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바다의 활력이 불끈불끈하는구나!

아기 달맞이 2013. 5. 13. 07:25

생동감이 넘쳐야 할 봄날, 피로를 떨치지 못하고 늘어져 있는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가족도 애인도 피로회복제도 아닌 바로 연체동물이다. 지친 몸을 벌떡 일으켜줄 그들의 놀라운 효능.

'봄철 피로 증후군'이라고 들어봤는가? 충분히 수면을 취했는데도 졸음이 쏟아지거나 권태감으로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무기력함,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으로 몸은 한없이 나른해진다. 이는 겨울철 긴장했던 근육, 혈관, 심장 등 대부분의 신체 기관은 봄을 맞아 갑자기 왕성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무리하지 않아도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고 신체 기관에 문제가 생겨 피로를 많이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에게는 보약보다 확실한 해결책이 있다. 기력 보강, 원기 회복에 최강이라는 연체동물 친구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다양한 영양소로 우리의 신체 각 기관을 정비하고 기를 불어넣어준다. 지금부터 그들의 특별한 효능과 적절한 섭취법을 알아보자.

1 간세포를 재생하는 문어


충분히 쉬었는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면 간기능의 저하를 의심해야 한다. 문어는 기름진 음식 섭취로 인한 지방간을 예방하고 담즙산 분비를 도와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한다. 뿐만 아니라 혈관 내 노폐물을 배출해 혈액순환을 도와 혈압을 안정시키고 혈색을 좋게 한다. 풍부한 타우린은 망막세포를 보호해 시력회복 및 눈 건강에 효능이 있으며, DHA, EPA 성분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철분 함량이 높아 빈혈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섭취법

통째로 삶아 조리해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삶을 때 무즙을 약간 넣으면 질겨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살짝 삶아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다음, 미나리나 부추에 소금과 참기름, 다진 마늘을 넣고 고루 섞어 무쳐내면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2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전복


피로가 밀려오고 체력이 떨어질수록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신체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전복의 필수아미노산은 근육과 신경에 축적된 피로물질을 분해, 배설시켜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바다의 산삼'으로 불릴 만큼 불로장수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어 예로부터 약으로 쓰이던 귀한 식품이기도 하다. 단백질, 타우린, 베타인 함량이 높아 간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며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에도 좋다.



섭취법

전복 살에 벌집모양으로 칼집을 넣은 뒤 올리브오일, 다진 마늘을 넣고 볶은 후 소금과 후추를 뿌려 먹으면 좋다. 마늘 향이 고루 배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전복 내장은 아미노산과 비타민A 함량이 높기 때문에 버리지 말고 같이 조리하거나 죽을 끓일 때 넣으면 좋다.

3 술독을 없애주는 소라


술 마신 다음날 없어지지 않은 숙취는 하루의 신체 사이클을 엉망으로 만든다. 소라는 필수아미노산과 타우린이 풍부해 간기능 개선 및 숙취해소에 좋고 신경 안정 효과도 뛰어나다. 칼슘, 철분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A, 비타민B₁₂, 비타민E 등 각종 비타민이 풍부해 골다공증 및 빈혈 예방에도 좋다.



섭취법

껍질째로 삶은 후 살을 발라내 먹기 좋게 썬다. 오이, 양파, 양배추 등의 채소와 함께 연겨자를 넣은 초고추장에 버무려 무침으로 즐기면 아삭한 채소와 함께 씹히는 맛이 좋고 입맛을 돋워준다.



먹기 전에 확인하세요!
4~5월에 조개류를 섭취할 때에는 패류 독소에 관한 뉴스에 귀 기울여야 한다. 패류 독소가 있는 플랑크톤을 조개가 먹고 그 조개를 사람이 섭취해서 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열하거나 끓여도 독이 제거되지 않으므로 해역에서 조개 채취 및 섭취는 금하고 반드시 원산지가 제대로 표시된 것으로 구입해야 한다. 특히 굴, 홍합 등 껍질이 2겹으로 되어 있는 조개류를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한다.

4 근력을 향상하는 오징어
근력이 약해지면 운동 기능이 저하되고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피곤해진다. 이로 인해 지방 축적이 쉬워져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징어의 타우린은 심장근육 수축력을 향상시켜 근력 및 근지구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또한 혈액순환을 도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피로회복, 숙취해소 및 만성 간염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타우린 외에도 루신, 히스티딘 등 근육 형성에 도움이 되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셀레늄 함량이 높아 항산화 효과가 있어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섭취법

오징어는 볶음, 튀김, 조림, 탕 등 다양한 요리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간편하게 셀러리, 양파와 함께 굴소스에 살짝 볶아내면 오징어 특유의 풍부한 감칠맛과 아삭한 셀러리의 씹히는 식감을 함께 즐길 수 있다.

5 근육을 형성해주는 꼬막


근육량이 감소하면 전신이 무력해져 활기찬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꼬막은 단백질이 14%로 다른 조개류에 비해 고단백식품이다. 또한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고 칼슘 함량이 높은 반면 저칼로리, 저지방 알칼리성 식품으로 근육 형성에 효과적이다. 다른 조개류에 비해 혈색소가 풍부해 철분 함량이 높고 '비타민B 복합체'라고 불릴 만큼 비타민B군이 풍부해 피로회복 및 체중 감량시 올 수 있는 빈혈 예방에도 좋다.



섭취법

꼬막은 겉에 뻘이 잔뜩 끼어 있기 때문에 솔로 문질러 깨끗이 씻어낸다. 해수염도의 소금물에 2시간 정도 담가 해감한 다음, 맑은 물로 헹구고 소금과 청주를 약간 넣은 물에 넣고 주걱으로 저어가며 삶아 입을 벌리면 건져서 한쪽 껍질을 떼어낸다. 송송 썬 부추와 간장, 고춧가루, 참기름, 참깨 등을 넣어 양념간장을 만든 뒤 꼬막에 얹어내면 술안주와 밥반찬으로도 좋은 꼬막찜이 완성된다.

