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공예

은은한 향기 가진 유물에 매료되다

아기 달맞이 2010. 2. 6. 07:43

정갈하고 단정한 느낌의 옛 여인들의 각종 장신구와 노리개

 

 

나는 대학에서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역시 실기를 하였다. 작업을 하면서도 서도호나 김아타처럼 동양적 정신에 현대적인 감성을 결합한 작품들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보나장신구박물관소장 '대삼작 노리개'    © 편집부
이렇게 동양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인사동에 위치한 보나장신구박물관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다.
 
이곳에 전시되어있는 고운 빛깔의 유물들은 화려하기도 하지만 정갈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어 그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마음이 편안했다.
 
보나장신구박물관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는데 특히 일본인들에게 보자기와 노리개가 인기가 많았다.
 
색색의 천을 이어 붙여 만든 조각보와 복주머니, 괴불 장식, 공들여 새긴 수 장식, 베갯모, 노리개 등은 외국인들의 눈에 더욱더 아름답게 보였던 모양이었다.
 
‘Beautiful’을 연발하며 노리개와 책을 사 가신 남자 관람객도 있었다. 나도 매일 유물을 보면서 대체로 보색관계의 배색인데도 어째서 현란한 느낌을 주지 않는지 그것이 신비하게 생각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은 아마도 세월의 흐름과 그 당시의 염색 기술 등의 가시적인 차이도 있겠지만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현재 보나장신구박물관에서는 영친왕의 부인이었던 이방자 여사의 옷을 전시하고 있다. 한 일본 관광객이 방문하여 누구의 옷인지 물어 보아서 간단한 설명을 드렸더니 그녀의 일본 명이 ‘마사꼬‘ 라는 것도 알고 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유물마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인들의 장신구로 애용되었던 노리개에는 고운빛깔의 술이 달려있다. 술이 만들어진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리어지고 있었다. 딸기술, 낚지 발술 등 해학적이면서 지시적인 명칭을 갖고 있다.
 
옛 작품들은 단순하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있다. 그 단순성이 오랜 시간동안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은은한 매력을 풍긴다.

내가 몸담고 있어서 일까 이전보다 유물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늘 들렀던 미술관이 아닌 박물관도 가끔 들러본다. 유물을 전시하는 방식이나 포스터, 팜플렛 등도 더 눈여겨보게 되었다.
 
많이 접해본 곳이 박물관 보다는 미술관이었으므로 유물에 관해 많이 안다고 할 수는 없다. 내 책상의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 또한 고전적인 것보다는 ‘현대 미술’이란 제목으로 시작하는 책이 대부분이었다.
 
비록 1개월여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지키고 보존하는 것뿐 아니라 그것을 지금에 맞게 홍보하는 것도 박물관직원의 의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비록 짧다고 할 수 있는 6개월간의 인턴기간 이지만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하여 박물관에 필요한 인력이 되고 싶다.


원본 기사 보기:박물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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