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유기농 밥상 봉우리의 이하연 대표가 차린 소박한 여름 밥상

아기 달맞이 2012. 8. 16. 07:25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요즘이다. 입맛 없는 날이면 유독 생각나는 아삭아삭 짭조름한 장아찌, 김치, 젓갈 등 소박한 여름 반찬은 더위에 지친 우리 몸에 귀한 보약이 된다. 최근 문을 연 유기농 한식당 ‘봉우리’의 대표 이하연 선생의 자연을 담은 여름 밥상을 소개한다.
“봄에 담근 장아찌와 젓갈은 지금 딱 먹기 좋게 숙성되었어요. 입맛 없을 때 찬물에 밥을 말아 장아찌나 젓갈을 올려 먹으면 밥 한 공기는 눈 깜짝할 새에 뚝딱 해치워요. 여름작물이 한창인 요즘에는 가격도 싸고 맛있는 제철 오이나 열무로 김치를 담가 먹으면 아삭하고 상큼한 맛에 기분까지 상쾌해져요.”
한정식 레스토랑 봉우리(역삼동 본점)의 대표 이하연 선생이 2호점의 오픈 소식을 전했다. 남양주 유기농 테마파크 내에 위치한 이곳은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유기농 식재료로 정성들여 만든 한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초의 유기농 테마파크에서는 유기농 식재료와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유기농 밥상 봉우리의 브랜드 로고와 인테리어 작업은 한식을 단순히 먹는 것에만 국한하지 않고 한식의 이미지를 보고, 듣고, 느끼고,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이하연 선생의 뜻에 캘리그래피 작가 강병인 선생이 발 벗고 나서서 아름다운 글 작품을 매장 곳곳에 더했다. 강 작가는 <엄마가 뿔났다> <세종대왕> <공주의 남자> 등 인기 드라마 및 영화 타이틀을 작업했고 <참이슬> <화요> <국순당> 브랜드 로고 등으로 친숙한 한국의 대표적인 캘리그래피 작가다.
봉우리의 음식은 과장된 조리법을 사용하지 않고 담음새도 요란하지 않다. 건강하고 신선한 제철 재료와 유기농 쌀과 채소를 기본으로 이하연 선생이 직접 담근 장류로 맛을 냈다. 특히 유기농 솥밥은 유기농 청정 특구인 남양주시에서 재배한 유기농 쌀만을 사용해 무쇠솥에 갓 지어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밥맛을 낸다. 밥맛의 비밀은 전남 강진에서 재배한 유기농 오색미로 녹미, 흑미, 적미, 현미, 찹쌀로 이루어진 오색미는 구수한 밥맛을 돋우고 은은한 향을 더한다.
봉우리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한정식 코스가 있다. 숯불에 구운 삼겹살과 유기농 쌈채, 해풍으로 꾸덕꾸덕 말린 뒤 통보리에 보관하면서 아껴 먹었다던 전남 영광의 보리굴비는 쌀뜨물에 담갔다 양념 없이 쪄낸 다음 참기름을 발라내는데 갓 지은 밥 위에 올려 먹으면 별미 중의 별미다. 누구나 좋아하는 떡갈비는 결 고운 쇠고기를 손으로 일일이 다진 다음 간장, 배즙 등 갖은 양념으로 슴슴하게 맛을 내 숯불에 구워 불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잘 삭힌 홍어와 2년 숙성한 묵은지의 삼합 역시 남도의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봉우리에서는 이하연 선생이 철따라 달라지는 재료를 일일이 다듬어 담그는 김치와 장아찌, 젓갈 등을 맛볼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보쌈김치와 석류김치 같은 궁중김치부터 돌산갓김치, 씨묵은지 등 진한 맛의 남도김치까지 팔도의 다양한 별미 김치들을 선보인다.
