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겨울의 맛’이 입안으로 들어온다
한겨울을 매섭게 몰아붙이는 겨울바람 탓일까? 온몸이 움츠러든다. 입맛도 시원치 않다. 이럴수록 든든한 음식으로 기력을 보충해줘야 겨울을 가뿐히 날 수 있을 텐데….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줄 게 없을까. 몸에 좋으면서 오감까지 화들짝 놀랄만한 별미라면 더욱 좋겠다. 진짜배기 겨울의 맛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있다. 꼬막과 굴이 좋겠다. 매생이도 몸과 마음의 행복과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겠다. 그저 배만 채우는 게 아니라 맛을 음미하고 영양까지 보듬을 수 있겠다. 생각만으로도 금세 침이 넘어간다.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며 배릿하기도 한 ‘꼬막’
꼬막이다. 소설 《태백산맥》에 보면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하다’고 묘사돼 있다.
꼬막은 알이 굵고 비릿한 냄새가 약간 난다. 육질을 손으로 만지면 오므라들 정도로 싱싱하다. 쫄깃하면서도 짭조름해 깊은 맛이 난다. 가을 찬바람이 갯벌을 감쌀 때 쫄깃한 맛이 들기 시작해 이듬해 춘삼월까지가 제철이다.
헤모글로빈과 단백질, 무기질, 칼슘, 비타민 등이 많이 함유된 꼬막은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허약한 체질의 개선과 빈혈 예방, 어린이 성장 발육에 좋다. 여성이나 노약자들의 보양식품으로도 그만이다.
술안주로도 으뜸이다. 고단백이면서 저지방 알칼리성 비타민과 칼슘 등의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음주로 인한 해독 효능도 뛰어나다.
꼬막은 삶아서 양념을 치지 않고 그대로 까먹는 게 가장 맛있다. 푹 익히면 제 맛을 내지 못한다. 하여, 입이 벌어지지 않도록 삶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팔팔 끓여낸 물을 식힌 뒤 꼬막을 넣고 중불에서 삶아내야 한다.
알맞게 잘 삶아진 꼬막의 껍질을 까면 몸체가 오므라들지 않고 그대로다. 물기가 반드르르 윤기가 돈다.
식당에서 꼬막정식을 시키면 여러 요리를 골고루 맛볼 수 있다. 삶은 꼬막, 고소한 꼬막전, 짭쪼롬한 양념꼬막, 초양념으로 무쳐낸 알싸한 꼬막무침, 뜨끈한 속을 달래주는 꼬막탕까지 푸짐하게 한상 차려진다.
회무침은 꼬막을 살짝 삶아 건져내 무, 치커리, 양파, 당근, 상추 등 갖가지 야채를 넣어 버무리고 매실액, 식초 등을 넣어 만든 초고추장에 무쳐낸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양념꼬막은 한쪽 껍질에 든 조갯살 위에 파, 깨, 마늘, 간장, 참기름으로 만든 양념을 뿌려낸다. 꼬막전은 호박, 당근 등 야채를 썰어 넣고 기름을 둘러 부친다.
☞ 추천 맛집
해태식당(고흥군 고흥읍) ☎835-4637 / 보문회관(고흥군 도양읍) ☎842-5959 / 궁한정식(보성군 벌교읍) ☎857-7022 /거시기꼬막식당(보성군 벌교읍) ☎858-2255 / 외서댁꼬막나라(보성군 벌교읍) ☎858-3330
뽀얀 속살이 꿀맛! 남성엔 힘, 여성엔 매력을 ‘굴’
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아온 해산물이다. 클레오파트라가 굴을 즐겨 먹었고, 나폴레옹도 굴을 엄청나게 먹어치웠다고 한다.
지방이 적고, 미네랄이 풍부한 굴은 맛과 영양 만점의 자연식품이다. 굴에는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아연이나 글리코겐 등을 비롯 온갖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강정, 강장,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
굴은 맛이 뛰어나면서도 약도 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과 각종 비타민을 듬뿍 함유하고 있어 건강상 밸런스를 읽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더 없이 좋은 음식이다.
