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고 먹을수록 담박한 우리 떡을 집에서 만들었다. 그리고 완성했다. 집에서 떡 만들기, 생각보다 쉽다.
짧은 시간에 그럴싸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심플 쿠킹'의 이번 달 주제는 바로 설기떡이다. 으레 떡은 만들기 어렵고 과정이 번거로워 홈메이드 쿠킹 아이템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설기떡만은 예외다. 설기떡은 쌀가루를 대나무 찜기에 넣고 김이 오르는 찜통에 쪄서 한 덩어리로 만든 떡을 통칭한다. 포슬포슬하면서 쫀쫀한 맛이 좋고 각종 야채, 과일, 견과류 등으로 다양한 변주를 줄 수 있어 변화무쌍한 떡이다. 떡과 병과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 '합'의 신용일 오너 셰프는 말한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멥쌀가루예요.
올해 수확한 햅쌀은 수분이 많아 떡이 질척해지기 쉬워요. 그러니 묵은쌀을 써야해요. 찬물에 8시간 정도 불린 다음 물기를 빼고 떡집이나 방앗간에 가서 빻으세요. 비용은 1kg당 3천~4천원 정도 해요. 번거롭다면 하루 전날 떡집에 주문해서 쌀가루를 구입할 수도 있어요. 고물로 쓸 거피팥 또한 살 수 있어요." 설기떡은 수분 함량에 따라 반죽이 부서지거나 되직하지 않고 적당히 촉촉하면서 쫀득한 떡이 된다. 하지만 과일 등의 물기가 많은 재료와 견과류 등 수분이 적은 재료부터 각각의 멥쌀가루 자체의 수분 함량의 변수가 커서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하더라도 실패할 위험이 큰다. 이때는 반죽의 점성으로 판단을 하면 좋다. 찜기에 넣기 전 마지막 단계의 반죽을 달걀을 쥐듯이 손바닥으로 꽉 쥐고 뭉친다. 반죽을 탁구공마냥 아래 위로 움직여 튕겼을 때 세 번째에 모양이 흐트러졌을 때의 찰기가 있는 반죽이 잘된 상태이다. 그리고 찜통에 꽉꽉 눌러 담지 않고 툭툭 털어 넣듯이 넣어 반죽 사이사이로 수증기가 고루 전해져 익히는 게 관건이다. 남은 멥쌀가루는 500g씩 비닐팩에 담아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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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단호박설기, 감자설기, 사과설기
지름 8.5cm 대나무 찜기는 10개분, 지름 25cm 대나무 찜기는 1개 분량
● 단호박설기
재료 멥쌀가루 500g, 찐 단호박 40g, 단호박 300g, 설탕 60g, 거피팥 150g
1 대나무 찜기는 물에 담그고 바닥에 깔 면포는 미리 잘라 둔다.
2 단호박은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4cm 길이로 굵게 채 썬 다음 설탕을 섞는다.
3 멥쌀가루에 찐 단호박을 고루 섞은 다음 체에 내리고 2의 단호박을 섞는다.
4 1의 대나무 찜기에 물에 적신 면포를 깔고 거피팥 약간, 3, 남은 거피팥 순으로 담고 뚜껑을 덮는다.
5 김이 오르는 찜통에 4를 넣고 20분간 찐다.
● 감자설기
재료 멥쌀가루 500g, 물 125ml, 감자 400g, 소금 30g
1 대나무 찜기는 물에 담그고 바닥에 깔 면포는 미리 잘라둔다.
2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4cm 길이로 굵직하게 채 썬 다음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삶는다. 3/4 정도의 분량은 설익었을 때 꺼내고 나머지는 푹 익힌다.
3 멥쌀가루는 물을 고루 섞은 다음 체에 내리고 2의 설익은 감자를 섞는다.
4 1의 대나무 찜기에 물에 적신 면포를 깔고 3을 담아 뚜껑을 덮는다.
5 김이 오르는 찜통에 4를 넣고 20분간 찐 다음 2의 푹 익힌 감자를 곱게 체에 내려 듬뿍 올린다.
● 사과설기
재료 멥쌀가루 500g, 물 125ml, 사과 350g, 설탕 40g, 카스텔라 150g
1대나무 찜기는 물에 담그고 바닥에 깔 면포는 미리 잘라 둔다.
2 사과는 껍질째 4cm 길이로 굵직하게 채 썬 다음 설탕을 섞는다.
3멥쌀가루는 물을 고루 섞은 다음 체에 내리고 2의 사과를 섞는다.
4카스텔라는 고운체에 내린다.
51의 대나무 찜기에 물에 적신 면포를 깔고 4의 카스텔라가루 약간, 3의 멥쌀가루 순으로 담고 뚜껑을 덮는다.
6김이 오르는 찜통에 5를 넣고 20분간 찐 다음 남은 카스텔라가루를 뿌린다.
에디터: 이경현
포토그래퍼: 진희석
요리: 신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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