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차역 카페에서 풍겨오는 샌드위치 냄새를 맡고
비슷한 냄새를 맡았던 오래전으로 돌아가는 우연한 조우 같은 것이다.
기억은 스스로 단계를 밟아나가며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불친절하게 불쑥 튀어나오고,
어떤 우연한 주제를 여는 서막일 뿐이다.
프라이팬에서 지글거리며 튀겨지는 요리가 아니라 다시 데운 음식이다.
또 다른 면에서,
누군가 물어보지 않는 상태에서의 수동적인 기억 속에서
인간은 현재의 무작위적인 조각들에 의해,
잘 알려진 마들렌 과자에 의해,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쿠션의 느낌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모든 감각을 통해 존재하고,
현재처럼 생생한 과거의 손아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우리는 이런 조명의 순간이 언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
그저 그 일부 속에서 방황하며 잃어버린 세계를 되돌려낼 뿐이다.
알랭 드 보통 /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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