굴은 또 여성들의 건강 미용식품이다. 멜라닌색소를 분해해 살결을 하얗고 부드럽게 해주며 저칼로리 영양식으로 비만을 막아주기도 한다. 한 마디로 남성을 남성답게 하고 여성을 여성답게 해주는, 식품도 되고 보약도 되는 바다의 완전식품이다.
이 굴은 초고추장에 찍어먹었을 때 가장 맛있다. 쫄깃한 맛을 더하는 굴구이도 매력적이다.
굴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제 철인 지금 굴이 생산되는 포구를 찾아가는 것이다. 제 손으로 굴 껍데기를 벌려 뜨거우면서도 쫄깃한 살덩이를 직접 꺼내 먹는 맛이란…. 바다가 보이는 포구에서 찬 소주 한 잔 털어 넣고 먹는 굴 맛이 그만이다.
뜨끈뜨끈한 김이 오른 굴의 속살도 촉촉해 바다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매끈하고 통통한 것을 끄집어내어 서로 입에 넣어주다 보면 한겨울 추위마저 정겨워진다.
☞ 추천 맛집
향토집(목포시 상동) ☎282-4356 / 순천식당(고흥군 봉래면) ☎833-6441 / 회타운(고흥군 고흥읍) ☎835-2487 / 사계절굴구이(장흥군 관산읍) ☎011-9443-5077
싱그러운 바다향 가득 미운 사위도 반해버린 ‘매생이’
“속 푸는데 매생이가 최고제, 요거 한 그릇 들이키면 속이 쫘-악 풀려부러.”
한겨울 남도여행길에서 해장국을 찾으면 바로 튀어나오는 말이다.
부드러운 맛과 은근하게 우러나는 바다내음을 지닌 매생이. 김 같기도 하고 파래 같기도 한 이것을 살짝 끓여내면 시원하면서도 부드러운 속풀이 해장국이 된다.
진한 초록빛에 부드러운 질감, 순한 맛과 향기로운 갯내음을 지닌 매생이는 햇빛과 갯물만으로 자라는 무공해 식품이다. 김 가격이 좋을 때 김양식장에 잡초처럼 끼어들어 어민들로부터 원수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로 매생이 양식장에 김이 달라붙어 어민들의 애를 먹이는 ‘웬수’다. 김이 섞인 매생이는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매생이는 철분과 칼륨, 요오드 등 각종 무기염류와 비타민A, 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어린이의 성장 촉진은 물론 골다공증, 위궤양 등의 예방에 효험이 있다.
애주가들의 술안주로 으뜸이다. 콜레스테롤 함량을 떨어뜨리고 고혈압을 내려주며 변비 해소에도 큰 효과가 있다.
남도에선 이 매생이에 굴을 넣어 국으로 끓여낸다. 여기다 참기름 한두 방울과 참깨를 살짝 뿌려내면 더욱 고소한 맛이 난다. 발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감칠 맛 나는 구수함이 일품이다.
매생이국은 갓 끓여낸 것이라도 김이 많이 나지 않는 게 특징. 하지만 겹겹이 뭉쳐진 매생이 올은 뜨거운 물을 품고 있다. 식은 것으로 착각해 급히 먹다간 입천장을 데기 십상이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 뜨거운 매생이국을 후후 불며 한 그릇 들이켜면 어지간한 숙취는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소화도 잘 돼 계절식품으로 겨울철 입맛을 돋워준다. 한 번 맛을 본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
☞ 추천 맛집
매생이본가(광양시 중동) ☎794-9105 / 녹차마을(영광군 영광읍) ☎353-9820 / 백상회관(고흥군 고흥읍) ☎835-8788 / 중앙식당(고흥군 도화면) ☎832-7757 / 새천년횟집(완도군 완도읍) ☎554-0704 / 끄니걱정(장흥군 장흥읍) ☎862-8678 / 명이네식당(장흥군 장흥읍) ☎862-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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