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성배 기자 = 군산을 찾아간 날 새만금 방조제에서 서해 낙조를 만났다. 예전 바다였던 자리에 두 발을 딛고 서서 지는 해를 감상했다. 해마다 군산을 찾아오는 철새들도 대역사(大役事)로 인한 지세의 변화에 무리 없이 적응하는 듯 보였다.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의 탁류(濁流)를 딛고 새롭게 비상하는 군산의 오늘처럼 말이다.
◆들녘과 창공 수놓는 춤사위
군산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인 금강호를 비롯해 새만금 방조제가 자리해 철새 탐조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군산시는 11월 22~24일 금강습지생태공원과 금강철새조망대 일원에서 제10회 군산세계철새축제를 개최한다.
군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겨울 철새는 가창오리, 큰고니, 쇠기러기, 흰죽지 등 10여 종에 달한다. 대표 주자인 가창오리는 매년 10월 말이나 11월 초부터 발견된다. 지난해에는 11월 2일 300여 마리가 금강호에서 처음 목격됐다.
가창오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군무(群舞) 때문이다. 가창오리 수만 마리가 일시에 날아올라 석양으로 물든 하늘을 가득 메우는 진풍경을 펼친다. 지금까지 금강호에서 관찰된 가창오리 최대 개체 수는 약 60만 마리였다.
가창오리 군무는 탐조회랑 또는 금강철새조망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탐조회랑은 관광객이 몸을 드러내지 않고 철새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설치한 시설이다. 이동식 컨테이너 구조로 군산 나포면 십자들에 접한 금강호 제방을 따라 길이 150m, 높이 2.5m 규모로 조성돼 있다.
군산 성산면 금강철새조망대는 2003년 문을 연 철새 테마 관람ㆍ체험 시설이다. 고배율 망원경과 파노라마 카메라를 갖춘 탐조 전망대와 함께 상설전시관, 영상관, 수족관, 동물표본실, 부화체험장, 동물마을, 식물생태관, 금강조류공원, 인공 연못, 철새신체탐험관 등이 운영된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라면 금강철새조망대에 최소 1~2시간은 할애하는 게 좋다. 계절별로 어떤 철새가 한반도를 찾아오는지, 철새 무리가 어떻게 수천㎞를 날아 이동할 수 있는지 등 철새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대시설 중에선 부화체험장, 금강조류공원, 철새신체탐험관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부화체험장은 거대한 알 모양으로 설계됐는데 난생(卵生)인 새들의 생태에 대해 알려준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돼 중닭이 되는 과정을 시기별로 확인할 수 있다. 또 괭이갈매기, 쏙독새, 타조 등 새의 알과 악어, 거북, 공룡의 알을 비교 전시해 놓았다.
금강조류공원은 철새 동물원이라고 할 수 있다. 물새장, 산새장, 맹금사장 등이 운영된다. 한반도에서 서식하는 텃새인 흰뺨검둥오리, 원앙을 비롯해 겨울 철새인 쇠기러기, 청둥오리 등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철새신체탐험관은 가창오리를 본떠 외관을 만들었다. 거대한 부리(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실제 가창오리 몸속을 살펴보는 것처럼 생생한 체험이 가능하다. 허파, 기낭, 모래주머니, 모이주머니 등 호흡기관과 소화기관 모형이 해설판과 함께 설치돼 있다. 철새들이 산소가 희박한 수천m 상공을 유유히 나는 비결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063-453-7213(금강철새조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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