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군 강천면 이호리 목아박물관 옆 ‘걸구쟁이네(대표·안서연)’는 이러한 사찰음식을 일반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개량해 모든 음식에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다.
‘걸구쟁이네’에서는 어떤 메뉴를 선택해야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이곳의 메뉴는 ‘사찰정식’이다.
‘사찰정식’에는 산채샐러드, 부각, 과일 쌈, 묵사발, 도토리수제비, 두부 전, 여기에 돌솥 곤드레 나물밥과 밑반찬들이 나온다.
밑반찬에는 열무김치, 가지나물, 무말랭이, 깻잎 장아찌, 무장아찌, 산초장아찌, 숙주나물, 참나물, 고사리 등이 상에 나온다.
사찰음식이라고 해서 흔히들 생각하는 절밥을 생각했다. 하지만 상위로 음식들이 하나씩 놓여 질 때마다 눈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찰정식’에 나오는 음식들 중 제일 먼저 나온 것은 ‘산채샐러드’와 ‘과일 쌈’이었다. 산채샐러드는 참나물, 당귀, 계절과일 등과 장아찌를 담글 때 사용하던 간장 및 천연 자연조미료를 이용해 일반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새콤달콤한 소스를 얹고 그 위에 들깨가루로 마무리해 소스의 산뜻함과 들깨의 고소함이 일품이다.
또, 과일 쌈은 도토리가루를 이용해 반죽을 하고 얇게 부쳐낸다. 여기에 토마토, 배, 사과, 키위, 천도복숭아 등 제철과일들을 곁들이면 입안 한가득 과일의 향긋함과 도토리의 쌉싸름한 맛이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이어서 ‘김부각’, ‘묵사발’, ‘두부전’, ‘도토리 수제비’, ‘곤드레 밥’이 줄줄이 상위에 놓였다.
김부각은 김에다 찹쌀 풀을 발라 튀겨내 바삭함과 고소함에 자꾸 손이 간다. 묵사발은 도토리묵이 적당히 잘 익은 김치와 김 가루, 깨 등과 궁합을 이루고, 들기름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낸 두부전은 그 위에 산초가루가 살짝 뿌려져 나온다.
특히, 두부 전을 먹을 때 느껴지는 산초의 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 맛. 산초를 먹어본 이들만이 이 맛을 알 것 같다.
여기에 해물가루를 이용해 육수를 내고, 도토리가루로 반죽을 떠 큼지막하게 숭숭 썰어 넣은 호박과 함께 먹는 도토리수제비의 맛은 시원함 그 자체이며, 모든 음식에서 사찰음식의 깔끔함과 단백함이 느껴진다.
이어서 나오는 곤드레 나물밥. 곤드레 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안사장이 만든 간장양념으로 살짝 비벼 주고, 여기에 장아찌들을 살짝 올려가며 먹는 것이다. 이렇게 먹으면 자연을 한가득 그대로 느끼는 것만 같다.
‘걸구쟁이네’에서 나오는 모든 음식들의 재료는 안서연 사장 내외가 직접 채취한다. 여러 종류의 장아찌와 장류도 정성껏 담아서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있다.
안 사장은 “16년 동안 ‘걸구쟁이네’를 운영해오면서 직접 나물을 채취하고, 장을 담그면서 힘이 들기도 했지만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걸구쟁이네 내부. | ||
▲ 걸구쟁이네 전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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