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방

감기에 좋은 똘배 녹차탕

아기 달맞이 2012. 11. 15. 03:43

박경리 작 토지(土地)의 무대인 섬진강 기슭에 자리잡은 하동 악양(岳陽)은 중국의 10대 명차인 군산은침(君山銀針)이 자라는 동정호(洞廷湖)가 있는 호남성 악양과 지명이 같다.

하동은 서기 828년 대렴(大廉)공이 차씨를 중국에서 가져와 지리산 자락에 심게 했다는 우리나라 차의 공식적인 시배지다. 중국 호남성 차릉(茶陵)은 차의 시조인 신농씨(神農) 무덤이 있는 곳이다. 70가지 풀을 먹고 차로 해독했다는 신농이 살았다는 바로 그 현장이다. 하동 악양과 호남성 악양과는 수만리 떨어져 있는 지역이나 기후와 황토 흙이 많은 토질이 닮았다.

15여년전 하동 악양의 정동리(亭東里)차밭을 찾았을 때 정학여할머니(鄭鶴女 92년 작고)는 감기와 배탈을 낳게 하는 약이라며 지리산 자락에 자라는 똘배(야생배)를 넣고 집뒤 대나무 밭에 심어 둔 작설차(雀舌茶) 말린 것을 끓여 대접받은 기억이 새롭다.

96년 4월 신농 무덤에 차례를 올리기 위해 호남성을 찾았을 때 차릉의 시골 노점에서 팔고 있는 아기 주먹만한 똘배가 하동 악양에서 본 것과 너무 닮았었다. 타고 가던 차를 세우고 몇 개를 사서 맛 보았더니 섬유질이 많은 지리산 똘배보다 물이 많고 당분이 많았다. 이곳 주민들도 감기가 들었을 때 차를 배와 함께 끓여 마신다고 했다.

화개장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우·배추·파·마늘·고추 등 야채도 호남성 악양장터에서 지천으로 볼 수 있다. 음식은 곧 문화라는 뜻으로 해석한다면 수만리 먼 중국과 하동의 악양과는 어떻게 같은 문화를 형성했는지 의문점을 지을 수가 없다. 차와 똘배를 함께 끓인 것을 감기약으로 마시는 점도 신기했다.

요즘이야 차의 향기를 즐기고 맛을 논하지만 30여 년전만 해도 차산지의 주민들은 차잎을 따서 그대로 말려 퇴마루 설겅에 매달아 두고 몸살기가 있거나 감기증세가 있으면 주전자에 한 주먹 털어 넣고 푹푹 끓여 한사발 마시고 땀을 푹 흘리면 만병이 다 낳는다는 잭살약이었다.

지금은 차의 약효가 과학적으로 밝혀졌지만 예전에는 마셔보고 병이 나았다는 체험으로 차를 약으로 썼다.

차에는 감기를 퇴치시키는 여러 가지 성분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C는 피로회복이 되고 카페인은 두통을 없애준다. 이뇨작용은 해열을 시킨다. 또한 카테친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작용을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인 성분으로 감기예방에 중요한 역활을 한다.

이외에도 차의 “항히스타민” 작용이 천식이나 해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스타민은 천식을 일으키는 성분의 하나로 기관지에 영향을 주어 차를 마시면 기관지의 수축 작용이 억제되어 해소와 천식이 가라 앉는다. 감기기가 있다 싶으면 약국이나 병원부터 찾지 말고 열이 많지 않을 경우 선조들이 해먹은 방법대로 민간요법을 시도해 보는 것이 약의 공해로부터 해방되는 길이다.

기침이 심할 경우 마른 차잎 티스푼 3개와 어른 주먹만한 배 두개, 대추 10알, 밤은 겉껍질만 벗긴 채 3알. 콩나물은 발과 머리를 다듬지 않은 채 50그램, 꿀 반컵, 생강 5쪽 무우 200g과 물 반컵을 오지그릇에 담고 베보자기를 덮어 찜통에 넣어 은근한 불에 1시간 정도 중탕을 하면 모든 재료들이 흐물흐물 해진다. 이것을 베보자기에 꼭 짠다. 먹을 때는 소주 잔으로 하나, 하루 3번 먹고 땀을 흘리면 좋다. 위의 재료대로 3번만 만들어 먹으면 왠만한 감기는 거뜬히 낳는다. 특히 면역성이 약한 어린이들에게는 똘배 녹차탕은 먹기 좋고 효과가 빠른 약이 된다.

오래된 차는 향기와 맛이 없다. 깨끗한 팬에 다시 덖어 찬물에 살짝 헹궤내고 말려 둔 귤껍질과 약대추를 넣고 펄펄 끓여 꿀을 타서 마시면 오래되지 않은 감기는 낳는다.

차의 성분인 “데오필린”이 기관지의 수축을 억제하고 천식을 치료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감초 썬 것 10개를 미지근한 물에 행군 다음 계량컵으로 물 3컵을 붓고 10분간 낮은 불에 끓인다. 감초는 건져내고 녹차 티스푼 3개를 감초물로 우려 마시면 오래된 감기로 인한 기침의 거담제로 좋다. 그 외에도 기관지 천식에 좋은 것은 인동꽃차이다.

조선조 선조가 쓴 어필 간찰에 왕이 시집간 정숙 옹주의 아이들이 감기에 걸린 것을 걱정해 인동차를 달여 먹이면 좋다는 처방과 걱정하는 마음을 편지에 담았다.

선조 임금이 감기에 좋다는 인동은 5월말부터 7월말까지 피고지는 꽃으로 아침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점심이 지나면서 노란 금색으로 변해 금은화(金銀花)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감기가 동반한 기관지 천식에는 말려 둔 인동꽃 2송이와 녹차 티스푼 2개를 다관에 넣고 90도 정도의 차물을 계량컵으로 한 컵 붓는다. 2분간 우려내 그냥 마셔도 되고 아이들은 꿀을 타서 마시게 한다. 감기로 인해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을 느낄 때 마시면 효과가 있다. 인동꽃은 서늘한 약성을 가지고 있어 해열작용이 있고, 땀을 밖으로 배출시킨다고 한다. 한 겨울에는 눈 속의 인동덩굴을 뜯어 모과와 밤, 대나무 잎을 함께 삶은 물에 녹차를 타 마시는 것이 민간요법이다.

 

(출전 : 초롱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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