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어머니 / 이해인

아기 달맞이 2013. 6. 13. 08:14

 

 

 

 
어머니 / 이해인 
당신의 이름에선 
색색의 웃음 칠한 시골집 안마당의 
분꽃 향기가 난다 
안으로 주름진 한숨의 세월에도 
바다가 넘실대는 남빛 치마폭 사랑 
남루한 옷을 겇친 나의 오늘이 
그 안에 누워 있다 
기워 주신 꽃골무 속에 
소복히 담겨 있는 유년(幼年)의 추억 
당신의 가리마 같이 
한 갈래로 난 길을 똑바로 걸어가면 
나의 연두 갑사 저고리에 
끝동을 다는 다사로운 손길 
까만 씨알 품은 
어머니의 향기가 바람에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