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 한 움큼(20여장)씩 말아서 실 등으로 묶는다.(끓는 물에 데치거나 소금물에 절이는 등 과정에서 흐트러지지 않고 일하기가 쉽다)

PA045111-1.jpg

 

PA055113-1.jpg

 

1).오래두고 먹을 것은 적당한 염도로 소금물에 절여 보관해 둔다.

    -깻잎이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양파자루에 차곡차곡 넣어 소금물에 잠기도록 하여 무거운 돌 등으로 눌러 보관해야한다.

    -소금물에서 꺼내어 먹기에 알맞게 탈염(脫鹽-소금기를 없앰)시킨 후 솥에 찐 다음 물에 헹궈무거운 돌 등으로 눌러 물기를 없앤다.

 

2).바로 먹을 것은 꿇는 물에 데쳐낸다.

    -양파자루에 넣어 무거운 돌 등으로 눌러 물기를 없앤다.


3).양념 등

   -간장을 끓이고 양념을 하여 깻잎사이사이에 발라 먹거나 적당히 간만 맞추어 먹어도 특유의 향기가 입안 가득하고 씹는 촉감이 부드럽다.

 

아래 사진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올해 새로만든 우리집만의 단풍들깻잎장아찌이다.

PA075185-1.jpg

 

찰나의 시간을 놓지지 말고 전원에 나가 나만의 단풍들깻잎장아찌로 가족들의 입맛을 살려보자.

 

명심해야할 일이 있다.

 

따기에 알맞는 들깨 밭이 있다고 주인의 허락없이 밭에 들어가서는 않된다.혹여 주인의 허락을 얻었다 해도 다된 들깨농사를 망치지 않도록 들깨줄기를 잘 살피면서 따야한다.

들깨농사의 주 목적은 들깨를 수확하기 위해서이고 들깻잎은 들깨농사의 부산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