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다섯 알 생굴을 먹으면 약이 필요 없다는 얘기가 있어요. 당뇨병 환자한테도 좋고, 수험생한테도 좋은 음식이죠.” 경남 통영의 굴 전문식당 ‘향토집’의 문복선(58·사진) 대표는 굴 자랑을 줄줄이 이어갔다. 문 대표는 지난 12∼14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호텔에서 열린 ‘어머니 손맛으로의 초대’ 행사에 주인공으로 참석했다. 제철 맞은 본고장 굴 요리를 호텔 레스토랑에서 선보였고, 반얀트리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요리교실도 진행했다.
문 대표가 운영하는 ‘향토집’은 하루에 굴 200㎏을 요리해 파는 통영의 대표 식당이다. 우리나라 굴의 80%를 생산하는 통영에 굴 전문식당이 없다는 걸 안타까워한 이웃 어민들의 권유에 따라 1994년 문을 열었다. “원래 통영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그때부터 내가 만든 음식이 맛있다면서 식당을 해 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죠. 서점에서 일본 요리책을 보며 굴 요리에 눈을 떴고, 히로시마 굴 전문식당에 가서 직접 먹어본 뒤 ‘나도 해 보자’ 했지요.” 요즘에도 매일 새벽 4시 장을 직접 보러 나가고, 굴과 계란만큼은 제일 비싼 종류를 골라 쓴다는 문 대표에게 ‘향토집’의 네 가지 대표 굴 요리 만드는 법을 배워봤다. 재료 맛에서 승부를 내는 요리여서인지, 만드는 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굴과 야채를 씻어 놓은 상태에서 요리를 시작했을 때, 음식 네 가지를 다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30분 남짓이었다.
1 영양굴밥
재료(1인분 기준)=굴 50g, 맵쌀 100g, 찹쌀 10g, 흑미 10g, 조 10g, 완두콩 5g, 표고버섯 5g, 수삼 5g 양념장 재료=진간장·참기름·깨소금·쪽파 약간씩
만드는 법=①맵쌀·찹쌀·흑미를 씻어 30분 이상 불린다. ②표고버섯은 정사각형으로 썰고, 수삼은 1∼2㎝ 간격으로 썰어 둔다. ③②에 ①과 조·완두콩을 섞어 밥을 짓는다. 물 양은 평소 밥 할 때보다 약간 적게 잡는다. ④뜸 들이기 직전 굴을 넣는다. ⑤양념장을 만들어 밥과 함께 내놓는다.
●처음부터 굴을 집어넣고 밥을 하면 굴이 쪼그라들고 질겨진다. 뜸 들일 때 넣어도 충분히 잘 익는다. 쌀은 반드시 미리 불려 놓아야 한다. 맵쌀과 찹쌀은 같은 물에 불려도 좋지만, 흑미는 분리해 둔다. 함께 불리면 밥 색깔이 지저분해진다. 굴밥에 밤·대추를 넣어도 좋다. 양념장은 각자 입맛에 맞게 만들면 되는데 진간장과 참기름을 4대1 정도로, 참기름이 좀 많다 싶게 섞는 게 맛이 좋다. 굴은 구입한 상태대로 보관했다 조리 직전 씻어 사용한다. 바닷물에 보관하는 게 좋기 때문이다. 단, 냉동 보관할 때는 먼저 씻은 뒤 보관해야 한다. 굴을 씻을 때는 굵은 소금을 넣어 가볍게 조물락거리다가 맑은 물로 서너 차례 헹구면 된다.
재료=굴 50g, 부추 10g, 팽이버섯 10g, 계란 2개, 홍고추 2개, 당근 10g, 부침가루 100g, 식용유·소금 약간씩
만드는 법=①부추·팽이버섯은 0.5㎝ 길이로 자르고, 당근·홍고추는 잘게 다져 둔다. ②계란물을 만들어 소금으로 약하게 간을 한 뒤 썰어 놓은 야채를 넣어 섞는다. ③부침가루에 굴을 넣어 버무린다. ④③을 ②에 넣어 잘 섞은 뒤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부친다. 굴전 하나에 큰 굴은 한 개, 작은 굴은 두 개 정도 들어가도록 부치는 게 좋다.
●신선한 굴은 빛깔이 밝고 표면에 광택이 있다. 또 까만 테가 선명한 굴이 좋은 굴이고, 중간 크기 굴이 제일 맛있다. 전을 부칠 때 굴이 너무 익어버리면 딱딱해져서 맛이 없다. 되도록이면 팬 바닥에 굴이 직접 닿지 않고 위에 올라오도록, 부치는 중간에 전을 반으로 접어준다.
3 굴무침
재료=굴 40g, 상추 30g, 깻잎 10g, 미나리 10g, 오이 30g, 배 20g, 양배추 30g, 양파 10g, 홍고추 2g, 다진 마늘 3g, 맛술 2mL, 식초 1mL, 고춧가루 20g, 참기름 10mL, 설탕 2g, 레몬 2분의 1개
만드는 법=①야채를 먹기 좋은 크기(3∼4㎝)로 썰어 둔다. ②고춧가루, 식초, 설탕, 다진 마늘, 맛술, 참기름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③②에 굴과 ①을 넣어 버무린다. 이때 레몬즙을 짜 넣는다.
●무침 양념으로 초고추장을 사용해도 맛있다. 초고추장에 볶은 콩가루를 약간 섞어 쓰면 맛이 부드럽고 고소해진다. 레몬즙은 굴과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다. 문 대표는 “굴을 익히지 않고 먹을 때 레몬즙을 뿌려 먹으면 절대 탈이 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4 굴해물찜
재료=굴 50g, 콩나물 30g, 미더덕 10g, 새우 10g, 홍합 10g, 오징어 10g, 미나리 20g, 대파 20g, 양파 20g, 고춧가루 30g, 전분 1작은술, 다시마 우린 물 2큰술, 소금 20g, 다진 마늘 30g, 홍고추 3g, 참깨 1g
만드는 법=①굴을 비롯한 해물과 콩나물을 비롯한 채소를 한꺼번에 냄비 안에 넣은 뒤 뚜껑을 덮고 익힌다. ②다시마 우린 물에 전분과 다진 마늘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 ③콩나물이 다 익었으면 냄비 뚜껑을 열고 ②와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린다. ④그릇에 담은 뒤 참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설탕은 절대 넣지 말 것. 단맛이 나면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찜을 할 때 콩나물도 날것으로 넣어야 아삭한 맛이 유지된다. 미리 데치거나 쪄서 사용하면 콩나물이 너무 질겨진다. 또 재료 준비과정에서 콩나물 대가리를 떼어내면 요리가 더 깔끔하다. 다시마 우린 물은 말린 다시마를 두 시간 이상 찬물에 담가 만드는데, 색깔이 옅은 갈색이 됐을 때 사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