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장과 옛날 직장후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문상을 다녀왔답니다
가는길에 대장과 오랜만에 덕수궁 돌담길을 팔장끼고 ㅎㅎㅎ
옛날 생각많이 나더군요
물안개 젊은 시절 남산하고 덕수궁 돌담길을 테이트하면
깨진다는 속설이 있었답니다
님들 혹시 들어보신적 있나요
젊은 시절 잘나가시던 님들이라면 아실걸요
돌담길은 길도 넓어지고 잘 정비가 되었더군요
직장인들이 퇴근할 시간이라서
지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군요
추워서인지 테이트 기분 내는 사람들보다는
종종걸음으로 ...
미대사관 앞에는 경관들이 보초서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잠시 옛추억에 젖어보았답니다
문상 끝나고 대한일보빌딩 근처에 대장과함께
자주가던 차집도 찾아보고 ㅎㅎㅎ
결혼전 대장 스라이드 전시회 하던 장소도 찾아보았는데
그자리는 음식점으로 변해있더군요
물안개는 가끔 모임에서 흥겹게 놀면서도
귀가 시간에 신경써야 하고
아무리 분위기 좋아도
해가 지기 전 집으로 달음질 치는 여자랍니다
나이 오십을 넘기고도 아니 머지않아 60십이 될 물안개
외출허가증에 꼭 꼭 도장을 받는 여자
바로 물안개가 사는 법이지요
가끔은 왜 그러구 사냐고
하는 눈길을 받기도 하지만,
내 스스로 정해놓은 굴레를 벗어나 본 적도
벗어나려 애쓴적도 없답니다
인간이기에 간혹 나를
남편의 허락없이 낮선곳으로
이동시켜 놓고 싶을때도 있지만
그건늘 생각뿐 ㅎㅎㅎㅎㅎ
그래도 결국은 나 스스로 짊어진 부자유에
익숙해 하며 이렇게 사는걸 당연시 하지요
그리고 아주 편합니다
3-4년 연애기간을 거쳐
34년전 서로 가정을 꾸리고
대장은 살아가면서 가장 우선을
가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요
오직 가정을 위해서 너무나
많은것를 포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런 물안개도 ㅎㅎㅎ
착실히 살아온 대장이 어느날,
지난온 삶이 너무 허무 했다고
생각할적도 있었겠지요?
모범생으로 살아오기도 힘들었을텐데
때론 딴짓도 해보고 싫었을거야
아니 한적도 있었겠지
물안개한테 들키지 않았을뿐 ㅋㅋㅋㅋ
젊을때 속섞이며 살아온 남편들을
늙어서 찬밥 취급하며
복수하듯 사는 여자들도 많다던데
정말 많이봅니다
젊은 청춘 성실히 살아준 대장
이제 대장기분 맞추어 주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았왔지만 더 많이
내가 외출허가증을 내어밀 때
허락해 달라고 조심스레 말할 때
대장은 가장 기분 좋아하지요
아직도 물안개 자기에게 소속되어 있다는
가장으로서의 위엄이랄까요 ?
조금 늦으면 미안해서
말 많아지는 물안개 보며
조금은 흐믓해하길 바라면서
결국은 함께 가야할 길, 좋은게 좋다고 생각하는게
이 물안개가 34년을 살아온 방법인것 같습니다
님들은 어떤 방법으로 살아가는지요
날이 많이 춥네요
님들께 마음에 보시하나 할까요
춥은데 불 쪼이시라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