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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 이야기 ‘보이차마을’ 박소현 대표

아기 달맞이 2011. 12. 5. 17:15

계절을 재촉하는 찬 바람에 훈훈한 차 한 잔의 여유를

 

[호남아침신문]

보이차마을 박소현 대표

지구기후변화는 우선적으로 계절의 변화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사계절이 뚜렷한 것을 자랑으로 삼던 우리나라 역시 지구변화에 무관할 수 없는 듯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온 듯 싶은데 갑자기 한파가 몰아치는 등의 이유로 단풍이 채 물들기도 전에 나무에 달린 이파리들이 떨어진다. 이처럼 노란 은행잎이 포도(鋪道)에 흩날리며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이 그리워진다.

찻잔을 마주하고 몽글몽글 솟아오르는 차향을 음미하며 지인이나 정인과 마주하는 여유.
보통 전통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물을 끓이고 다관을 덮히는 등 쉽게 끓여 마실 수 있는 커피에 비해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기다림의 여유가 필요하고, 조금 더 차분해지며 정담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전통차에는 비 발효차인 녹차를 비롯해 반 발효차인 홍차와 발효차 등으로 구분되는데, 최근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용하는 사람들이 증가 추세에 있는 발효차의 대명사 보이차.

몇 해전 100년 이상 오래 묶은 발효차인 보이차의 가격이 몇 억 원대를 호가한다는 뉴스에 놀라기도 했지만, 최근에 이는 보이차에 대한 관심탓인가 중국을 찾는 한국인들에게 판매하는 보이차 가격이나 국내의 차 판매점에서 판매하는 차 가격이 들쭉날쭉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가짜 보이차가 나돌기도 한다.

보이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현실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자 지난 2008년 순천시 금당지구에 개업한 ‘보이차마을’의 박소현 대표를 만나 보이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보이차와의 인연은?
“제가 좋아하는 것이기에 좀 더 현실적인 가격으로 여러 사람과 나누고자 도소매 전문점을 개업하게 되었습니다”는 박 대표의 얘기와 같이 여느 판매점과 다른 현실적인 가격으로 보이차를 비롯한 각종 다구(茶具)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지난 1997년 접한 증광차의 차향과 맛에 반해 차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고 녹차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는 박소현 대표는 “그러나 제가 소음인 체질로 녹차를 장복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발효차인 보이차를 마시게 되었습니다”며, 이렇게 보이차와 인연을 맺게 된 박 대표는 “차인이라면 어느 분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보이차를 마시다가 좀 더 좋은 차를 접하고픈 욕심에 직접 중국까지 날아가 차를 구하기도 했습니다”고 한다.

보이차(普洱茶) 또는 푸얼 차(puer tea)는?
중국변방의 소수민족들이 주로 마시다가 중국 본토로 알려졌으며 1726년에 이르러서는 공차(貢茶)로 지정되었다. 오래 묵은 차일수록 품질이 좋으며, 여러 지방에서 생산된 차를 푸얼현(普洱縣) 차시장에서 모아 출하하기 때문에, 푸얼차[普洱茶]라는 이름이 붙었다.

푸얼차는 운남 대엽종 차잎을 이용하여 햇볕에 건조시켜 만든 모차(母茶)를 이용하여 만든 차를 말하지만, 원료의 부족으로 사천성, 베트남, 타이 등지의 차엽으로도 만들고 있으며, 이런 차를 변경보이차라고도 한다.
오래되면 될 수록 떫은 맛이 사라지며, 향기가 오래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잎을 우려낸 색깔은 옅은 홍색에서 세월이 지날 수록 심홍색 계통으로 변해간다. 포장에는 대나무껍질을 사용하는데 습기를 막고 잡냄새를 여과시키는 기능이 있다. 형태는 잎차인 산차(散茶), 쪄서 덩어리로 만든 긴압차(緊壓茶)가 있으며, 긴압차의 종류는 병차, 전차, 긴차, 방차, 타차등 시중에 다양하게 유통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금과공차(金瓜貢茶)인 푸얼차는 100년 정도 되었다. 자연건조법인 건창법으로 만들어진 차는 문화대혁명 때 대부분 사라졌다. 현재 유통되는 것은 악퇴(渥堆)라는 제조공정을 이용하여 미생물을 생성시켜 속성발효시킨 모차를 건조후 긴압해서 출하는 숙병이 대부분이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청병보이차는 그 생산량이 적다.
그래서 “오래 된 차라는 것이 수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이 과연 진품이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라는 박 대표의 말에 공감이 간다.

