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시원하게 후루룩 냉국밥 한 그릇

아기 달맞이 2015. 8. 10. 07:44

아무리 요리 잘하는 엄마도 아침 밥상 차리기는 늘 고민거리. 이 달은 더운 여름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도토리묵밥과 오이물김치국밥이다.

 

도토리묵밥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입맛이 뚝 떨어져 아침 한 술 뜨는 게 숙제인 양 버거운 여름. 식탁에 앉아 밥알을 세는 일이 다반사인 둘째가 찬물에 밥을 말아 달라기에 아침부터 물 말아 먹으면 못쓴다고 억지로 된밥을 먹게 한 게 마음에 걸려 냉국을 만들어봤다. 밥을 국에 말아 먹으면 위액 분비가 안 되어 소화력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는 어떻게든 한 술이라도 더 넘길 수 있으면 그게 보약 아니겠나.

재료: (2인분) 뜨거운 밥 200g, 도토리묵 100g, 오이(4cm) 1토막, 다시마 1장(10×10cm), 물 2컵, 국간장 2작은술, 식초 1작은술, 설탕 ½작은술, 구운 김 5×5cm, 굵은소금 약간

1. 전날 저녁 물 2컵에 다시마를 넣고 1시간 이상 우려 맛국물로 쓰고 다시마는 건져 조림 등에 넣는다. 다시마국물에 국간장, 식초, 설탕을 넣어 간한 뒤 냉장고에 넣어둔다. 좀 짭짤한 정도면 되니 입맛에 따라 간장 양을 조절한다. 국간장을 넣으면 감칠맛이 나고 대신 소금을 넣으면 맛이 깔끔하다.

2. 도토리묵은 곱게 채 써는데, 되도록 길고 가늘게 썰어야 식감이 좋다.

3. 오이는 굵은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뒤 곱게 채 썰고, 구운 김도 채 썬다.

4. 그릇에 뜨거운 밥을 담고 찬 냉국을 부은 다음 도토리묵, 오이, 김을 올린다. 기호에 따라 참기름과 통깨 등을 뿌려 먹으면 고소한 맛이 좋다.

PLUS 곁들 이 반찬_ 김장아찌

원래 김에 간장양념을 한 장 한 장 발라가며 켜켜이 쌓아 맛이 배면 먹는다. 좀 더 간편하게 만들려면 간장:물:매실청을 동량으로 섞어 끓이고 완전 식으면 구운 김을 잘게 찢어 넣고 버무려 3~4일 뒤부터 먹으면 된다. 김장아찌에 송송 썬 실파와 통깨 등을 넣고 버무려 밥상에 낸다.

 

오이물김치국밥

오이물김치를 담가두면 며칠은 국 걱정을 던다. 하지만 대식구가 아니라면 소량씩 담가 먹는 게 좋다. 오이김치를 여러 번 실패해보고 얻은 교훈인데, 처음에는 맛있지만 2주만 지나도 촛국이 되기 십상. 오이를 끓는 소금물에 절이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새콤하게 익은 오이물김치에 식초, 설탕으로 간을 맞춰 소면이나 냉면을 말아 줘도 아이들이 잘 먹는다.

재료: 오이 2개, 미나리 4~6줄기, 쪽파(또는 실파) 2~3줄기, 마늘 2~3쪽, 생강 ½쪽, 양파 개, 찹쌀풀 2큰술(물 3큰술, 찹쌀가루 2큰술, 소금 1작은술), 소금물 2컵(물 2컵, 꽃소금 2큰술), 물 4컵, 소금 적당량

1. 오이는 길게 ¼등분해 3cm 길이로 썬다. 무르지 말라고 씨를 도려내기도 하는데, 끓는 소금물에 데치는 경우엔 생략해도 된다.

2. 오이에 소금물을 팔팔 끓여 붓고 1시간 정도 식혀 아삭하게 절여지면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3. 냄비에 찹쌀가루와 물을 넣고 고루 풀어서 중불에 올려 저어가며 끓인다. 기포가 올라오면 약불로 줄여 걸쭉해질 때까지 끓이다가 소금으로 간한 뒤 불을 끄고 식힌다.

4. 완전히 식은 찹쌀풀에 물을 붓고 소금을 넣어 약간 짭짤하게 간을 맞춘다. 김치통에 오이를 담고 이 국물을 붓는다.

5. 미나리는 잎을 떼어내고 줄기만 3cm 길이로 썰고, 쪽파는 매듭을 묶고, 마늘과 생강은 얇게 저며 ④에 섞는다. 양파는 썰지 말고 통째로 넣는다.

6. ⑤를 상온에 반나절 놔두고 국물에서 새콤한 맛이 나면 냉장고에 보관하고 다음날부터 먹는다. 기호에 따라 매실청이나 설탕을 더 넣어도 좋고, 먹을 때마다 따로 간을 해도 된다.

PLUS 곁들이 반찬_ 무말랭이

무말랭이 한 줌을 물에 가볍게 씻어 물 ½컵에 진간장 2작은술을 섞은 간장물에 담가 불린다. 물기를 꼭 짠 다음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볶아 깨소금을 뿌리면 오도독 씹는 맛이 좋은 밑반찬이 된다.

 

정혜숙 씨는요…

<베스트베이비>와 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으로 일해 온 그녀가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전업맘으로 변신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딸의 딱 한 뼘 모자라는 키도 따라잡고 입맛 까다로운 첫째를 휘어잡을 수 있는 밥상 차리기 연구가 그녀의 가장 큰 숙제. 평범한 재료로도 쉽고, 빠르고, 맛있게 건강한 아침 밥상 차리는 요령을 소개한다.

 

기획: 황선영 기자 | 글·요리: 정혜숙 | 사진: 이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