6 남성 호르몬을 활성화하는 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떨어지면 근력이 약해지고 성기능이 저하된다. 이러한 증상은 무기력감과 우울증을 불러온다. 굴에는 남성의 정자 생성에 필수적인 아연과 비타민E가 풍부해 남성 호르몬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불임을 예방하고 성기능 개선에 도움을 줘 나폴레옹과 비스마르크, 영조대왕, 카사노바도 즐겨 먹은 세계적인 스태미나 식품이다. 감칠맛을 주는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이 풍부해 소화흡수가 잘되고 원기회복에도 좋다.



섭취법

싱싱한 상태 그대로 초고추장을 찍어 먹거나 레몬즙을 뿌려 먹는다. 석화를 김이 오른 찜통에 넣고 쪄서 먹으면 구수하고 진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석화 자체가 간간하기 때문에 따로 소스를 곁들이지 않도록 한다.

7 긴장을 완화하는 주꾸미


스트레스를 받거나 흥분 상태에서 우리 몸은 긴장을 하게 된다. 긴장으로 인해 근육이 경직되고 불면증에 시달리다 보면 자연스레 피로가 몰려온다. 주꾸미의 필수 아미노산은 긴장을 완화해주고 경직으로 인한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오징어의 4배, 낙지의 2배 많은 타우린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연체동물 중 피로회복의 최강자이기도 하다. DHA가 풍부해 각종 성인병 예방과 기억력 증진에도 도움이 되고 장운동을 활성화해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섭취법

주꾸미 암컷의 몸통에 있는 하얀 알주머니는 쫀득하게 씹혀 식감이 좋으니 손질할 때 버리지 않도록 한다. 간편하게 배추, 미나리, 버섯 등과 함께 멸치 육수에 넣어 샤부샤부를 해먹으면 좋다. 고추냉이를 살짝 푼 초간장에 찍어먹으면 주꾸미 특유의 쌉쌀하면서도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다.

8 기운을 북돋우는 낙지


나른한 봄기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몸의 기운을 북돋아야 한다. 이럴 때는 '갯벌의 산삼'이라고도 불리는 낙지 한 마리면 원기회복에 그만일 것이다. 낙지는 기를 더해주고 피를 보충해주는 음식으로 온몸에 힘이 없고 숨이 찰 때 특히 효능이 뛰어나다. 또한 신경안정에도 효과가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타우린 함량이 높아 혈당 상승을 막아주어 당뇨병 및 심뇌혈관 질환의 예방에도 효과적이고, 비타민B₂가 풍부해 피로할 때 입안이 허는 구내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섭취법

생으로 먹으면 칼슘과 비타민의 파괴를 막을 수 있다. 낙지볶음을 만들 때는 고추와 함께 볶는 것이 좋다. 낙지에 부족한 영양 성분인 비타민A와 C를 고추가 채워주기 때문이다. 비타민이 풍부한 두릅과 함께 살짝 데쳐서 숙회로 먹거나 미나리, 대파를 넣어 연포탕으로 끓이면 저칼로리 체중 조절식이 된다.

9 몸을 가볍게 해주는 한치


몸이 무거워지면 피로도 또한 높아진다. 그러니 이제 겨울 동안 옷 속에 파묻혀 있던 살들을 미련없이 버려야 한다. 한치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체중 감량에 탁월하다. 뿐만 아니라 타우린과 비타민E가 풍부해 피로회복과 피부에 좋다. 높은 함량의 불포화지방산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 심장 질환을 예방해준다.



섭취법

껍질을 벗겨 얇게 썰어 날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최대한 가늘게 썰어 쯔유나 참치액에 물을 붓고 희석해 장국 국물을 만든 뒤, 고추냉이를 풀고 무순과 함께 한치를 살짝 찍어먹으면 풍부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10 혈액을 생성하는 홍합


우리 몸 곳곳에 산소를 운반해주는 적혈구의 감소로 생기는 빈혈은 피로감, 두통, 어지러움증을 유발한다. 홍합은 비타민B₂, B₁₂, C, E, 철분, 셀레늄, 요오드 등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빈혈에 즉효약이다. 또한 피부탄력을 높여주고 노화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칼슘뿐만 아니라 프로비타민D의 함량이 높아 칼슘의 체내 흡수율을 높여주어 골다공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아 건강에도 좋다.



섭취법

삶아서 조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양파와 마늘, 방울토마토, 올리브오일에 함께 넣고 볶다가 화이트와인 또는 물을 자작하게 붓고 뚜껑을 덮어 쪄내면 간단하게 홍합찜을 완성할 수 있다. 남은 국물에 파스타를 넣어 볶아내도 맛있다.



제대로 씻어야 맛있다
빨판이나 껍질에 남아 있는 진흙이나 모래를 제거하지 않으면 먹을 때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간편하게 씻는 법을 알아보자.

낙지, 문어, 주꾸미, 오징어, 한치
1
민물에 두세 번 헹군 후 물기를 뺀다.
2소금이나 밀가루를 뿌린 후 부드럽게 비벼 빤다.
3흐르는 물에 헹군다.
조개류
1
물 다섯 컵에 굵은 소금 2스푼을 넣어 바닷물과 비슷한 농도의 소금물을 만든다.
2조개가 살짝 덮이도록 소금물을 붓고 숟가락이나 동전 같은 금속을 조개 사이사이에 넣어둔다.
33~4시간 정도 어둡고 조용한 곳에 놓아둔다.

기자/에디터 : 정지우 / 사진 : 김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