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유혹' 설탕의 모든 것①
된장찌개에도 설탕을 넣어라? 요리할 때면 망설이지 않고 설탕을 듬뿍 넣는 조리법으로 ‘슈가보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외식 사업가 백종원씨 덕에 요즘 설탕이 화제다. 집밥 스타일 음식을 만든다면서 몸에 해로운 설탕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데, 설탕은 정말 인체에 해가 되는 것일까? 설탕에 얽힌 오해와 진실을 들여다봤다.
- 일러스트=김성규 기자
“설탕 섭취는 심장병, 비만 및 눈·치아·피부·관절·간·암 발병과 연관성이 있다.”
영국 영양학자 존 유드킨이1972년 출간한 책 ‘설탕의 독(Pure, White and Deadly)’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유드킨은 설탕이 비만과 심장병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다.
유드킨에 따르면 설탕 섭취는 수명(壽命)에도 영향을 준다. 그는 “생후 한 달 된 쥐 28마리 중 절반에게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먹이를 주고, 나머지 절반에겐 설탕이 들어간 먹이를 주었더니 2년 후 설탕 없는 먹이를 준 집단에선 여덟 마리가, 설탕 먹이를 준 집단에서는 세 마리만 살아 있었다”면서 설탕 섭취가 수명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실험뿐 아니라 네덜란드, 미국 등에서 이루어진 유사한 실험도 근거로 삼았다.
유드킨의 주장은 여전히 설탕 유해론의 출발점이다. 많은 사람이 설탕은 비만과 심장병, 충치의 주범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좀 다르다. 설탕이 누명을 쓰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설탕 자체가 몸에 해롭다기보다는 과잉 섭취가 문제라는 이야기다.
‘맛이란 무엇인가’를 쓴 식품공학 전문가 최낙언 시아스 이사는 “‘설탕이 몸에 나쁘다’고 하는 것은 ‘밥이 몸에 나쁘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설탕은 몸속에서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돼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으로 간에 저장되는데, 밥의 주성분인 탄수화물 역시 소화가 되면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최 이사는 “다른 모든 음식과 마찬가지로 설탕도 과잉 섭취할 경우에만 해가 된다. 전체 식사량을 줄이면 비만과 당뇨를 방지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기보다는 ‘설탕’을 ‘범인’으로 지목해 공격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도 “설탕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인식은 일종의 ‘누명’”이라고 했다. 그는 설탕의 ‘반수치사량(半數致死量·LD50)’을 근거로 들었다. 반수치사량은 독성 물질의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용량과 독성 반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일정한 조건에서 실험동물에게 독성 물질을 투여할 경우 실험동물의 50%가 죽는 양'을 뜻한다. 하 교수는 “설탕의 반수치사량은 29.7g/㎏인 데 반해 소금의 반수치사량은 3.0g/㎏”이라면서 “독성으로 따지자면 소금이 설탕보다 몸에 더 나쁜데 사람들은 설탕이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성훈 신안산대학 식품생명과학과 교수는 “설탕이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는 건 어디까지나 과량을 섭취했을 때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당뇨를 비롯한 각종 대사증후군은 몸의 항상성이 깨지면 생기는데, 설탕뿐 아니라 모든 식품첨가물이 과량 섭취 시 몸의 항상성을 깨뜨린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설탕은 경계의 대상이다. 설탕의 주영양성분은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설탕으로만 열량을 섭취할 경우 영양 불균형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정 신한대 식품조리과학부 교수는 “설탕을 가리켜 ‘엠프티(empty) 칼로리’라고 한다. 영양가 없이 칼로리만 높다는 이야기”라면서 “음식에 설탕을 쓰는 건 영양 때문이 아니라 맛 때문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청소년들의 청량음료 과다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청량음료의 설탕 성분은 전체의 10% 정도로 200㎖짜리 캔 하나를 소비하면 20g의 당을 소비하게 된다. 1일 권장 적정 섭취량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양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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