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요리의 기본기 양념 사용법

아기 달맞이 2012. 11. 29. 06:52

우리나라 음식은 한 가지 메뉴에 대여섯 가지의 양념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나라 음식보다 맛 내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같은 요리책을 보고 요리해도 맛이 다른 이유는 이 때문. 웬만한 요리에는 빠지지 않는 필수 양념의 역할과 사용법, 그리고 활용 팁을 총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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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요리에 넣으면 콩에 함유된 아미노산의 상승 작용으로 음식 맛이 깊어지고, 음식 재료가 지닌 맛을 강조하는 효과가 있다. 단맛이 나는 음식에 첨가하면 달콤함이 배가되고, 맛이 거친 요리에 넣으면 간장의 유기산류가 맛을 순화해 한결 산뜻해진다. 간장은 열을 가하면 향이 날아가기 쉬우므로 적어도 2회 이상 나눠 넣는 것이 좋다. 첫 번째는 밑간과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두 번째는 불을 끈 뒤에 한 번 더 간장을 넣음으로써 향을 더해주는 효과가 있다. 조림을 만들 때는 간장을 조금씩 나눠 넣으면서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간장에 들어 있는 염분의 탈수 작용으로 식재료의 수분이 쉽게 빠져나가기 때문.

소금

수분을 밖으로 배출하고 단백질을 굳히는 효과가 있어 맛 성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단맛을 내기 전에 소금을 넣으면 단맛을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설탕 다음으로 넣는 것이 좋다. 재료가 충분히 익었을 때 넣어야 재료 맛이 우러나 간을 맞추기가 수월하다. 고기나 생선 요리는 먹기 직전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 좋다. 미리 뿌려놓으면 삼투압 때문에 생선과 고기 속의 수분이 빠져나오기 때문. 소금과 설탕을 같이 사용할 때는 설탕 먼저, 소금과 간장을 같이 쓸 때는 소금을 먼저 넣어야 맛이 더 좋다. 소량의 소금을 설탕과 함께 사용하면 단맛이 더 강해지는데, 팥소 등에 소금을 조금 넣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설탕

설탕은 재료를 팽창시켜 부드럽게 만들고 나중에 넣는 양념이 잘 스며들게 하는 효과가 있어 제일 먼저 넣는다. 또 수분을 가지고 있으려는 보수성이 강한 특징이 있어 조리 마지막에 한 번 더 넣으면 코팅 효과로 감칠맛이 식재료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막아준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설탕은 탈취 작용으로 주변의 냄새를 흡수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잡냄새가 배지 않도록 밀봉해서 보관해야 한다는 것.

된장

본래 향은 살리고 잡내를 없애는 효과가 있는데, 요리 마지막 단계에 넣으면 향과 풍미가 깊어진다. 나물을 무칠 때 된장과 함께 참기름을 넣으면 된장의 짠맛이 도드라지지 않으며,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마지막에 넣어 끓이면 파괴되는 영양분도 적고 더욱 감칠맛이 난다.

식초

단백질을 응고시키고 소금 맛을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맛이 너무 달 때 식초를 약간 넣으면 어느 정도 단맛이 줄어든다. 또 찌개나 국을 끓였는데 생각보다 간이 짤 때 물 대신 식초를 약간 넣으면 밋밋해지지 않으면서 짠맛이 훨씬 덜하다. 익은 김치가 없을 때 식초를 약간 넣으면 신 김치로 끓인 김치찌개만큼 시큼하고 맛있는 찌개가 완성된다. 가열하면 신맛이 날아가므로 레몬즙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

고추장

신맛이 없고 매운맛이 강하지 않아 매콤하면서 감칠맛을 내고 싶을 때 고추장을 사용하면 성공적으로 요리할 수 있다. 단, 요리할 때 처음부터 넣으면 음식 맛이 텁텁해질 수 있어 국물요리를 만들 때는 다른 재료가 모두 한소끔 끓은 상태에서 넣어 단시간에 끓여내는 것이 좋다. 고추장으로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고추장만 넣으면 너무 텁텁한데 된장을 함께 넣으면 감칠맛을 더해준다.

설탕 사용법

설탕은 제조 공정에 따라 백설탕, 황설탕, 흑설탕으로 나눌 수 있다. 백설탕이 표백 처리해 만든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설탕의 제조 공정을 살펴보면 원당을 녹여 당액 상태로 만들어 정제와 여과 공정을 거쳐 농축, 결정화, 분리, 건조 과정을 통해 설탕이 된다. 이때 백설탕은 제조 공정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순도 99.9 이상의 순수한 제품으로 그 색이 하얀 것. 백설탕 제조 공정에서 설탕 결정이 되지 않은 당액과 원당에서 추출한 시럽을 가열·농축하면 황설탕이 되고, 황설탕에 캐러멜 시럽이나 당밀 성분을 섞어 만든 것이 흑설탕이다. 따라서 공정 과정만 놓고 어떤 설탕이 좋고 나쁨을 가리는 것은 의미가 없고, 음식의 양념으로 사용할 경우 각 메뉴에 맞게 알맞은 설탕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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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설탕 = 약식과 수정과
당도가 가장 낮은 흑설탕은 무기질이 함유되어 조리 시 특유의 향과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또 당밀의 함량이 가장 높은데 사탕수수의 풍미가 살아 있어 약식이나, 수정과 등의 전통 음료를 만들 때 사용하면 좋다. 색을 진하게 하는 호두파이 등의 제과에도 잘 어울린다.

