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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제철/감태] 김처럼 말리거나 무쳐 먹어 … 달고 쌉쌀한 맛

아기 달맞이 2010. 3. 2. 07:14

충남 태안군 이원면 사창리 주민이 물에 씻은 감태를 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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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충남 태안군 이원면 사창리 앞 갯벌. 30여ha의 드넓은 갯벌은 한겨울인데도 온통 초록빛이다. 청정 갯벌에서만 자라는 감태(甘苔)가 뒤덮고 있다. 주민 3∼4명이 갯벌사이를 누비며 손으로 감태를 채취하고 있다. 주민 조희상(67)씨는 “요즘 하루 50kg 정도의 감태를 채취하고 있다”며 “전국 곳곳에서 주문이 밀려 물량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감태는 미역과에 속하는 녹조식물이다. 모양은 실타래 같다.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곳 주변 갯벌에서 잘 자란다. 무안 등 전남 일부 해안과 충남 태안반도 일대에서 볼 수 있다. 또 다른 겨울 별미 해조류인 매생이에 비해 올이 굵고 파래보다는 가늘다.

일본인들이 좋아해 1970년대만해도 감태는 거의 전량 일본에 수출됐다. 하지만 요즘은 김처럼 얇게 말리거나 무쳐서 먹는 밑반찬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 칼륨·요오드 등 각종 무기염류와 비타민A·C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겨울철 보양 건강식으로 제격이다.

사창리 30여 가구 주민은 3월까지 감태를 생산한다. 갯벌에서 채취한 감태는 현장에서 바닷물로 씻는다. 그런 다음 깨끗한 민물로 세척한다. 민물로 헹군 감태는 햇볕에 말리거나 물감태 상태로 보관하기도 한다. 물감태는 쌉쌀한 맛이 돈다. 말려서 기름을 발라 구우면 단맛이 더해진다.

사창리 주민들은 마을 한가운데 있는 옹달샘에서 감태를 씻는다. 주민들은 찬샘으로 불리는 옹달샘 물로 감태를 씻어야 색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잘 뭉쳐지지 않아 발에 말리기가 쉽다.

이 마을 이긍래(58) 이장은 “옹달샘 물의 ‘비밀(성분)’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며 “다만 다른 물에 비해 철분이 적기 때문으로 추측할 뿐”이라고 말했다. 감태는 철분이 많은 물에 씻으면 잘 뭉쳐져 발에 펼쳐 말리기가 까다롭다.

주민들은 감태를 톳(100장)당 3만~3만5000원에 판매한다. 김보다 3∼4배 비싸다. 주민들은 해마다 가구당 1200여 톳을 생산, 1000만∼3000만원씩 매출을 올린다.

태안=김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