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훈, afterimage 2012, 660×630×360㎝, 도자.
최 교수는 오랜 세월 바람과 물에 의해 둥글둥글하게 형성된 화강암이 가진 질박한 자연미를 십분 활용했다. 그 외에 탄소섬유·옻칠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면서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거나 새로운 심미성을 추구왔다.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재료는 흙이다. 정확히는 흙을 빚어 불에 구워낸 도자다. 서울 가회동 이도갤러리에서 지난 반 년간 시도한 도자 가구 등 47점을 전시한다. 아마도 도예가가 가구를 만들었다면 물레와 그로 인해 휘어진 상태부터 생각했을 것이다.
최 교수의 도자 가구는 출발이 다르다. 형태를 만들고 유약을 발라 한 번 구워낸 뒤 재성형하고 갈아냈다. 유약층의 표면은 곱게 다듬은 대리석 같은 질감을 보이는 동시에 자연석이나 나이테를 닮은 도자의 속살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돌로 가구를 만들 때와 비슷한 접근, 즉 도자로 새로운 돌을 만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