황설탕 = 매실청과 베이킹
백설탕 제조 공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이때 가해진 열에 의해 황갈색을 띠게 된다. 따라서 백설탕과 황설탕은 영양학적으로 차이가 없다. 백설탕을 대체해 모든 요리에 사용할 수 있으며, 식감을 살리는 갈색 빛을 내기 때문에 매실청과 베이킹 등에 주로 사용된다. 특히 매실청을 담글 때 사용하면 색깔이 진하게 나와 더욱 맛깔스럽게 보이는 효과가 있고, 독특한 풍미가 있어 쿠키 종류에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백설탕 = 단맛을 내고 싶은 모든 음식
제조 공정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백설탕은 당도와 순도가 가장 높아 깔끔한 단맛을 내고 싶은 모든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색이 없어 본래 재료의 색을 살리고 싶을 때 넣으면 좋고, 각종 요리는 물론 디저트, 음료 등에 다채롭게 사용된다. 활용도가 높아 음식에 알맞게 분당, 파우더 슈거, 그래뉴당 등 다양한 타입으로 개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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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자일로스설탕
기존의 백설탕에 코코넛에서 유래한 자일로스 성분을 넣어 만든 것으로, 단맛은 그대로면서 설탕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줄였다. 1kg 3천3백원.

오푸드 유기농 흑설탕
농약과 화학비료를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토양에서 자연 퇴비로만 재배한 유기농 사탕수수 100%로 만든 설탕. 사탕수수 본연의 깊은 맛을 내고 요리의 색감과 풍미를 살려준다. 1kg 5천원.

큐원 갈색설탕
모서리 부분에 사선형으로 지퍼를 달아 원하는 만큼 설탕을 덜어 사용할 수 있고, 지퍼로 밀봉해 보관하기도 편하다. 1kg 2천원대.

간장 사용법

발효 기술의 정점이라 불리는 간장은 김치보다 더 오래된 전통 발효식품이다. 간장은 크게 진간장, 양조간장, 조선간장, 세 가지로 구분한다. 각종 추가 성분에 따라 맛간장·향신간장·저염간장 등의 특수 간장도 있으며, 최근에는 진간장과 양조간장의 차이를 두지 않고 사용하기도 한다. 각각의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음식의 풍미와 맛을 살릴 수 있다. 맛있는 간장을 고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용기 뒤에 써 있는 T.N.(Total Nitrogen:간장맛평가지수)을 확인하는 것. T.N.은 콩 단백질이 얼마나 잘 발효되고 분해되었는지를 나타내는 평가 지수로, 높을수록 간장 천연의 맛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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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간장 = 장조림과 간장게장
아미노산 공법을 이용해 만든 간장과 양조간장을 최적의 비율로 혼합해 만든 간장을 말하며, 일본식으로 만들어 '왜간장'이라고도 부른다. 진간장은 맛이 잘 변하지 않고 감칠맛이 돌며 짠맛이 덜하고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 또 열에 강해 조림이나 볶음 등 열을 가하는 요리에 사용하면 좋다. 장조림과 간장게장, 멸치볶음, 갈비찜 등 대부분의 한국 요리와 잘 어울린다.

양조간장 = 소스와 드레싱
콩과 소맥(밀)을 사용해 만들어 조선간장보다 감칠맛과 단맛이 더 난다. 6개월의 발효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향과 맛이 더욱 풍부해져 깊은 맛과 고소한 향이 필요한 소스에 활용하면 좋다. 생선회를 찍어 먹거나 잡채를 만들 때 양조간장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 감칠맛이 뛰어나고 풍부한 향이 특색이지만 열에 향이 변질되기 쉬우므로 주로 생(生)요리할 때 쓴다. 생선회나 부침요리 등을 찍어 먹는 소스와 무침에 간장드레싱으로 사용하면 좋다.

