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기로 한가해 보이는 겨울의 넉넉한 들판, 고즈넉한 농촌 풍경이 포근하고 정감 있게 다가서는 그곳, 보성군 문덕면 죽산리 대원사 벚꽃 길 주변에 벌써 입소문 자자한 청광도예원(061-853-4125)이 있다.
소설 ‘태백산맥’이 탄생한 녹차의 고장 보성은 이름처럼 보배로운 곳으로 먹을 것, 볼 것, 즐길 것이 풍성한 고장이다. 그 중에서도 순천과 밀접한 지역에 위치한 청광도예원을 찾아가려면 순천IC(송광사 방향 27번 국도와 광주·보성 방향 15번 국도를 이용)나 주암IC에서 가깝다.
굴뚝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찻집으로 들어가는 문. 찻집의 문이라기 보다는 정겨운 친구의 집처럼 대문 들어서기도 감흥이 난다. 옛날 문양을 살린 대문이 멋스럽다.
청광도예원과 찻집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다 멋진 작품이다. 벽을 뚫엇 표현한 저 예술적인 모습과 돌절구에 얼음이 얼어 마치 겨울풍경의 운치를 알려주는 듯한 모습과 초벌로 구워놓은 도자기 작품들이 길손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마음을 설레게 한다.
찻집의 천장.... 나무와 무명천의 조화로움이 한눈에 보인다.
그 어떤 조각품이나 조형물보다 아름다운 천정....나무와 나무...그리고 황토흙과 무명천이 따뜻하고 아늑한 지붕아래...멋을 만들냈다.
메타세콰이어 줄지어 늘어선 길을 달리며 주암호를 따라 내려오다가 서재필 기념관을 지나 대원사 가는 길로 들어서면 좌측에 작은 동산아래 야트막하게 자리 잡은 청광도예원이 있는데 생활자기와 도자기 작품을 빗어내는 도방과 함께 도예가 청광 김기찬씨의 아내가 손수 음식을 요리해주는 차집이 나란히 서있다.
주변 전체가 문화유적지요 그림 같은 풍경인데 도예원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마치 작은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얼음이 얼어있는 돌절구, 무심한 듯 놓여있는 도자기 황토벽과 나무의 조화는 어느 곳을 둘러봐도 자연 속에 울리는 세레나데이다.
찻집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리움이 왈칵 솟을 것 같은데 자연의 질감이 느껴지는 나무탁자와 의자들 사이로 겨울의 운치를 불러들이는 커다란 난로가 훈훈한 분위기를 만든다. 옹기로 만든 물주전자에는 따뜻한 물이 담겨있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는 나그네의 시장기를 달래주며 노오란 속살을 드러낸다.
자연 그대로의 나무기둥이 찻집을 떠받들어주고 있는 실내. 멋과 맛에 황홀해진다. 질그릇으로 만든 주전자와 물컵에 따뜻한 오차가 길손을 맞이하고...훈훈한 정에 포근해진다.
추위와 운전에 지친 심신이 잠깐의 휴식으로 편안해질 때쯤 마치 전시관에 들어온 듯 찻집 안에 빼곡한 청강선생의 작품의 개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기부터 시작해 작은 소품에서 커다란 도자기까지......정감 깊은 도자기들은 어느새 길손의 눈을 사로잡더니 마음까지 사로잡아버린다.
잠시 달래놓은 시장기가 느껴지자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역시 청담선생이 직접구운 투박한 질그릇에 담겨 나오는 음식은 수수하지만 정갈하고 맛깔스럽다. 나물무침은 고소하고 야채는 탄력 넘치는 식감을 자랑한다.
(씹으면 아삭아삭하고 싱싱한 야채들....적절한 양념으로 만들어진 정성의 밥상.)
기어코 주인을 졸라서 얻어간 다기....가 요아래 있다. ㅋㅋㅋ
결코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음식과 자연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는 곳 바로 청광도예원은 잃어버린 순수를 찾아주는 단비처럼 길손의 마음을 적셔주고 따뜻한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채워주기에 충분한 곳이다. 일상에 지친다면 가끔 훌쩍 떠나올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보성군 문덕면의 청광도예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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