“진품 보이차는 사람키를 넘기는 교목형 차나무에서 생산한 것을 가치 있게 여깁니다. 운남산 대엽종 차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보는 관목형 차나무와는 완전히 다른 차잎입니다.
이러한 보이차는 단 한번의 살청(솥에서 덖는 과정)과 유념(손으로 비벼서 차잎의 얇은 피막을 벗겨내는 과정)을 통해서 쇄청이라는 "햇빛말리기"(평균해발 1600미터의 40도가 넘는 강렬한 태양빛)를 통해서 얻어지는 차잎이지요”

“그 차잎에 차의 성품을 잃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고온의 물로 우려야 제 맛이 나며, 10번 이상을 우려도 차기가 나올 정도로 거의 원형에 가까운 차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로는 후발효 조건을 충족할 수는 없었습니다. 보관이 어렵고 먼거리를 이동할때 차잎이 부서지는 단점이 있을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만들어 진것이 떡차 형태의 병차(餠茶) 입니다. 차잎도 고스란히 부서지지 않고 멀리 이동하기에 편리했고 부피도 기존의 산차의 1/4이상 줄일수 있었기 때문에 중원(중국본토)과 멀리 떨어진 운남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차로 발전하게 된 것이지요”라고 한다.

그렇다면 보이차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은?
“중국 운남성에서 생산된 대엽종 찻잎을 사용해 만들어야 겠죠”라는 박 대표는 “보이차의 주요산지는 중국 운남성 서쌍판납(西雙版納), 과 사모지구(思茅地區)에 있으며 특히 란창강(瀾滄江) 유역이 그 중심지입니다”라고 알려준다. 그래서 보이차가 유명해지자 중국정부는 도시명도 아예 ‘쓰마오’라는 이름에서 ‘푸얼시’로 바꾸게 되었다. 푸얼시(普洱市)는 2007년 4월 8일에 쓰마오시(思茅市)에서 개명된 이름이다.

“다음으로 햇빛으로 찻잎의 수분을 제거하는 쇄청건조(曬靑乾燥)공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고 만드는 공법상의 내용과 함께 “정상적인 발효가 진행된 후 적절한 환경에서 보관되어야 합니다”는 발효 등 원료와 공법, 발효가 정상적으로 된 보이차의 조건을 말한다.
이와 같이 보이차는 독특한 향과 색을 가지고 있으며 약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 보이차를 말이나 당나귀에 싣고 티벳이나 네팔, 인도에 수출하면서 탄생된 길이 그 유명한 차마고도(茶馬古道)이다.

보이차는 다른 종류의 차들과 어떠한 조건이 다르기에 발효차의 대표차로 이야기 되는 것일까요?
“보이차는 그 생태부터 비 발효차인 녹차류(한국의 녹차, 덖음차, 용정차, 벽라춘 등등)와 반발효차인 홍차류(홍차, 대홍포, 철관음, 오룡차 등등)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발효차의 조건을 충족시킬수 있습니다. 그 특징적 차이는 차잎의 차성(茶性)과 차기(茶氣)를 원형대로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며, “최근에는 녹차를 긴압하여 만들어진 가짜 보이차들도 다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류의 차는 발효가 일어나더라도 진품 보이차와는 완전히 다른차가 되는 것입니다”“따라서 보이차를 구입할 때는 맛을 보고 구입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보이차를 마시는 방법은?
“마시는 방법은 우선 덩어리로 된 것은 잘게 부수고, 산차는 그대로 2∼3g의 찻잎을 다관에 넣습니다. 끓인 물을 부어 2∼3분간 우려내어 처음 우려낸 찻물은 버리고 그 다음부터 맛이 다할 때까지 여러 번 우려 마시면 됩니다”

“녹차류는 이러한 성품으로 바뀌었기에 음용할때도 고온의 끓는 물보다는 75도 정도로 물을 식힌후 우려야 하고 4번 이상 우리면 더 이상 맛이 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이러한 녹차는 보이차 처럼 긴압하여 보관하더라도 그 차성이 완전히 변형되어 있기 때문에 오랜시간이 지난후 발효되더라도 속빈 강정일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완전발효로 그 맛이 깊어지는 청병 보이차,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제조된 숙병 보이차
최근 보이차 음용의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이유는 보이차의 어떤 점 때문일까요?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 특히 요즘처럼 건조한 경우에는 물을 많이 마셔야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하잖아요?”라며 "인체에 필요한 수분도 섭취하고 보이차에 들어있는 카테킨(지방분해 효소의 작용을 강화해 다이어트 효과)이 지방합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녹차의 수십배에 해당하는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감비차, 요조차, 미용차, 장수차’라고도 불립니다” “그 외에도 보이차에 들어 있는 다양한 성분이 사람에게 아주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는 박 대표는 “보이차를 알고 싶은 분들은 지인들과 같이 배우고 시음해 볼 수 있으니 언제든지 방문해 주십시오”라고 한다.

각종 다구(茶具)는 물론 보이차와 녹차, 황차를 도소매하는 “보이차마을”은 찻집이 아닌 관계로 무료시음이 가능하며, 참고로 차에 대한 의견 교환 및 공부가 가능한 보이차마을의 찾기 위해서는 사전에 전화(010-7142-6078)를 하고 가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좋다.

李東八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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