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개성 넘치는 관광 명소로 재탄생한 간이역

아기 달맞이 2013. 11. 11. 09:06

간이역이 달라졌어요

추억과 낭만의 공간으로만 기억되던 간이역이 개성 넘치는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덕분에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역 주변 마을들에도 활기가 돈다.

전남 보성의 득량역. 1970년대 느낌이 나는 추억의 거리를 조성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스위스 알프스를 옮겨놓은 것 같은 분천역

한글로 '분천'이라고 쓰인 간판만 아니라면 우리나라의 간이역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지난 5월 스위스 체르마트역과 결연을 맺으면서 역 외관을 스위스 분위기로 단장한 덕분이다.

분천역이 위치한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는 태백산과 청량산 자락에 둘러싸인 적막한 산골 마을이었지만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의 기착지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은 주말 평균 방문객만 1000명이 넘는다. 백두대간협곡열차는 낙동강 협곡을 가르며 달리는 기차 안에서 백두대간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통유리창이 인상적이며 난로가 갖추어져 있어 겨울에는 감자와 고구마를 구워 먹는 낭만도 만끽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분천역을 찾는다면 '아름다운 호수길'과 '솔바람 강길'을 따라 자전거 여행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출출해진 배는 분천리의 명물인 송이 음식으로 달래도록 하자.

위치

_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964

문의

_ 054-672-7711

철도 체험으로 인기 있는 연산역

하루 평균 10여 명의 방문객이 고작이었으나 지역 주민들과 역무원이 노력해 문화 간이역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연산역은 잊혀져가는 기차 문화의 명맥을 잇기 위해 철도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깃발로 기관사에게 신호를 보내는 수신호 체험, 기관사 체험, 승차권 발권 체험 등 철도를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역사 안을 미술관 콘셉트로 리모델링한 점도 눈에 띈다. 역사 안의100년 된 철도 우표와 철도 관련 민속품 등을 전시해놓은 덕분에 철도 문화의 변천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고 바깥에서는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수탑도 만나볼 수 있다.

연산역의 금수탑은 2003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원래는 증기 기관차 시절 증기 기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던 급수 시설이었지만 현재는 미적 보존 가치가 높은 근대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역 근처의 둘러볼 만한 곳으로는 백제군사박물관이 있다.

위치

_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청동리 127-74

문의

_ 041-735-0804

7080의 향수가 곳곳에 묻어나는 득량역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 디자인 프로젝트 공모 사업에 선정돼 올해 득량역 전통 문화 공간 조성 사업을 완료한 득량역은 전통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특히 득량역 주변에 '1970년대의 득량으로 떠나는 추억의 거리'를 조성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초등학교, 문방구, 상회, 다방, 사진관, 이발관, 만화방 그리고 옛 득량역까지 이 거리의 시간은 오롯이 1970년대에 머물고 있다.

남녀노소 향수에 취할 만하다. 추억의 거리를 조금 벗어난 곳에는 산책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수백 년 된 소나무가 가득한 강골 전통 마을과 오봉산 산책로를 거니는 방문객도 많이 있다. 쉬엄쉬엄 걸어서 둘러보는 것도 좋고, 자전거를 타고 시원하게 달려보는 것도 좋은 코스다. 득량역에서 여행객을 위해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해주고 있다.

위치

_ 전라남도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909-1

문의

_ 061-749-2507

전국에서 가장 예쁜 역으로 뽑힌 화본역

네티즌이 선정한 가장 예쁜 간이역 1위로 꼽힌 곳이다. 역 외부에는 궁서체의 간판이 걸려 있고, 1936년 설립된 건물 내외부에는 일제 강점기인 당시의 건축 양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역을 감싸고 있는 자연 풍경은 동화 속 그림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을 띤다. 한때 이용객이 거의 없어 역이 폐쇄될 위기에 처했으나 '전국에서 가장 예쁜 간이역'으로 유명해진 이후 지금은 하루 1000~2000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방문객이 늘면서 역사와 근처 마을은 활기가 돌고 있다. 역사 안에는 수십 년 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사진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고 기념 촬영을 하려는 여행객들을 위한 낡은 제복과 모자도 마련되어 있다.

역 앞 화본 마을은 집집마다 담장을 벽화로 꾸며놓았다.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그림은 『삼국유사』의 장면들인데, 일연이 『삼국유사』를 집필했던 인각사가 이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근처 폐교 박물관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에 들르면 낡은 오르간과 그때 그 시절의 학용품, 책가방, 굴렁쇠, 투호, 제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위치

_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824-1

문의

_ 054-382-7788

기획_조영재 사진_중앙포토

여성중앙 2013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