조선간장 = 국이나 나물무침
흔히 말하는 집간장(국간장)으로, 한국 전통식으로 100% 콩만 사용해 메주를 빚어 만든 간장을 말한다. 콩만 사용해 맛이 담백하고 색이 엷어 음식의 본래 색을 유지하면서 간을 맞출 수 있게 해준다. 미역국과 콩나물국 등 맑은 색을 띤 국물요리에 가장 적합하며, 나물무침과 같이 본래 재료의 색깔을 그대로 살려야 하는 요리에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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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 맛간장
양조간장에 조림·볶음요리에 필요한 기본 양념을 넣어 달이고 숙성시킨 제품. 파, 양파, 마늘, 사과, 배 등 10가지 양념과 과일 맛이 어우러져 요리의 풍미를 살려준다. 500ml 4천7백원.

신송 저염양조간장
일반 간장보다 염도가 25% 이상 낮아 짠 음식을 싫어하거나 염분을 적게 먹어야 하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900ml 5천9백80원.

청정원 햇살담은 자연숙성 진간장
천연 효모와 굴 농축액이 들어 있어 감칠맛이 좋다. 자연숙성 과정을 거쳐 맛이 진하고 깔끔한 것이 특징. 900ml 3천5백60원.

소금 사용법

소금은 인류가 이용해온 양념 중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되었다. 음식의 기본적인 맛을 낼 뿐만 아니라 단맛이나 신맛을 내는 감미료, 산미료와는 달리 다른 물질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소금의 중요성은 더 높아진다. 소금을 감미료와 함께 사용하면 단맛을 증가시키는 향미증진제의 역할을 하며, 식품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하는 방부제의 역할도 한다. 또한 소시지 등의 제조 과정에서 고기 근육의 단백질을 용해시킬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소금은 입자 크기에 따라 굵은 소금, 중간 소금, 가는 소금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용도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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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입자 = 발효식품
배추나 무 등의 김치를 담글 때나 생선을 절일 때 주로 사용한다. 김치 담글 때 넣으면 배추의 수분을 적당히 배출해주면서 양념이 잘 배게 할 뿐 아니라 저장 시 배추가 물러져 변질되는 것을 막아준다. 특히 좋은 소금을 선택해야 염장 시 간수가 잘 빠져 가을 배추의 맛이 그대로 보존돼 아삭한 김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천일염으로 김치를 담그면 아삭거리는 조직감이 살아나고, 유산균의 증식도 더욱 활발해진다. 정제염으로 배추를 절이거나 김치를 담그면 김치 저장 과정 중 조직이 물렁물렁해지고 영양과 맛 등 품질도 떨어진다.

중간 입자 = 홈메이드 소스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는 소금이 바로 중간 입자다. 굵은소금의 크기를 줄이고 소금 이외의 성분을 제거해 염화나트륨 성분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굵은소금보다 더 짠맛이 난다. 웬만한 음식에 사용할 수 있으며, 녹색 채소를 데칠 때 넣으면 변색 없이 깨끗하게 익힐 수 있다. 특히 각종 허브, 후추와 함께 홈메이드 시즈닝을 만들어 바비큐, 치킨 등의 육류 음식에 사용하면 감칠맛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음식 고유의 향을 돋우는 훌륭한 양념이 된다.

가는 입자 = 베이킹
소금 입자가 가늘어 쉽게 녹으므로 달걀 요리와 빵 반죽 등에 사용하면 좋다.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풀어 섞었더라도 달걀 자체의 점성이 강해 소금이 쉽게 녹지 않으므로 입자가 고운 소금을 넣어 잘 섞는다. 특히 빵이나 쿠키를 구울 때 소금을 잘 넣으면 감칠맛이 나며, 버터와 달걀 등의 재료 맛을 더욱 돋워 준다. 또 소금이 글루텐을 강화해 탄력 있는 빵이 완성된다. 이때 천일염을 사용하면 더욱 건강한 베이킹을 즐길 수 있다.

Tip_ 좋은 소금 고르기
윤기가 흐르면서 우유처럼 하얀 빛을 띠고 손에 쥐었을 때 묻어나는 것이 덜해야 영양가 높은 소금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소금의 영양가를 결정하는 기준은 미네랄.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은 소금에 소량 함유돼 있지만 우리 몸에서 삼투압 조절, 신경 전달 등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적절히 섭취하면 두통, 아토피, 만성 피로 등의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좋은 미네랄은 체액과 비슷한 구조를 지니는데, 체내에 유익한 미네랄은 천일염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특히 국내산 천일염은 저수지가 아닌 유기물이 풍부한 갯벌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미네랄과 무기질 함량이 일반 소금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 특징.

기획_ 이미주 기자
사진_ 윤선호, 오승현, 김연지
요리_ 김외순(쿠띠프)
제품협찬_ 백설(080-850-1200), 샘표(080-996-7777), 큐원(080-023-3399), 신송식품(080-900-3214), 청정원(080-019-9119), JAJU(031-888-1234), 헹켈(080-795-7000)
참고도서_ <양념사용법>(이아소)
도움말_ 샘표, 백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