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먹을 건데 잘 골라야죠~"
김치의 감칠맛을 좌우하는 양념
기후와 지역에 따라 나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김치는 지역마다 맛이 다르다. 특히 김장김치는 소에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이 달라 각 지역의 맛과 개성을 뚜렷하게 담을 수 있다. 하지만 각종 채소와 더불어 마늘, 생강, 젓갈, 소금, 고춧가루가 어우러져 발효과학을 이루어내는 점은 같다.
food 1 미네랄이 함유된 천일염
김치를 절이는 데 사용하는 소금은 김치의 첫맛을 좌우하므로 선택과 구입에 특히 신경 쓴다. 소금은 발효과정에서 잡균의 침입과 번식을 억제해 부패를 막고, 유효 미생물을 선택적으로 생육 번식시킨다. 또한 소금에 함유되어 있는 마그네슘은 배추 조직 속의 ‘페크틴’ 성분을 경화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만든다.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함유된 천일염을 선택한다. 천일염은 입자가 굵고 회색빛이 도는 것이 좋다. 간혹 절인 배추에서 쓰고 짠맛이 나거나 쉽게 무르는 김치는 중국산 소금을 사용했을 수 있다. 중국산 소금은 국산보다 염도가 높고 녹는 시간이 길어 입자가 뭉쳐 있거나 간이 고루 배지 않는다. 국내산 소금은 수분이 많고 경도가 약해 잘 부서지는 반면, 중국산 소금은 잘 깨지지 않는다. 소금은 김장할 때마다 필요량을 구입하기보다는 대량으로 구매해 2~3년 동안 간수를 빼면서 사용하면 좋다.
food 2 색이 선명하고 입자가 굵은 고춧가루
고추는 김치의 색과 매운맛을 내는 중요한 재료다.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겨우내 신선한 채소를 먹지 않아도 비타민 부족할 일이 없다. 고추 고를 때는 꼭지 부분이 마르지 않고 신선한 것을 고르되, 모양새가 고르며 색깔이 균일한 것이 좋다. 햇볕에서 자연 그대로 말린 태양초는 빛깔이 빨갛고 매워 김장용 고추로 적합하다. 말린 고추의 크기나 모양이 균일하고 되도록 주름이 없어야 한다. 색이 선명하고 윤기가 있으며 살이 두꺼운 것을 고른다. 태양초는 꼭지가 노란 데 비해 비닐하우스에서 말린 것은 꼭지가 퍼렇고 죽은 노란빛이 돈다. 매운맛과 함께 단맛이 나는 것이 좋다. 입자가 굵은 고춧가루를 사용해야 김치의 색도 좋고 오래 저장할 수 있다.
food 3 영양학적 균형을 맞춰주는 젓갈
젓갈은 저장 발효식품으로서 저장하는 동안 단백질은 아미노산, 뼈는 칼슘, 지방은 지방산 등 소화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변한다. 양질의 단백질 급원 식품인 동시에 칼슘을 공급하며, 지방질의 공급원이기도 하다.
새우젓 : 음력 6월에 잡아서 담근 육젓이 가장 맛 좋다. 전체적으로 밝은 선홍색을 띠고 껍질이 얇고 살이 굵은 것을 선택한다. 발그레한 빛깔이 살아 있고 몸통이 너무 뭉그러지지 않아야 한다. 또 상큼한 향이 나면서 쫄깃쫄깃한 맛이 나는 것이 좋다.
멸치젓 : 경상도에서 많이 쓴다. 진한 갈색 국물로 텁텁한 것과 맑고 투명한 것이 있다. 멸치가 잘 삭아 맑고 빨간 젓국이 나는 것이 상품이다. 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푹 삭아 비린내가 나지 않고, 검붉은빛을 띠어야 한다. 한번 끓여서 2∼3회 거르면 젓국이 나오는데, 젓국은 김치 담글 때 쓰고 건더기는 다져서 깍두기를 담글 때 써도 된다.
황석어젓 : 서해안에서 많이 나는 황석어는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큰 것으로 몸통이 동그란 게 맛있다. 노랗게 잘 삭아 황금빛이 도는 것이 좋다. 머리 속에 돌멩이가 있어 머리와 꼬리는 떼고 살만 곱게 다져 쓴다.
food 4 갓 ·미나리·부추
갓은 김치에 톡 쏘는 맛과 향을 낸다. 고춧가루의 매운맛과는 다른, 개운하면서도 강한 매운 맛을 낸다. 배추김치의 속재료는 향이 강한 자주색 갓을 많이 사용하지만, 동치미에는 푸른색 갓 국물 색이 깨끗하다. 갓은 향이 강하고 잎이 부드러운 것을 고른다. 미나리는 뿌리 수염이 적은 것이 질기지 않고 맛이 좋다. 전체적으로 옅은 붉은 빛깔이 흐르고 촉촉한 것을 고른다. 부추는 주로 속 재료로 사용한다. 잎이 가는 재래종 부추를 고른다. 색이 진하며 길이가 짧고 통통한 것이 좋다.
food 5 굴
김치에 넣으면 특유의 시원한 맛과 감칠맛, 바다 향이 난다. 유백색이 선명하고 미끈하며 알이 통통한 것이 신선하다. 굴의 탄력성은 손으로 눌러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눌렀을 때 금방 오그라드는 것을 선택한다. 하지만 오래 두고 먹을 경우 군내가 나고 배추가 물러지기 쉬우므로 바로 먹을 김치에만 넣는다.
food 6 생새우
김치 맛이 시원하고 감칠맛이 난다. 투명하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것이 맛있으며, 김장김치에는 다져서 넣는다.
food 7 청각
바다 속 바위에 붙어 사는 해조류로, 김치 맛을 시원하게 해준다. 칼슘과 인이 풍부하고 다시마와 비슷한 향이 나며, 촉감이 매끄럽다. 말린 것은 푸른빛이 많고 깨끗이 말려진 것을 물에 불렸다 사용한다. 생것은 빛이 곱고, 가지가 통통하며 윤기 있는 것을 고른다. 동치미와 백김치 등 국물이 있는 김치에 넣는다.
food 8 동태·오징어
동해에 인접한 강원도 지역에서 동태와 오징어를 주로 넣는다. 해물 특유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동태는 뼈와 내장을 발라내고 2~3cm 크기로 포를 떠서 양념에 재었다가 사용한다. 오징어는 단단하면서 탄력 있는 것을 고르고, 채 썰어 넣는다.
/ 한미영 헬스조선 기자 hmy@chosun.com
사진 조은선 헬스조선 기자 cityska@chosun.com
도움말 진소연(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박사)
참고서적 《발효 맛 김치 담그기》(예신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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