직접 담근 간장, 고추장, 된장 역시 봉우리에서 조금 떨어진 자택의 장독대에서 가져와 사용한다.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생산된 토판염으로 담그는 된장과 간장, 태양초로 빛깔을 살린 고추장 등은 그 자체로 보약이 따로 없다. 장아찌는 이른 봄, 산과 들에 나는 산야초와 산나물로 담그고, 초여름에는 매실과 오이, 마늘, 늦가을 서리 맞을 때쯤에는 고추, 단풍이 물들 때는 콩잎과 깻잎, 한겨울에는 무 등 풍성한 사철 재료로 직접 장아찌를 담근다. 옛말에 살림 잘하는 주부는 장아찌 담그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는데, 이하연 선생은 계절마다 수시로 장아찌를 담느라 한시도 쉴 틈이 없지만 막상 장아찌 담근 항아리를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단다. 이하연 선생은 장아찌를 좋은 의미의 패스트푸드라고 한다. 계절마다 풍부하고 맛있는 제철 재료로 담근 장아찌는 몇 달만 지나면 언제든 필요할 때 꺼내 한두 가지 양념에 무쳐 바로 상에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하연 선생은 예전에는 저장 시설이 좋지 않아 방부제 역할로 소금을 많이 넣어 장아찌가 몹시 짰지만 요즘에는 김치냉장고 등 저장 시설이 좋아 염분은 줄이고 보관하는 온도를 낮춰 좀 더 몸에 좋은 장아찌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젓갈은 한 종지만 있어도 밥상의 격이 달라질 만큼 밥과 잘 어울리는 귀한 반찬이다. 아무리 입맛 없는 여름철이라도 젓갈만 있으면 밥 한공기는 뚝딱 해치울 만큼 별미 중의 별미로 사랑받는다. 젓갈은 만들기도 쉽고 조개, 꼴뚜기, 전어, 자리 등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제철에 구입해 만들어두면 두고두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더위에 지친 입맛을 깨우는 데는 뭐니 뭐니 해도 갓 지은 밥에 상큼한 김치와 아삭한 장아찌, 감칠맛이 풍부한 젓갈만한 것이 없다. 이하연 선생이 소개하는 자연을 담은 여름 밥상으로 몸과 마음에 활력을 찾아보자.
여름 장아찌는 입맛 없을 때 밥을 싸 먹거나 고기나 장어를 먹을 때 곁들이면 기름진 맛을 씻어주고 입안 가득 향긋하고 개운하다. 장아찌는 모든 채소로 만들 수 있는데 가짓수만도 200여 종류가 넘는다. 장아찌는 수분 조절이 관건으로 수분이 많으면 절이거나 말린 뒤 소금, 고추장, 된장 등에 넣어 조절한다. 예전에는 냉장고가 없어 소금을 많이 넣었지만 지금은 냉장 보관이 가능해 염도가 낮은 좋은 소금을 넣고 저온에서 오래 숙성시킬 경우 짜지 않은 장아찌를 먹을 수 있다. 뒷맛이 씁쓸한 나물의 경우 유기농 설탕이나 꿀, 조청을 조금 넣는다.
여름 김치는 제철 채소로 만들기 때문에 신선하고, 맛있는 채소를 값싸게 구입할 수 있어 좋다. 특히 오이, 열무 등 여름 채소는 시원한 맛이 특징으로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해 여름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열무는 제철에 더욱 고소하고 맛있다. 잘 씻은 열무는 슴슴한 염도의 소금물에 절인 뒤 씻지 말고 그대로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고 김치를 담가야 열무가 익어도 색이 선명하고 맛있다. 양념을 만들 때는 같은 시기의 곡물인 보리로 풀을 써 사용한다.
5~6월에 조개젓, 멍게젓, 황석어젓을 담가 2~3개월 숙성시키면 여름에 먹기 좋은 젓갈이 완성된다. 젓갈도 낮은 염도로 숙성시키는데 냉장고 문 안쪽에 보관하면 적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토판염을 사용하면 익을수록 자연의 달콤한 맛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유기농 밥상 봉우리는…
이하연 선생이 남양주 유기농 테마파크에 '봉우리' 2호점의 문을 열었다. 봉우리는 몸에 해로운 인공조미료 및 화학첨가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번거롭더라도 직접 만든 천연조미료와 천일염으로 음식 맛을 낸다. 봉우리에서 사용하는 장아찌, 김치, 젓갈 등 모든 발효식품은 남양주 덕소리에 위치한 봉우리 김치 마을에서 이하연 선생이 직접 담근 것이어서 더욱 특별하다. 시원하게 흐르는 북한강과 겹겹의 산들을 감상하며 정성들여 만든 유기농 먹거리로 몸과 마음에 여유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메뉴 봉우리 유기농 밥상 1만8천원, 봉우리 보리굴비 밥상 2만5천원, 봉우리 떡갈비 밥상 3만5천원, 봉우리 정식 5만원, 묵은지찜 정식 1만원, 오가피토종닭백숙 6만원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182
영업시간 런치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디너 오후 6시~오후 10시
예약문의 031-576-8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