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가을볕/ 박 노 해

아기 달맞이 2013. 9. 23. 07:47
 
 
 
 



가을볕/ 박 노 해

가을볕이 너무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걸린 빨래가
바람에 몸을 흔들어 눈 부시다

가을볕이 너무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난 내욕망을

투명하게 드러나는
살아온 날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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